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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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쉼터]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 감사 및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 기원 서울평협 전국 성지순례

순례 기도로 봉헌한 ‘124위 시복 감사’
기적 심사 끝나지 않은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도 기원
“하느님만 바라 보았던 선조들 신앙 새롭게 되새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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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을 기원했던 간절한 마음들, 시복식을 앞둔 지금은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품고 새로운 순례길을 향해 나아갔다.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권길중, 담당 손희송 신부, 이하 서울평협)는 15~17일 전국 9곳의 성지를 돌며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 감사 및 최양업(토마스) 신부 시복시성 기원 성지순례’를 진행했다. 2011년부터 하느님의 종 순교자와 증거자 125위 시복시성을 위해 전국 성지순례를 펼쳐왔던 서울평협은 이번 순례를 통해서 또 다른 희망을 싹 틔웠다. 2박3일 동안 이어진 그들의 발길을 따라가 본다.



■ 신앙선조를 닮겠습니다

서울평협이 제일 먼저 향한 곳은 경상도와 충청북도였다. 지난 3년 동안 신앙선조의 자취가 남은 곳이라면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어디든지 찾아갔던 그들이었다. 이번에는 하느님의 종 124위의 출생지와 순교지가 고루 분포된 서울, 대전, 전주 등이 아닌 대구, 부산, 마산, 안동 지역의 성지를 순례했다.

첫 순례지는 대구대교구 관덕정 순교기념관. 을해박해와 정해박해, 기해박해를 거치며, 조선시대 군사 훈련장이자 처형장이었던 관덕정에서 이윤일 성인을 비롯한 수많은 순교자가 목숨을 바쳤다. 하느님의 종 124위 가운데 19명이 이곳에서 숨졌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차장 이정준 신부의 안내로 성지순례에 나선 40명의 평신도들은 순교기념관을 둘러보며, 죽음의 위협에도 오직 하느님만 바라보고 신앙을 증거 했던 선조들의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또 30년 전 대구를 방문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관련 사료들을 관람하며 오는 8월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순례단은 이어 하느님의 종 이양등, 김종륜, 허인백 순교자의 유해가 안장돼 있는 복자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이정준 신부는 이 자리에서 이번 성지순례의 의미를 강조했다.

“순교자들의 증언을 삶으로 실천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고,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이웃을 대하고 사랑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번 순례 여정이 끝난 뒤,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면 조금 더 그리스도와 성인들을 닮은 우리가 될 수 있도록 기쁘고 보람찬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 순교신심을 마음에 새기며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도 순례단의 발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순례단은 영남알프스의 중심이라 불리는 간월산의 순탄치 않은 등산로를 묵묵히 1시간 동안 올라간 끝에 죽림굴(대재공소)을 마주했다. 폭 7m, 높이 1.2m의 천연 석굴인 죽림굴 인근은 기해박해를 피해 안전한 곳을 찾아 모여든 신앙선조들의 교우촌이었다.

관아의 눈을 피해 움막을 짓고 숯을 구워 생계를 유지했던 신앙선조들은 체포의 위협이 있을 때마다 대나무와 풀로 덮인 죽림굴로 숨어 위기를 모면했다. 이정준 신부는 “신앙선조들께서 얼마나 어렵게 신앙생활을 유지하고 신앙을 지켜갔을지, 이곳에서 깊이 깨닫게 됐다”며 “신앙을 지키기 위해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이곳에 머물렀던 수많은 신앙선조들과 경신박해(1859~1860)를 피해 4개월 동안 사목활동을 펼친 ‘땀의 순교자’ 최양업 신부님을 기억하는 은총의 시간을 청하자”고 당부했다.

마산교구 명례성지에서는 순교자들의 삶과 영성을 마음에 새겼다. 특히 이곳에 생가터가 위치한 하느님의 종 신석복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신석복의 삶과 신앙을 순례단에게 설명한 명례성지 성역화 추진 담당 이제민 신부(마산교구)는 “오늘날 수많은 신앙선조들을 대상으로 시복시성 청원 운동이 벌어지는데, 우리 신앙인들은 단순히 시복시성 결정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과 영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신부는 또 “자신의 이익만을 찾지 말고 소금이 녹는 것처럼 자신을 희생시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새로운 희망, 새로운 시작

둘째 날 밤에 진행된 ‘영성의 시간’에는 지난 3~4년 간 진행된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시성 운동의 시작과 현재까지의 과정을 살펴봤다. 신앙선조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성지에서 느꼈던 그들의 굳은 믿음과 사랑은 순례단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셨다.

김희배(요셉·서울 종암동본당)씨는 “이번 순례를 통해 영적인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더욱더 충실한 영적인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순례자 홍숙희(마리안나·서울 역삼동본당)씨는 “죽림굴에서 미사를 봉헌하면서 선조들의 삶을 떠올리며, 그동안의 신앙생활을 돌아볼 수 있었으며, 앞으로의 신앙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서울평협은 마지막 날 배론성지와 매괴성모 순례지, 서소문 순교성지 등을 방문하는 것으로 이번 순례를 마쳤다. 오는 8월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이 결정됐지만 서울평협은 한국교회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위한 발걸음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서울평협 조기연(마르티노) 수석부회장은 “시복식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이 살아있는 말씀이라는 것을 신자들이 깨닫고, 하느님을 위해 흘린 피는 헛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직 기적 심사가 끝나지 않은 땀의 순교자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시성을 기원하는 기도운동에 더 많은 신자들이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순례 둘째 날 밤 안동교구 농은수련원 강당에서 진행된 ‘영성의 시간’을 통해 하느님의 종 이성례 마리아의 모성에 대해 묵상하고 있는 순례자들.

▲ 마산교구 명례성지 성역화 추진 담당 이제민 신부가 하느님의 종 신석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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