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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 고쳐주기] 54. 스물일곱 번째 가정 - 부산 서동숙씨 (상)

열악한 주거환경에 가족은 중증 앓아/ 벽에 붙은 은박지 떼어내자 온통 곰팡이/ 가난·병마와 싸우면서도 신앙생활 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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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부곡본당 서동숙씨(오른쪽에서 두 번째)의 ‘사랑의 집 고쳐주기’ 축복식에서 부산교구 총대리 손삼석 주교(오른쪽에서 세 번째), 가톨릭신문사 사장 황용식 신부(맨 오른쪽),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손 주교 왼쪽) 등 관계자들이 시삽을 하고 있다.
 

부산 부곡동의 골목골목을 지나 차가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비탈길을 등산하듯 오르니 잔치가 벌어진 듯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온다.

10일 오전 11시 서동숙(요안나·부곡본당)씨 집에 ‘사랑의 집 고쳐주기 ’행사를 위해 본당 공동체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가톨릭신문사가 주관하고 세정나눔재단이 후원하는 사랑의 집 고쳐주기 스물일곱 번째 가정을 축복하기 위해 부산교구 총대리 손삼석 주교를 비롯해 가톨릭신문사 사장 황용식 신부,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 전 부곡본당 주임 방삼민 신부, 전 사무처 사무국장 김주현 신부, 사회사목국 부국장 김병수 신부, 부곡본당 부주임 장현우 신부와 공동체 신자들이 참석했다.

손삼석 주교는 축복식에서 “집을 둘러보니 얼마나 어려움이 많으셨을지 짐작이 된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으로 보금자리가 잘 꾸며지고 가족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용식 신부는 “서동숙씨는 어려움 속에서도 신앙생활에 정성을 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랑의 집 고쳐주기를 통해 보다 편안한 생활과 열심한 신앙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박순호 회장 역시 “세정과 가톨릭신문사가 함께 이 사업을 하는 것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기 위해서”라며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본당 교우들께서도 서동숙 요안나씨 가정을 위해, 또 나아가 우리 사회의 나눔 확산을 위해 함께 기도해 달라”고 청했다.

세정그룹의 건축담당자는 허가 문제가 아니라면 차라리 새로 짓는 것이 좋겠다고 하소연할 정도로 서씨의 집은 30년이 훌쩍 넘은 노후한 건물이다. 방문하는 신자들마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이유는 방풍을 위해 붙여놓은 은박지를 떼어내자 덕지덕지 벽에 붙은 곰팡이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사시니 가족들이 아프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부곡본당 이진희(보나) 홍보분과장은 “형제님은 뇌경색으로 직장을 갖기 어렵고, 딸은 20세부터 암이 발병해 오랜 투병생활을 이어오고 있어서 가족의 생계는 오직 요안나씨의 노동으로 꾸려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합판에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집은 겨울이면 얼어붙고 여름이면 찜통이 되어 식구들의 건강을 위협했다. 고지대에 있다 보니 지네와 쥐가 들끓었고 비가 오는 날이면 옆집에서 떨어지는 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방에 차오르기 일쑤다.

“막막했던 현실에 믿고 의지할 곳이라고는 주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쁜 일들이 생기니 꿈만 같습니다.”

부곡본당 공동체 역시 서씨의 집이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청년회는 앞장서 이삿짐을 옮기고, 복지분과는 행사 준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더욱더 열심히 나누며 살라는 주님 말씀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가난과 병마와 싸우느라 어둡기만 했던 서동숙 요안나씨의 가족들 입가에 함박꽃이 가득 피었다.


 
▲ 방풍을 위해 붙여놓은 은박지를 떼면 벽에는 온통 곰팡이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인지, 남편과 딸은 중증을 앓고 있어 서씨의 노동으로 연명하는 실정이다.
 

■ 사랑의 집 고쳐주기 문의

서울 : 02-778-7671~3

대구 : 053-255-4285


이도경 기자 (revolej@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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