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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지구에서 사는 법

서종빈 대건 안드레아(보도제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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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는 현실에 존재할 가능성이 극히 적은 이른바 ‘블랙 스완’의 위기이다. 1697년 네덜란드의 한 생태학자가 호주에서 흑조(black swan)를 발견했다.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사실이었고 인간은 자연과 우주 앞에 고개를 떨궜다. 지구에 백조만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인간은 극단의 가능성과 예측해야 하는 위기 앞에 태연했고 방심은 계속됐다.

2003년 사스, 2004년 조류인플루엔자,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19. 자연에 평화롭게 있던 바이러스를 인간이 개척하는 과정에서 접촉해 감염을 자초했다. 박쥐와 낙타 고기를 먹고 원숭이를 사냥하고 바이러스가 변형을 일으켜 인간에게 전파됐다. 모두 인간의 과욕이 빚은 비극이다.

자연계는 바이러스, 식물과 동물, 인간으로 구성돼 있다. ‘지구’라는 공동의 집에서 생존과 번식을 위해 서로 기생하고 공생한다. 인간만이 살기 위해 다른 동물과 식물의 삶을 모두 파괴할 수는 없다. 특히 바이러스의 세계는 여전히 인간에게 미지의 영역이다. 수많은 바이러스가 시도 때도 없이 생기고 사라진다. 익충도 해충이 될 수 있고 해충도 익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바이러스의 박멸과 퇴치를 목표로 한 의학적 접근이나 과학 만능주의가 능사는 아니다.

과학은 인간의 삶을 편안하고 윤택하게 하지만 공해, 교통사고, 핵폭탄, 항생제 내성균 등 기술의 발전이 초래한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인간은 자연계의 한 구성원일 뿐이다. 우월한 능력을 무기로 이 지구에서 다른 생명체를 지배하는 독점적 권리를 주장할 수는 없다. 공존하는 자연계에서 인간이 이기심을 버리고 조화롭게 공생하는 것.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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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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