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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일치] 진심 알아보기 / 박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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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행사에서 북쪽 최고지도자가 행한 연설 내용과 방식이 화두입니다. 연설 내용 상당 부분을 ‘방역전선과 자연재해복구전선’에 나섰던 군대와 인민들에게 할애하며 “감사하다”, “고맙습니다”라는 표현과 함께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말들을 합니다. 우리를 향해서도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합니다”라고 함으로써 관계개선 가능성을 생각하게도 했습니다. 그러나 행사 마지막에 나타난 신형 ICBM과 SLBM은 군사적 위협이 여전한 것은 아닌가 느끼게 했습니다. 북쪽 최고지도자에게서 변화를 봤지만 기존의 경색됐던 모습이나 신형무기체계가 연상됨에 따라 여전히 ‘이건 뭐지?’라고 혼란스러움도 느낍니다.

6월만 하더라도 작년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냉각돼 오던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고 연락사무소 폭파라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당시 북쪽에서는 남북관계를 ‘대적관계’로 규정할 만큼 냉각됐죠. 그러다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월 24일 열린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예비회의에서 총참모부가 만든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합니다. 이후에는 수해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등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되죠. 그러나 이 기간 동안 남북 정상 간 친서를 보면 여전히 대화가 유지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다는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 봅니다.

이 과정에서 무엇이 북쪽의 진심인지 참으로 헷갈립니다. 이럴 때 저는 생각해 보는 것이 있습니다. 모든 나라가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텐데 북쪽 입장에서 이익 극대화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제재 해제와 함께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한 거래가 필요할 것이고 이를 위해 북미, 남북 간 협상이 필요할 것입니다. 결국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핵무기 고도화가 필요하고 국지적인 갈등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습니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 무서운 것이지 빼는 순간 이미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 국익은 경제성장이 안정적으로 보장되고 향후에도 유지될 수 있는 평화로운 한반도의 지속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는 북쪽 반응에 따라 압박과 대화라는 두 가지 입장이 병존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떠한 단계일까? 북쪽 입장이 변함에 따라 우리도 대화 국면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또 속는 건 아니야”라는 부정적인 예단과 선입견으로 무시하기보다는 북쪽 입장에 호응하는 것이 지금은 필요해 보입니다. 상대 요청에 호응해 줬을 때 대화가 되기 때문입니다.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합니다”라고 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언급을 기화로 현실화시켜야겠습니다.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박천조(그레고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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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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