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을 빼앗기고부터
버스를 타고 다니는 일이
지하철을 타고 다니던 일이
얼마나 소중했던 일이었는지 이제사 알았다
우리 일상을 빼앗기고부터
날마다의 햇살 한 줌이
날마다의 마음 통풍이
저 조그만 풀꽃들이,
개불알꽃도 냉이꽃도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이제사 알았다
일상을 빼앗기고부터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웃음 나눈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던 날들이었는지를 이제사 알았다
텅 빈 성당의 주교님과 눈물의 미사를 드리던 날
내게 주어졌던 모든 순간들이 너무 그리워 나는 울었다
주님,
사랑의 삶을 살지 못 했으니
사랑의 등불을 불 밝히게 하소서
코로나19로 헤메이는
이 세상 의로운 의료인들 손길에
자비의 축복을 내려주소서
아아,
먼 그리움이여
그대를 그리워하고
그대를 보고싶어하는 일도 이다지 소중한 일인지를 이제사 알았다
김맹환(살레시오·대구대교구 경주 충효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