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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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수도회 이야기] (23) 성빈첸시오아바오로사랑의딸회

‘모두가 우리의 이웃’ 정신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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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신자들의 일상처럼 출퇴근이 익숙한 수녀들이 있다. 성빈첸시오아바오로사랑의딸회(한국지부장 강성숙 수녀) 수녀들이다. 수녀들은 교구에 수녀원을 두고 매일 교구 내 각 지역에 포진해 있는 복지관, 엠마우스, 어린이집 등으로 출근해 땀을 흘려가며 사도직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썩어 고름이 흐르는 다리를 자신의 무릎 위에 올리다

1978년, 당시 성라자로마을 원장이던 고(故) 이경재 신부는 미국을 방문, 현지의 성빈첸시오아바오로사랑의딸회 수녀들과 만났다. 한센병 치료방법을 성라자로마을 수녀들에게 전달해주기 위함이었다. 이 신부는 수녀들을 한국으로 초청했다.

이미 5대륙에 진출해있던 수녀회는 한국으로의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수녀들은 한국의 한센병 환자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수녀들은 한국과 가까운 일본관구로의 파견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다. 우여곡절 끝에 성라자로마을에 들어온 수녀들은 한센병 치료에 매진했다.

이후 성라자로마을을 나온 수녀들은 경기도 군포시에 자리(안양대리구 군포본당 옆)를 잡고, 본격적인 독립 사도직 활동을 시작했다. 경기도 북부 한센병 환자들의 정착촌을 돌며 무료진료를 실시한 것.

수녀들은 살과 뼈가 썩어 들어가고, 고름이 흐르는 한센병 환자들의 다리를 아무 거리낌 없이 자신의 무릎 위에 올리고 치료했다. 한센병 환자들이 준비한 삶은 감자와 달걀도 거침없이 집어 맛있게 먹었다.

입회한지 30년이 다 돼가는 한국지부장 강성숙 수녀는 초기 수녀들의 무료진료 현장에 동행하며 절로 감동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강 수녀는 “초기 수녀님들의 모습을 직접 보고 감동했다”며 “무료진료를 통해 가정방문에 나선 수녀들은 이불을 털고, 머리를 감기는 것은 물론, 손발톱을 잘라주고, 욕창을 피하기 위한 마사지를 하는 등 한센인들의 생활 전반을 도와줬다”고 회상했다.

추후, 수녀들은 좀 더 전문적인 치료활동을 위해 서울성모병원 측에 한센인 무료치료 활동을 넘겨줬다.

■ 모두가 우리의 이웃입니다.

수녀회는 현재 교구에서 안산시 내 본오종합사회복지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원, 안양 엠마우스, 수리동 어린이집 등에 수녀들을 파견하고 있다.

이중 본오종합사회복지관은 지역 내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사회복지시설로 청소년들을 위한 사례관리 프로그램 덕분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전국에서 이 프로그램을 배우고자 복지관을 찾아올 정도다. 복지관에서는 사례관리 시스템과 사례관리 조직을 체계화해 능률을 높이는 한편, 해결 중심의 사례 관리를 적용, 상담 안에서 함께 목표를 세우고 자신의 강점을 스스로 찾아내 어려움을 극복, 일어설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더불어 복지관에서는 장애아를 둔 부모들의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자 부모들이 비장애 자녀와 혹은 자신만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CO-Family’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 ‘열려라 세계다문화관’을 운영, 지역 내 많은 결혼이주여성들의 정착을 돕는다. 한글을 가르치고, 각 나라의 문화를 나누는 ICE(Inter-Culture Education)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문화로의 귀속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각 출신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공유하는 것.

아울러 지역 주민 가정과 다문화 가정을 이웃으로 맺어줌으로써 어려움이 있을 때 서로 돕도록 했다. 지역 주민과 결혼이주여성들이 한데 어울리는 각종 동아리(뜨개질, 음식, 문화 등)도 인기다. 또한 인근 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봉사활동 프로그램 ‘다다다 탐험대’도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복지관이 가진 이주민들을 위한 결실은 수녀들이 파견돼 있는 수원, 안양 엠마우스로도 이어지고 있다. 106개국에 진출, 다양한 국적의 수녀들이 소속돼 있는 수녀회인 만큼,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이 이주민들을 위한 사도직 활동에 기반이 됐다.

이밖에도 수녀회는 수리동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과 만나며 청소년을 위한 교육에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1998년 9월 26일 경기도 군포 수녀원 본원에서 열린 빈첸시안 가족 축제 모습.
 


 
▲ 일본관구로부터 파견돼 한국을 찾은 초창기 회원들.
 


 
▲ 수녀들은 살과 뼈가 썩어 들어가고, 고름이 흐르는 한센병 환자들의 다리를 아무 거리낌 없이 자신의 무릎 위에 올리고 치료했다.
 



가톨릭신문  2013-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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