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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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2020 연말 추억 만들기(최영일, 빈첸시오, 공공소통전략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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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세월에 더께가 두껍게 쌓이면서 기억은 희미해지지만, 사람은 자신에게 특별한 순간은 잘 기억하게 마련이다. 의미 있는 기념일이 아니어도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며 한 살 더 먹게 되는 연말·연초의 장면들 몇 컷은 마음속 앨범에 저장해두고 올해 연말과 비교하며 꺼내보게 되는 것이 삶의 묘미이기도 하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연말은 두 유형으로 나뉜다. 특별히 행복한 느낌이거나 반대로 특별히 힘들었던 느낌이다. 우리 기억에 각인된 그해 겨울은 따뜻했거나 아니면 몹시 추웠을 것이다. 꼭 기상과 기온이 아니더라도 우리 마음이나 우리가 처했던 상황이 그러했을 것이다.

2020년의 겨울, 올해 연말은 훗날 어떻게 기억될까?

코로나19는 빠지지 않을 것이다. 동시대를 함께 사는 우리는 미래의 어느 날, 지금을 과거로 회상할 때 코로나의 해로 기억하며 시작할 것이다. 저마다 다양한 경험을 과장을 섞어서 이야기하며 느닷없이 인류를 공습한 신종 바이러스와 한판 치열한 전쟁을 벌였던 지금을 추억으로 회상하겠지.

그런데 동시대 전 인류적 공통의 경험이라도 그것이 개인의 추억으로 저장될 때 저마다의 프리즘을 통해 다른 색채로 만들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반복되는 이야기에 지치고 말았을 것이다.

우주적 차원에서 볼 수 있다면 아래의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 사람이 있었다. 그, 또는 그녀는 태어나서 살다가 백 년을 못 살고 죽었다. 하루에 세 끼를 먹었고, 나름으로 열심히 살았다.

또는 꿀벌 한 마리가 있었다. 열심히 꿀을 모으며 공동체에 헌신하다 한 계절이 지나자 죽음을 맞이했다.

우주의 복판에서 별, 행성 하나가 생성됐다. 궤도를 따라 운행하다가 수억 년의 임무를 마치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똑같은 일상의 사이클을 살고, 비슷한 희로애락을 경험해도 우리는 많은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는 듣고 또 들어도 어쩌면 이렇게 지치지 않고 재미있는지 신비로울 정도이다. 사람이란 존재가 과연 무엇이기에.

우리가 미래의 어느 날 지금을 회상할 때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뉘게 될 것이다. 역사는 중요한 장들을 승리인가, 패배인가로 평가하고 기록한다.

코로나19와의 투쟁을 통해 우리는 성장과 성숙을 이루는 계기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해 있을까, 아니면 사회를 급습한 바이러스만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까지 파고든 불안, 공포, 분노에 지배당하여 앞으로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암울한 디스토피아가 되어 있을까?

우리가 겪어온 지난 세월에서 교훈을 찾을 수 있다. 지금 시절에 돌이켜보면 필자가 소년기였던 70년대, 청년기를 보낸 80년대는 가난하고 척박하고 더 추웠다. 하지만 그때 안방 아랫목은 따뜻했고, 마루에는 석유 난로가 타올랐다. 겨울에는 가래떡을 구워 먹으며 즐거웠고, 성탄절 아침에 머리맡 놓인 동화책 한 권에 기쁘고 행복했다. 추억의 소환으로 이 글을 마무리 지으려는 것은 아니다. 기억하기도 쉬운 2020년 아닌가. 10년, 혹은 20년 지난 훗날 언젠가 2020년 그해 연말은 어떠했는지 기억을 소환할 때 어떤 장면이 나타나게 될지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설국열차를 타고 2020년 겨울을 관통하는 터널에 막 진입했다. 바이러스와 싸우며 지내온 일 년, 물론 길었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야 한다. 그대, 주저앉지 말고 분연히 일어나 싸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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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12-0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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