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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토론마당] 자동차 안에 걸어놓은 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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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 뒤따르지 않으면 한낱 부적 에 불과 우리 나라에서는 종교인들의 기복적인 모습이 여기저기서 눈에 잘 띈다. 자 동차 뒤보기 거울에 치렁치렁 걸어놓거나 변속장치에다 감아 놓은 묵주나 염주
운전대 앞에다 다닥다닥 붙인 성물 차 뒤에 대롱대롱 매달린 작은 연등 여봐 란 듯이 붙인 각종 스티커나 부적들이 요란하다.
유난히 우리 나라 사람들은 기복 신앙이 강하고 그에 병들고 있다. 그래서
나는 유불선(儒佛禪祈)에다 유불선기(儒佛禪基)라고 하고 싶을 정도다.
묵주는 교통사고를 예방해주는 부적과 같은 물건이 아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전달해주는 준성사의 도구다. 따라서 묵주는 마술반지나 부적과 같은 존재가 아 니다. 묵주의 기도를 통하여 우리 마음이 하느님께 향해 있음을 성모마리아께
전구(轉求)할 때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에게 전달될 것이다. 바로 이렇게 될 때
묵주는 우리에게 은총을 전달해주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손 없는 날이나 길일을 정하고 작명소를 찾으며 입시철이면 강신 무당을 찾 아가 부적을 사가는 사람의 10명 중 2명이 천주교 신자라고 한다. 게다가 명문 대에 합격하면 고마움의 표시로 웃돈까지 주고 간다고 한다. 결국 이런 행위는
하느님과 흥정하는 행위다.
묵주의 기도를 하지 않는 사람이 자동차에 주렁주렁 묵주를 거는 것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매일 예수님의 탄생과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묵주의 기도를
1단이라도 하여 자기 나름대로 부활의 영광에 동참하게 될 때 묵주는 우리에게
내리는 은총의 도구가 될 것이다.
“여러분은 주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일에 대하여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마 십시오. 하느님은 사람과 달라 으르거나 달랜다고 해서 움직이는 분이 아니십니 다.”(유딧 8 16)
가톨릭 신자들은 영세 때 “미신을 끊어버립니다”라고 고백했으면서도 정 작 삶의 자리에서는 기복신앙을 깊이 간직하고 살아간다.
이제는 우리도 올바르고 성숙된 신앙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정영인 비오(인천시 남구 주안7동)

◎ 같은 형제·자매임을 알아볼 수 있는 표지 같은 형제·자매임을 알아볼 수 있는 표지 자동차 뒤보기 거울에 걸어놓은
묵주나 핸들 앞에 세워진 십자고상 성모님 상을 보고 느낀 견해가 서로 다르겠 지만 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신심행위라고 본다. 열쇠로 문을 열고 핸들을 잡 으려는 순간에 십자고상이나 묵주를 보면 성호경이 그어지면서 ‘주님 이 차에
평화를 빕니다. 제가 가는 곳마다 늘 함께 하여 주십시오’라고 짧은 기도가 나 오고 왠지 여유롭고 예수님과 성모님이 함께 동행한다는 기분이 들어서 든든함 을 느낀다.
재작년 연말에 바닷가 근처 인적이 드문 횟집에서 부부동반으로 남편 직장
모임을 갖고 시간이 늦어 혼자 자리에서 일어섰었는데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고 했는데 모두 그냥 스쳐갔다. 그러기를 거의 한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어떤 자가용이 내 앞에서 멈추며 “어디까지 가십니까? 타십시오”하지
않는가! 예쁜 아가씨도 아닌 아주 날씬한(?) 유부녀지만 여러 가지 나쁜 생각이
떠오르면서 순간 겁이 났다.
그러나 뒤보기 거울에 묵주가 걸려있는 것을 보고 ‘나쁜 사람은 아니겠 지?’하고 고맙다면서 인사하고 탔었다. 그리고는 대화 중에 가까운 옆 본당 자 매 분이고 열심한 성가정을 이루고 사는 분이란 것을 알게 되어 즐거운 마음으 로 편안하게 귀가할 수 있었다.
나는 자동차에 걸어놓은 묵주를 보면 부적이라고 보기에 앞서 같은 형제 자 매라는 생각에 친근감이 더 든다. 김관타 필로메나(전남 무안군 무안읍)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199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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