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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세월호 사고 현장 찾은 정성환 신부(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장)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고통과 슬픔 나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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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 많은 이가 고통속에 지내고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들과 함께해야 하고, 고통을 나눠 져야 할 것입니다."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19~22일 두 차례에 걸쳐 진도 현장에 다녀온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장 정성환 신부가 "사고 유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스러운 상황을 신앙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달라"고 청했다.

 "현장에 가보니 정말 많은 사람이 지쳐 있고, 굉장히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습니다. 사고 후 시간이 꽤 지났지만 여전히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정부 대책이나 언론 보도행태 등 여러 가지에 대해 불신과 분노로 가득합니다. 실종자 가족이 모인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고통스러운 표정과 눈물, 고함이 난무합니다. 상황판만을 주시하며 모두 촉각이 곤두서 있었어요."

 정 신부는 19일 처음으로 진도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수십 여 단체와 봉사자로 부스가 우후죽순 설치돼 있었고, 구호물품도 넘쳐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외려 부스가 너무 많아 대책본부가 부스 숫자를 줄이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진도 체육관 앞과 팽목항에 겨우 천주교 부스를 설치할 수 있었다"며 "20일부터 오후 4시마다 팽목항에서 매일미사가 봉헌되기 시작했고, 19일 오후 8시부터 진도 실내체육관 앞에서 매일미사가 봉헌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부스 안에 기도실을 설치, 언제든지 하느님께 울부짖고 고통스러움을 호소하고 기도할 수 있도록 광주대교구와 수도회 사제, 수도자, 봉사자가 상주하면서 신앙적으로 극복하도록 돕고 있다는 것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실종자 가족들을 만난 정 신부는 "한 신자 가족은 `30년 신앙생활을 했는데 왜 이런 고통을 주시는지 모르겠다`며 주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말하기도 했다"며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기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의 정신적 문제에 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 정 신부는 이와 관련,"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나 한국가톨릭상담심리학회를 통해 현지에 심리상담사를 파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실의와 고통속에 있는 이웃이 `두려워하지 않도록`(마태 28,10 참조) 희망과 용기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 신부는 또 교회 차원에서 재해재난을 대비하는 전국 네트워크를 확고히 다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리타스 자원봉사센터를 갖춘 교구가 서울ㆍ수원ㆍ대전ㆍ전주ㆍ대구 등 전국에서 다섯 개 교구에 불과해 재해재난 발생 시 초기 대응시간이 늦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큰 사고로 가슴에 자녀를 묻은 이들과, 여전히 실종자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모든 이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신자 여러분께 기도 부탁합니다."  

이힘 기자 lens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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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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