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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주해] (239) 창세기 32,25-26

야곱이 하느님과 씨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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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본문 : 창세 32,25-26 】"… 어떤 사람이 나타나 동이 틀 때까지 야곱과 씨름을 하였다. 그는 야곱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야곱의 엉덩이뼈를 쳤다. …"



필론은 ‘야곱’은 ‘고행자’ 또는 ‘운동선수’라는 뜻이며, 악을 이기고 덕을 얻고자 노력하는 사람을 가리키며, ‘이스라엘’의 뜻은 ‘하느님을 보는 사람’이라고 풀이했다. 필론의 해석은 교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덕을 얻기 위한 씨름

마음에서 모든 겉치레를 몰아내어 평온한 상태가 된 야곱은…하느님과 씨름합니다(23-25절 참조). 세상 것들을 버리는 이는 누구나 하느님의 모습에 가까이 가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과 씨름한다는 것이 덕을 얻기 위한 싸움에 드는 것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야곱의 믿음과 헌신적 태도는 누구도 이기지 못할 만큼 강했기에, 주님께서는 그의 엉덩이뼈를 건드리심으로써 감추어진 신비를 그에게 드러내셨습니다(26절 참조).…야곱이 엉덩이뼈가 마비된 것처럼 느낀 것은 온 세상에 죄의 용서를 펼치고, 세상 떠난 이들을 당신 육체의 무감각과 마비를 통해 다시 살리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예시합니다. 따라서 거룩한 야곱 위로 해가 떠오른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32절 참조). 주님 구원의 십자가가 그의 혈통을 환히 비추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의로움의 태양”(말라 3,20)은 하느님을 알아보는 이에게 떠오릅니다.…(암브로시우스 「야곱과 행복한 삶」 7,30).

야곱이 이긴 것은 우리를 위해서 이긴 것

…‘야곱’은 ‘밀어낸 이’ 또는 ‘발뒤꿈치’라는 뜻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느님을 보다’라는 뜻입니다.…그리스도를 나타내는 한 천사가 나타나 야곱과 씨름했습니다.…천사의 힘이 야곱보다 셌지만, 그런데도 그가 야곱에게 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야곱이 이긴 것처럼 보였습니다. 바로 이런 식으로 그리스도 주님께서도 유대인들에게 져 주셨습니다. 그들이 그분을 죽였을 때, 그들이 이겼습니다. 그분께서 더 센 힘에게 압도되셨습니다. 그분께서 지셨던 바로 그때, 그분은 우리를 위해 이기셨습니다. 그분께서 지셨을 때 우리를 위해 이기셨다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분께서는 고난받으실 때 흘리신 피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야곱이 이겼다’고 쓰여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직접 싸우던 야곱은 거기에 담긴 신비를 알아보았습니다. 천사와 씨름한 사람이 천사를 이겼습니다. 천사가 “나를 놓아다오”(27절) 하고 말했을 때, 이긴 이는 “저에게 축복해 주시지 않으면 놓아드리지 않겠습니다”(27절) 하고 말했습니다. 오, 참으로 숭고하고 빛나는 신비입니다! 고난받으신 분께서 해방시켜 주시듯이, 정복당한 이가 축복해 줍니다. 그때가 축복이 완전하게 이루어진 때입니다. 천사가 야곱에게 “네 이름이 무엇이냐?”(28절) 하고 묻자, 그가 “야곱입니다”(28절)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천사는 “너의 이름은 더 이상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불릴 것이다”(29절)라고 합니다. 이런 위대한 이름을 받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이스라엘’은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하느님을 봄’을 뜻합니다.…(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229F,2).


노성기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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