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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사라져가는 여름캠프의 추억

전은지 헬레나(보도제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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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모랫바닥에서 수십 가지 놀이를 개발하고, 골목에서 고무줄을 뛰어넘던 아이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놀이 세계를 지배하면서 어른들은 교감이 줄어든 아이들을 걱정했다. 그러나 서로 부대끼며 유대감을 쌓을 기회는 많았다. 아이들은 방학이면 산과 바다로 떠났고, 자연을 벗 삼아 캠프를 즐겼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세상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끌었다. 비대면식 관계 맺기는 이미 우리 일상에서 자연스러워졌다. 아이들이 새 친구의 이름을 외우고, 함께 군것질을 나눠 먹을 새도 없이 학기는 끝이 났다. 손꼽아 기다린 방학인데 캠프나 신앙학교도 열리지 않는다.

코로나19의 타격은 물리적 공간까지 미쳤다. 37년간 아이들의 단체 수련활동 장소가 됐던 강화 바다의 별 청소년수련원이 심각한 운영난에 빠졌다는 소식이다. 직접 방문한 수련원은 고요했다. 말라버린 파란 수영장엔 뜨거운 햇살만 내리쬐고 있었다.

바다의 별 청소년수련원은 오래전부터 운영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출산율 저하로 학생 인구가 감소하고, 세월호 참사 이후 단체 수련활동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집약됐던 문제들이 불거져 나왔다.

그사이 CPBC TV 뉴스는 신자들에게 주일학교 여름캠프 추억을 물었다. 손을 맞잡고 추던 포크댄스, 목이 쉴 때까지 함께 부르던 성가…. 추억은 제각기 달랐지만, 친구와 선생님, 신부님과 함께했던 순간을 그리워했다. 한편으론 씁쓸함도 내비쳤다. “앞으로 아이들이 저처럼 여름캠프의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요?”

눈을 마주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느끼는 유대감은 그 어떤 기쁨과도 바꿀 수 없다. 그토록 진하고 귀한 감정을 앞으로 우리 아이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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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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