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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수도회 이야기] (18) 성안드레아수녀회

미혼모들에게 생명의 소중함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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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경제 발전과 인구조절을 명목으로 해마다 400만명 이상의 태아들이 낙태로 인해 죽어가는 현실에 개탄한 세 명의 여성 봉사자들이 뜻을 모았다. 무죄한 태아들의 희생을 줄이고,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혼모들을 받아줄 보금자리를 만들자는 것. ‘성안드레아수녀회’(원장 김화숙 수녀) 설립의 첫 발걸음이었다.



■ 무죄한 태아들을 위해

정음전(마리안나), 김화숙(율리안나), 김정희(젤마나) 등 세 사람은 1980년대 낙태를 가벼이 여기는 사회 풍조를 절감, 1988년 낙태를 미연에 방지하고 미혼모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시설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이름은 ‘새싹들의 집’으로 결정했다. 점차 같은 마음을 지닌 봉사자들도 늘어 갔다.

아울러 같은 해 9월 20일 무참히 죽어간 낙태아들을 위로하고, 낙태한 부모들에게는 속죄의 기회를 주는 속죄기도회를 열기로 결정 10월 10일 첫 기도회(2013년 4월 현재 323회)를 열었다.

당시 교구장으로 생명수호 운동의 중요성과 그 실천을 강조했던 故(고) 김남수 주교 역시 이들의 뜻에 공감하고 1991년 11월 16일 수도 공동체 설립을 인가했다. 첫 지도신부는 현 원로사목자 김영배 신부가 맡았다.

이후 미혼모들과 봉사자들의 수효가 증가함에 따라 많은 사람이 한 곳에서 기거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어느 때는 근처 방을 8곳이나 더 얻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수녀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그들의 활동을 지원하려는 이웃들이 있어 힘을 얻었다. 전셋집을 급히 비워주게 되자 수녀들의 사정을 전해들은 이가 자신의 집에 선뜻 기거하도록 배려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집을 사서 ‘새싹들의 집’에 기증하기도 했다.

수녀들의 노력으로 사도직도 점차 다양해졌다. 현재 경기도 안성에 본원을 둔 ‘성안드레아수녀회’는 새싹들의 집 운영을 비롯해 어린이집 운영, 미혼모 발생 방지를 위한 청소년 교육 사업, 사회복지시설 운영, 가정주부를 위한 상담, 본당 사목 지원 등을 통해 일하고 있다.

■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함께

1991년 수녀회 설립 당시의 이름은 ‘작은 가정회’였다. 이후 사도직에 체계를 더하고자 2000년 1월 25일 ‘성안드레아수녀회’로 이름을 바꾸게 됐다. 수녀회 이름을 ‘성안드레아’로 정한 것은 수녀들의 놀라운 체험에서 비롯됐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의 영성을 마음에 품고 살던 수녀들이 수녀회 개칭을 논의할 때는 물론, 수녀회 사도직 활동의 발자취가 성인과 연관이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됐고 성인의 삶과 영성을 더욱 깊이 묵상하게 됐다. 수녀회는 앞으로 성인의 이름을 온전히 따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수녀회’로의 명칭 변경도 염두에 두고 있다.

‘성안드레아수녀회’로의 개칭 이후 필리핀 롤롬보이에 위치한 성 김대건 성지 관할을 맡게 된 것도 성인의 돌봄과 성인과 함께하는 수녀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수녀들은 2002년 8월 21일 성지 매입 계약을 완료했다. 후원금을 통해 성지를 개발, 조성함으로써 성지가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을 찾게 됐지만 여전히 자금 부족으로 대성당 등의 건축이 멈춰있는 상태다. 대성당은 성인의 ‘갓’ 모양을 형상화해 성지의 의미를 더욱 돋보이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건물이다. 지난해 6월 12일 수녀회의 수련소도 성지로 옮겼다.

원장 김화숙 수녀는 “성지를 통해 많은 이들이 신앙의 체험과 함께 성소의 힘을 얻고 있다”고 말하고 “하지만 자금 부족에 따라 건설이 중단되는 한편, 성지가 위치한 곳이 더운 나라이다 보니 일전에 완성한 부분도 떨어지는 경우가 생긴다”며 많은 이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 문의 011-9007-4820 성지 담당/후원계좌 310-08-225166 우리은행 예금주 김화숙




 
▲ 성 김대건 안드레아의 영성을 마음에 품고 살던 수녀들은 필리핀 롤롬보이에 위치한 성 김대건 성지도 관할하고 있다.
 


 
▲ 수녀회는 무참히 죽어간 낙태아들을 위로하고, 낙태한 부모들에게는 속죄의 기회를 주는 ‘속죄기도회’를 마련하고 있다.
 


 
▲ 수녀회가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집.
 
이우현 기자 (helen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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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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