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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잊히지 않는 김 추기경님 말씀 / 최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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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가톨릭 현직 교사회’에서 활동하던 시절입니다. 월 1회 서울대교구 교육국장 신부님을 모시고 강의와 훈화 말씀을 들은 다음, 교육청별로 교수법 및 생활지도, 인성 지도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나누는 유익한 모임이었습니다. 방학 때는 우이동 ‘명상의 집’에서 피정을 하곤 했는데 그때 ‘김수환 추기경님과의 대화’ 시간이 있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대면하게 되는 문제들에 대해 추기경님께 질문하고 그에 대한 추기경님 말씀을 들었습니다. 선배 선생님들의 질문과 추기경님께서 주시는 말씀을 듣는 그 시간이 무척 행복했습니다.

지금까지 잊지 않고 기억하는 추기경님 말씀은 ‘교회 안의 학생들은 주일학교 교사들이 돌보지만, 교회 밖 학생들은 가톨릭 교사들이 그리스도적인 사랑과 나눔으로 감싸 안아야 하며, 마침내 이들을 교회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 가톨릭 현직 교사의 소명’이라고 하셨습니다.

동네 할아버지 같은 수수한 모습, 천천히 들려주시는 말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가톨릭 교사의 소명’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 성경책에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고 사인해 주시던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반드시 ‘꼭’ 그런 교사가 되기로 다짐했습니다.

학교로 돌아와 십여 년을 ‘하느님과 교육’에 관한 책만 보면서 추기경님 말씀을 마음에 담고 생활하다 보니 제 별명이 ‘수녀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어느 해인가 학교 바로 밑에 보육원이 있는 학교로 전근을 갔습니다. 보육원에서는 새로 들어온 아이들을 수시로 학교에 입학시켰는데 대부분의 아이가 나이와 관계없이 저의 반으로 배정되었습니다. 대부분 읽고 쓰기가 부족한 아이들이었습니다. 여름방학 때였습니다. 보육원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보육원 보모께서 오셨습니다. 제가 먹을 큰 사과 1개, 아이들이 먹을 어린이 주먹만 한 아주 작은 사과 6개를 가져오셨습니다.

“세상에! 자기 아이들도 아닌데! 고아원 보모께서!”

그때 저는 아이들 몫의 유난히 작은 사과 6개와 가난함이 배여 있는 보모의 초라한 모습에서 주님의 사랑과 주님이 함께 계심을 보았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따뜻한 엄마 마음을 품고 계신 보모와 함께 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은 사랑이십니다. (1요한 4,16)




최옥인
(엘리사벳·제2대리구 인덕원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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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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