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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코로나19의 풍경들 /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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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빚어내는 풍경들이 ‘웃프다’. 너도 나도 깊숙이 마스크를 쓰고 눈만 빼꼼 내놓은 거리 풍경, 사죄한다며 기자회견 도중 넙죽 엎드린 모 종교 단체의 수뇌, 진단 검사 받기를 거부하고 도주하다가 붙잡힌 사람도 그렇고, 대중교통을 타고 내리며 자기 몸을 소독하는 시민들, 이 모든 풍경들을 종일 목격하다 보면 절로 쓴웃음이 나온다.

도무지 지각 없는 행동들을 보면서 혀를 차게 되지만, 그 험한 현장에서 자기 안위를 돌보지 않는 ‘시민 영웅’들에게는 찬탄과 함께 감사를 느끼게 된다. 주저없이 현장으로 달려간 의사와 간호사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지원 물품과 성금을 마련하는 평범한 시민들에게서 헌신과 봉사, 이웃과 사회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본다.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불만과 비난들이 없지 않다. 사실 서툴고 안이한 대처도 가끔 보였고 때로는 지나친 불안과 걱정으로 과한 비난도 있었다. 몰지각하고 악의적인 가짜뉴스들도 판을 치곤 했다. 하지만 분명히, 유례없는 위험 앞에서 우리 사회는 공동선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걷잡을 수 없던 질병의 확산은 비록 초기 단계지만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하다.

물론 아직 상황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여전히 집단 감염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긴장을 풀기에는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잠시 우리 사회를 휘감았던 혐오와 편견, 극도의 이기적인 행태를 넘어선,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 씀씀이와 차분한 배려의 자세들이 두드러지고 있다. 위기 때마다 항상 그랬듯이 우리는 서로에 대한 희망을 발견한다.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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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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