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수원 수도회 이야기] (19)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그리스도 정신 따라 정신질환자들 섬기다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우리나라에서 정신병은 아직도 오해와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 정신질환자들은 사회에서 소외되고 쫓기고 쇠창살에 갇힌다. 마치 박해시대의 순교자 같다. 이 시대의 순교자를 현양하기 위해 정신질환자들을 섬기는 수도자들이 있다. 바로 성안드레아신경정신병원을 운영하는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치유의성모수도원(원장 이상윤 신부) 공동체다.



■ 국내 최초 개방형 신경정신병원


 
▲ 수도회 창설자 방유룡 신부
 
1953년 우리나라 최초의 방인 남자수도회로서 창립된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창설자 방유룡 신부의 영성을 삶 안에서 실천하며 순교자들의 복음정신을 찾아 널리 전하고 주님의 구원을 선포하는 수도회다. 수도회는 순교의 원형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목숨 바쳐 순교로써 증거 했던 한국 순교자들의 뒤를 따르면서 한국의 영적 전통을 계승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수도회가 교구에 터를 잡은 것은 1973년. 당시 경기도 이천에 자리 잡은 수도원은 소를 키우며 인근 공소와 본당에서 교리교육이나 소공동체모임을 돕고 있었다. 하지만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그리스도의 정신대로 치유하고 보살피기 위해 농장을 허물어 병원을 짓기 시작했다. 이 병원이 바로 국내 최초 개방형 신경정신병원, 성안드레아신경정신병원이다.

1990년 개원한 병원은 감금과 감시, 격리로 대변되던 당시 정신병원들과는 달리 쇠창살을 없애고 정신질환자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며 진료했다. 사람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철창과 같은 강제장치 없이 정신병원을 운영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한 일이라며 우려했다. 반대로 정신병원 자체에 험악한 인상이 있었기에 수도자들이 정신병원을 운영한다며 혀를 차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수도회는 순교자처럼 시대의 가장 가난한 자로서 정신장애로 고통받는 이들을 그리스도처럼 대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 1973년 경기도 이천에 자리 잡은 수도회는 소를 키우며 인근 공소와 본당에서 교리교육이나 소공동체모임을 도왔다.
 


■ 이 시대의 가장 가난한 이를 위해

환자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단 한 대의 감시카메라도 설치하지 않았다. 감시 장비가 없기때문에 안전한 장비들을 고안해 사각지대의 위험요소들을 제거해나갔고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해 수익창출보다는 환자의 인권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사람들이 우려하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결과 2006년에는 정신병원 최초로 국가인권위원회의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하고 2010년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인권교육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단순히 인권에만 머문 것이 아니다. 수도회는 병원에 원목 사제를 2명 두고 치료 자체에 가톨릭 영성이 스며들 수 있도록 도모했다. 원목 사제들은 치료팀과 함께 활동하면서 면담, 성사집행을 하고 환자가족과 상담을 하고 있다. 동시에 매일 미사를 봉헌하고 명상 강의를 여는 등 단순히 치료에만 머물지 않고 환자와 환자가족의 영성적인 치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수도회의 노력은 끝나지 않았다. 2011년에는 가난으로 치료받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보호병동을 열어 총 300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이로써 병원의 재정은 더욱 열악해졌지만 단지 가난하다는 이유로 정신과 진료를 받지 못했던 많은 이들이 희망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이 ‘보호병동’과 같은 시설은 향후 20년 이내에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이 시대의 가난한 이, 정신질환자를 섬기는 사도직 활동 자체를 신자들과 나누는 일에도 나섰다. 바로 성안드레아자원봉사센터를 설치하고 봉사자와 재능기부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이다. 병원장 이상윤 신부는 “정신병원에 대한 선입견을 널리 없애고 수도회의 영성을 함께 나누기 위해 자원봉사센터를 마련했다”며 “전문봉사자들이 활동할 수도 있지만, 신자들의 가톨릭 정신 자체가 가진 사랑의 마음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문의 031-639-3700 성안드레아신경정신병원


 
▲ 수도회는 성안드레아신경정신병원을 운영하면서 정신질환자들을 이 시대의 가난한 이로 여기며 섬기는 사도직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04-2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0

1코린 12장 27절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지체입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