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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고객의 감사 인사에 보람 느끼고 신앙에서 힘 얻어요”

노동절에 만난 사람 - 택배 기사 이혜린씨 ‘의정부교구 미사 여행기’ 블로그 연재하며 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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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린씨가 자신의 택배 차량 앞에서 택배를 들고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택배 차량에는 ‘#기사위급시 #택배부터 #배송해주세요’라는 메시지가 붙어 있다.



‘기사 위급 시 택배부터 배송해주세요’

이혜린(마태오, 의정부교구 덕정본당)씨 택배 차량에 붙은 메시지다. 이씨는 배송 노동자이다. 노동절에 그를 만난 장소는 길가였다. 배송 업무는 시간이 곧 생명이기 때문이다. 여유 있게 카페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어 이씨의 택배 차량에 올랐다.

이씨는 아침 6시 하루를 시작한다. 정해진 퇴근 시간은 없다. 일찍 퇴근하면 오후 6~7시, 늦어지면 오후 8~12시 사이다. 명절에는 다음날 오전 3시에 퇴근한 적도 있다. 점심은 주로 신호 대기 중에 차 안에서 때운다. 코로나19로 물량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더 바빠졌다. 인터뷰 중에도 그는 “배송 좀 하고 올게요”라며 택배 차량을 뛰쳐나갔다.

코로나19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던 3월 새벽, 배송하던 택배 기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도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무거웠다. 그는 “배송 노동 자체가 굉장히 막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과중하다”며 안타까워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이씨를 비롯한 배송 노동자들에게 고강도 노동을 가져다준 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씨가 웃을 수 있는 건 고객의 감사 인사 덕분이다.

이씨를 움직이게 하는 또 다른 원동력은 신앙이다. 그는 “일과 신앙이 양립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일에 집중할 때는 하고 주일에 성당에 있는 시간에는 신앙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의정부교구 미사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다. 방문한 성당의 사진과 역사 등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그는 “의정부교구 성당들의 역사를 알고 싶었다”며 “그 성당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을 주제로 미사 여행기를 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100주년 신앙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신암리성당,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수동성당, 옹기를 굽던 교우촌이었던 덕정성당을 의정부교구에서 가볼 만한 성당으로 추천했다. 이씨는 “앞으로 의정부교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성지와 성당을 소개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성지와 성당을 담은 사진전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체력이 되는 한 할 수 있을 때까지 택배를 하려고 해요.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드리는 일이니까요!”

말을 마친 이씨가 배송을 위해 다시 택배 상자를 들어올렸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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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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