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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4) 가르멜 여자 수도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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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에 시작된 가르멜 수도회의 개혁 운동은 17세기에도 계속됐고 유럽 각 지역으로 퍼지며 개혁 수도원들이 나타나게 됐다. 그러자 총 참사회는 1650년 새 회헌을 마련해서 수도 생활에 관상의 성격을 다시 강조했다. 이런 계속된 개혁과 쇄신 운동은 수도회에도 활력을 줬다.

가르멜의 마리아 신심에 관한 여러 저서가 나타난 것도 이 시기다. 그 결과 수도회에서는 복되신 동정녀에 대한 신심을 확산시키게 됐고 가르멜산 성모의 갈색 스카풀라는 교회 안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마리아 신심의 하나로 꼽히게 됐다.

가르멜 수도자들은 초기부터 ‘성모 신심을 자기 영성으로 하기’를 영성 모토로 삼으며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형제들’이란 이름으로 명명됐다. 이들은 유럽으로 이전하면서도 이 특성을 함께 옮겨갔다. 1263년 교서에서 이미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를 수도회의 수호자로 불렀다.

트리엔트공의회 이후 선교 활동이 위축되면서 수도회 발전도 주춤하게 됐으나 19세기 중기부터 다시 부흥해서 1904년 새 통일 회헌이 발표됐다.

가르멜의 영성은 한마디로 ‘기도 영성’이다. 우리가 숨을 쉬는 것처럼, 모든 언행과 지향 등이 기도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의식하지 않고 들이쉬는 숨이 생명과 연결돼 있듯이 그래서 숨을 쉬지 않으면 죽는 것과 같이 기도를 멈추면 죽은 신앙과 같다는 의미다.

레오 13세 교황(재임 1878~1903)이 당시 가르멜 수도회 총장에게 보낸 편지 내용은 가르멜 정신을 잘 드러낸다.

“가르멜에 기도 정신을 퍼뜨리고 장려하십시오. 이를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침묵, 고독, 고행입니다. 만일 이것들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기도란 없으며 기도 없는 가르멜은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닙니다.”

가르멜 수도회를 개혁하고 항상 초심으로 이끌었던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도 「완덕의 길」에서 “한 해, 두 해, 십 년이 걸리더라도 저 자신의 무기력으로 인해 관상에 대한 노력을 포기하는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리야 예언자를 수도 생활의 스승으로 삼는 수도자들은 그 은수자적 삶과 정신을 이어받는다. 그것은 그리스도께 순명하며 그분 안에 구원의 희망을 두는 신앙을 생활화하는 것이며, 하느님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며 정신을 단련하는 것이다. 아울러 공동 전례 생활을 근본으로 삼고, 믿음ㆍ희망ㆍ사랑을 실천하며 주어진 사도직에 충실하며 진실한 수덕에 정진하고 있다.

그 관상의 정신은 성경을 토대로 한 하느님 말씀을 수도회 삶의 바탕으로 삼는다. 또 수도 생활 자체를 하느님께 맡기면서 극기와 침묵을 실천하는 체험을 소명으로 삼는 데에 특징이 있다. 가르멜 수도회는 그리스도와의 일치 속에서 신비를 느끼는 ‘자유인’이 되는 삶을 으뜸의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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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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