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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 정인아 미안해

이지혜 보나(신문취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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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아 미안해”가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 포털 실시간 검색어 목록과 경찰서 홈페이지까지…. 지난해 10월, 아동학대로 숨진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의 가해자 양부모에게 엄벌을 처해달라는 진정서가 봇물처럼 쇄도하고 있다. 진정서에는 돌봄의 단계에서 가장 최우선의 자리에 있어야 할 어린 아기를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의 분노와 슬픔, 경찰의 부실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SBS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2일 새해 첫 방송으로 양부모에게 입양된 후 10개월여 만에 사망한 정인이를 다뤘다. 입양된 뒤 숨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271일. 지난해 10월 13일 응급실에 실려온 정인양은 췌장이 절단되고 주요 장기가 손상돼 있었다. 양팔과 쇄골 다리도 골절된 상태였다. 시신을 부검한 전문가와 부검 결과지를 본 법의학자와 의료진들은 하나같이 눈물을 흘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양부모를 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참혹한 학대의 흔적은 정인이가 양부모에게 학대당한 집을 뺀 나머지 공간의 CCTV에 잡혔다. 양모가 아이를 혼자 집에 둔 채 외출해 매일 2시간씩 운동을 했고, 아이가 입 벌리고 울 때 이유식 숟가락을 밀어 넣는다는 증언도 지인들을 통해 나왔다. 어린이집에 등원해 교사에게 힘없이 안겨있는 뒷모습, 몸 곳곳에 드러난 멍과 핏자국 등은 가장 연약한 생명이 살려달라고 외치는 절규에 가까웠지만, 절규를 그치게 할 보호장치는 하나도 작동하지 않았다. 양부모의 입양기관 봉사 경력과 탄탄한 직업, 혹은 타인의 생활에 관여하고 싶지 않은 무관심 병이 손을 잡았을까.

연약한 생명으로 태어나 자신의 전 존재를 타인에게 의탁해야 살 수 있는 16개월 아이에게 세상은 잔인함의 끝을 보여줬다. 누가 저들에게 함부로 부모가 될 자유를 허락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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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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