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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엔 수도승 생활을 통한 선교 방식 잘 정착돼 있어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등지서 1년 3개월 생활하다 떠나는 알퀸 니렌다 아빠스(탄자니아 항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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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는 수도자, 밖으로는 선교사’로 사는 선교 베네딕도회인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아연합회가 탄자니아에 파견된 건 1897년이었다. 그 터전에 아프리카인들로만 이뤄진 항가수도원이 세워진 건 1957년. 또 그 수도원이 아빠스좌가 되기까지는 36년이 걸렸다. 1993년 12월 아빠스좌 수도원이 됐고, 이듬해 1월 초대 아빠스로 알퀸 니렌다(Alcuin Nyirenda, 67, 사진) 아빠스가 선출됐다. 아프리카의 첫 아빠스였다.

그 주인공 니렌다 아빠스가 2018년 12월 한국에 와 1년 3개월을 살았다. 아빠스직을 사임하고 16년간 로마 성 안셀모수도원에서 살며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에서 선교학 박사 학위를 받고 항가수도원에 복귀하기에 앞서 1년여 안식년을 이용해 한국 베네딕도회 수도승 생활을 보러 왔다. 경기도 남양주시 요셉수도원을 시작으로 왜관과 화순 수도원에서 함께하며 한국 수도승 생활을 속속들이 체험했다.

“유교 문화가 깊게 뿌리박은 이 나라에 많은 이가 ‘둥지를 찾는 새처럼’ 수도원을 찾아 복음을 듣고 느끼는 걸 보면서 이게 바로 수도승 생활을 통한 선교 방식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한국의 베네딕도회 수도승들은 공동체와 함께 기도하고 피정자들과 공유하고 나눕니다. 이것이 바로 삶을 증거하는 것이죠.”

니렌다 아빠스는 선교학자답게 “중요한 건 증거”라며 “삶으로 증거할 때 사람들은 듣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오로 6세 교황님이 현대인들은 가르치는 사람보다 증거하는 사람들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인다고 했는데, 한국 베네딕도회가 바로 그 삶을 살고 있다”며 “그것은 마치 항가수도원 수사들이 요리하고 일하는 걸 보면서 아프리카 여성들에 비해 일하지 않는 아프리카 남자들도 요리도 하게 되고 일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니렌다 아빠스는 그러면서도 한국 수도승 생활의 토착화 문제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토착화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천천히 가는 과정입니다. 예수님을 문화에 녹여내는 데는 수세기도 부족하지요. 그러나 이왕이면, 유럽 문화보다는 자기 문화를 지닌 노래, 그림, 전례를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말씀이 사람이 되셨듯이, 복음 말씀도 한국 사람이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니렌다 아빠스는 이어 “항가수도원에선 유럽 노래는 거의 부르지 않고, 전부 다 현지 노래만 부른다”며 “아주 드물게 시간전례를 할 때 그레고리오 성가 악보를 보지만, 그 악보 역시 스와힐리어로 부르고, 주일마다 한 번씩 라틴어 성무일도를 하지만, 그 외에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자니아는 어른이 말할 때 서서 듣지 않고 앉아서 듣는 게 전통이기에 말씀 전례 중 복음 봉독 때도 앉아서 듣는다”며 “우린 로마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따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3월 3일 한국을 떠나는 니렌다 아빠스는 “지난 1년여 동안 많은 사랑 베풀어주신 왜관수도원장 박현동 아빠스님과 요셉수도원장 최종근 신부님을 비롯한 많은 형제를 잊지 못할 것”이라며 “그간 항가수도원을 위해 기도로 함께해 주시고 후원해주신 데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했다. 또한, “고국에 돌아가면, 개인적으로 묵주나 초를 만들고 작곡을 하고 싶다”면서도 “공동체 차원에선 피정의 집을 열어 신자들이 자연 속에서 하느님을 찾고 만나도록 해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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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2-19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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