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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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일치] 코로나19와 검역 / 박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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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호북성 우한 지역에서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생활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는 기본이고 각종 단체모임이 취소되는 등 평소와 달리 외부 풍경이 한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정치권에서 나왔던 ‘저녁이 있는 삶’이 코로나19 덕에 이뤄졌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이 사망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빠른 전파속도로 인해 ‘늑장 대응 보다는 과잉 대응이 낫다’는 주장이 모든 국민에게 공감을 얻는 것 같습니다. 다소간의 불편함이 있더라도 병이 발생하기 전에 대처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모두들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북쪽에서는 어떨까요?

북쪽은 ‘과잉 대응’ 수준을 넘어설 만큼 엄격하게 국가 검역체계를 가동합니다. 아무래도 의약품과 의료진 등 의료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북쪽에서는 모든 국경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북쪽은 ‘바이러스’를 ‘비루스’라 부릅니다. 이 영향으로 개성공단 내에 위치해 있던 남북연락사무소도 잠정 폐쇄됐습니다. 경험상으로 보면 과거 신종플루나 에볼라 때보다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 같습니다. 신종플루나 에볼라 때는 남쪽 주재원들에 대해 아예 출입을 제한하기보다는 일정한 검사결과서를 구비하는 경우 왕래나 체류를 허용했었는데 코로나19에는 아예 우리측 인력을 모두 복귀시킬 만큼 북쪽의 우려가 큰 듯합니다.

북쪽의 국가 검역체계가 얼마나 엄격한지는 과거 에볼라가 발생했던 2014년 사례를 보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시 북쪽의 공식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아프리카 나라들을 친선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공식방문을 마치고 난 김영남 상임위원회 위원장 일행이 평양으로 가지 못하고 신의주 지역에서 일정기간 격리 수용됐습니다. 당시 북쪽은 에볼라 방지를 위해 모든 외국인들의 입국을 막는 한편 외국에서 들어오는 주민들도 바이러스 잠복기인 21일간 격리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공식서열 2위인 사람도 수도 평양까지는 못 들어오게 한 것이죠.

우리 같았으면 어땠을까요? 우리로 치면 국회의장 격인데 국가 검역체계를 강하게 가동한다고 해도 북쪽만큼 했었을까요? 아마 그렇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대응할 수 있는 의료환경이 충분히 갖춰져 있으니까요.

이런 천재지변에 준하는 재난이 오면 가장 힘든 사람이 가난하고 힘없고 병든 자들일 것입니다. 북쪽에 대해서도 우려되는 것이 바로 이 점입니다. 특히 발병지역인 중국과 접해 있어 더욱 걱정이 됩니다. 인도적 지원과 같은 방식을 통해 남북관계가 활성화되기를 바라면서도 아예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게 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박천조(그레고리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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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2-2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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