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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오늘도 살았다! /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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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읍 후~ 쓰읍 후~” 오늘도 눈뜨자마자 의식을 치른다. 2주간 자가격리하면서 생긴 습관이다. 매일 아침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호흡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다. 이렇게 의식을 치르기 시작한 건 코로나19 확산으로 목숨의 소중함을 재인식하면서다. 면역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하루아침에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며 사망할 수 있다니…. 목숨은 누구에게도 당연하지 않다.

목숨을 당연히 여기는 순간, 우리는 무수한 죽음을 목도한다. 상황이 급격히 악화한 이탈리아가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보도 등을 종합하면 초고령 사회인데도 이탈리아는 의료 인력·시설이 부족했다. 의료 예산 삭감을 위해서였다. 부실한 방역과 낮은 경각심 등이 여기에 확산의 불씨를 댕겼다. 3월 23일 오전 기준 치명률 9.26·사망자 수 1위, 이탈리아의 현주소다.

애초 감염 우려 국가로 꼽혔던 대만은 사망자 수가 현재 2명뿐이다. 국민 생명을 최우선으로 놓고 철저히 방역한 덕이다. 2만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치명률이 0.38에 불과한 독일도 평소 잘 갖춰 둔 탄탄한 의료 시스템이 비결이었다. 생명에 대한 인식 차가 감염병 확산에서도 이토록 다른 결과를 낳는다.

책 「인생 수업」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우리는 매일 아침 알람 시계가 우리를 깨운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를 깨우는 분은 신이다.” 아침마다 눈뜨는 일상이 익숙해 그 소중함을 잊기 쉽지만, 당연한 삶은 없으며 우리는 매일 살아갈 수 있는 하루를 선물 받는다는 의미다. 오늘과 같은 오늘, 나와 같은 목숨을 또 얻지 못할 우리 모두 매일 아침 기적에 감사하며 기도드리자. “쓰읍 후~ 쓰읍 후~ 오늘도 살았다! 감사합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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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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