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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 이야기] 이주노동자 돕는 리차드 페가리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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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은 친절하고 따뜻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 2006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리차드 페가리도(리차드·45·제2대리구 시화성베드로본당)씨는 “한국은 좋은 나라”라고 말했다.

낯선 땅에 정착해 10년이 넘게 생활하며 우여곡절도 많았다는 리차드씨.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을 향한 차별은 그에게 일상이었다.

“여섯 형제 중 장남인 저는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야 했고, 한국에 오게 됐습니다. 공장에서 일할 때는 안전장비 없이 위험한 일을 시키거나 추운 겨울에 보일러도 없이 일해야 했던 힘든 시기도 있었죠. 한국어를 못했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던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힘든 시기에 그에게 힘이 돼준 것은 신앙이었다. 필리핀에서 세례를 받았던 리차드씨는 지인들에게 수소문해서 영어미사를 하는 성당을 추천받았다. 그때부터 한주도 빠짐없이 고등동성당 미사에 참례했고 리차드의 한국생활이 달라지는 계기가 됐다.

“당시에 다니던 공장은 화성에 있었는데, 성당까지는 1시간정도 걸렸어요. 저는 항상 하느님에 대한 감사함을 가지고 살았기 때문에 성당을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성당에서 다른 외국인들을 만나 교류하고 싶어서 빠지지 않고 성당을 다녔습니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리차드씨를 눈여겨 본 당시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최병조 신부는 그에게 이주민센터인 시흥엠마우스 활동을 권했다.

그 인연으로 리차드씨는 교구에 소속돼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해 일할 수 있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수원에 있는 이주사목센터에서 외국인노동자 상담과 쉼터 관리를 하고 있다.

리차드씨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많이 있고 저는 그런 분들을 돕고 싶었다”며 “말이 통하지 않아서 생기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는 이곳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이 겪는 문제들을 상담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교구 이주사목위원회에서 운영하는 7개 이주민센터에서 리차드씨는 유일한 평신도 외국인 근로자다. 지난 1월 7일 열린 교구 신년하례식 때는 이주민 대표로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리차드씨는 “힘들었던 적도 있었지만 엠마우스에서 좋은 분들을 만난 덕분에 한국이 좋은 나라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하느님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셨듯이 저도 이곳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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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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