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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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성당가는 길 / 민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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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이 넘은 할머니에게 신앙은 삶이었다. 날씨가 궂어도, 몸이 아파도 일주일에 한번 있는 미사는 빼놓는 일이 없었다. 성당에서의 한 시간은 가족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귀하고 감사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할머니가 성당에 가지 못했다. 코로나19 감염증으로 노인들의 성당방문 자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여러 교구들이 미사 중단을 결정했다.

미사를 봉헌하는 일부 성당의 모습도 생경했다. 신자들은 2m 이상 떨어져 앉았고, 마스크를 쓰고 성체를 모셨다. 미사가 끝난 뒤에는 코로나19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가기 바빴다.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성당에는 정적만이 남았다.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풍경이다.

지난 1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28차 세계 병자의 날 담화를 통해 “예수님께서는 상처 입은 인류를 바라보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몸과 마음의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을 당신께 오라고 부르시며 위안과 안식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시끄러운 지금, 신앙인들은 그 약속을 믿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하느님의 자비가 온 땅에 퍼질 수 있는 시작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이다. 언 땅 아래에 숨죽이고 있던 씨앗들도 생명의 힘을 머금고 세상으로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추운 겨울을 버티고 봉우리를 피우는 꽃처럼 간절한 기도들이 모여 지금의 위기도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꽃들이 만개할 때쯤엔 할머니가 다시 웃으며 성당으로 가는 길을 나섰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난 시간을 회고하며 “힘든 시기를 잘 버텨냈다”고 서로 격려할 수 있길 바란다.


민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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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2-2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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