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사람을 구원하는 참된 빛, 영원한 생명으로 우리를 이끄시는 예수님이 오셨다. 예수 성탄 대축일을 맞으며 그 기쁨 신앙인 모두 함께 모여 나눠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어둠 속에 성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이 같은 어려움은 우리가 잊고 살았던 삶의 가치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도록 주님께서 만들어주신 기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성탄의 가치는 단지 함께 모여 축복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순종하고 겸손한 삶을 살면서 주위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돌보는데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에게야말로 예수님은 진정으로 오시게 되는 것이다.

올해 성탄 메시지를 통해 전국 각 교구장들 또한 코로나19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탄의 진정한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가난한 이들을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염병이 장기화되면서 모든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특히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 속에 하루하루 신음하고 있다. 돕지는 못할망정 전염이 우려된다며 그들에 대한 마음의 문조차 닫아버리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이기적인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다면 어떻게 진심으로 예수 성탄을 축하할 수 있겠는가.

가장 가난하고 낮은 곳으로 임하신 예수님을 항상 떠올리자. 그리스도의 무한한 사랑을 받은 신앙인들이 먼저 낮은 곳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자. 그리하여 코로나19를 물리치고 사랑과 평화가 이 땅에 가득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