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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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신부의 남수단에서 온 편지] (43) 우물을 갖게 된 세 마을

처음 생긴 우물 … 공소 운영에도 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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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을로 시작한 우물 공사는 세 마을에 우물을 만들고 완료됐습니다. 이로써 적어도 이번에 새로 우물을 갖게 된 세 마을은 건기에 마을을 떠나지 않아도 됩니다. 마을에 있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 그 물로 인해 더 나은 삶을 살게 됐습니다.

우물 공사를 준비하고 추진하면서 마을에 우물이 있고 없는데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물이 없으면 물을 길으러 먼 곳까지 걸어 다녀야합니다. 게다가 머리에는 20L 물통을 이고 뙤약볕 아래를 걸어야합니다. 한 번 다녀오는데 두 시간 이상 걸리기에 여러 번 다닐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그 적은 물로 목을 축이고, 세면을 하고, 옷을 빨고, 밥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우기에는 주변 웅덩이에 고인 물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더러운 물 때문에 병에 걸리곤 합니다.

우물이 없으면 건기에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 이주하게 됩니다. 살고 있는 집을 버리는 것은 아니고 비가 오면 다시 돌아오는데, 이것이 이곳 사람들에게 큰 문제를 안겨줍니다. 집을 비워두게 되니까 도둑이 듭니다. 한 해 동안 농사지은 수수와 땅콩을 도둑맞기도 하고, 침대, 매트리스, 옷 등 쓸 만한 것들은 죄다 들고 갑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불평을 합니다. 마을에 우물이 없어서 그렇다고.

반면 우물이 있으면 마을은 안정이 됩니다. 그래서 우물이 있는 마을에는 마을 아이들을 위한 학교가 있는 곳이 많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교육은 마을에 있는 학교에서 받고, 고학년이 되면 조금 큰 마을에 있는 학교로 가 공부를 합니다. 우물이 있으면 아이들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지요.

공소를 운영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엄마들이 물을 길으러 가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여유가 생겨 교리교육을 받으러 공소에 나옵니다. 건기에 이주할 일이 없으니 지속적인 교육이 가능해지고 주일에 공소예절도 중단되지 않고 할 수 있게 되지요. 건기만 되면 ‘마을에 사람이 없어서 공소예절을 못해요’하는 교리교사들의 변명을 듣는 것이 일이었는데 그런 변명도 사라지겠습니다.

이제 우물 공사가 모두 끝났습니다. 핸드 펌프도 설치하고 시멘트로 바닥도 깔았습니다. 세 마을사람들에게는 처음으로 자신들만의 우물이 생겼습니다. 더 이상 물 때문에 멀리 다니거나 마을을 떠나 살지 않아도 됩니다. 좋은 물을 마실 수 있고, 원하는 만큼 물을 받아갈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마을사람들이 우물을 잘 관리하고 마을을 살기 좋게 만들어 나가기를 바랍니다.

다만 마을 차원에서 모금을 하기로 한 부분은 느리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몇 달이 걸릴지 모르겠습니다. 늦는다고 해서 실망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참고 기다려봐야죠. 약속을 지켜준다면 참 고맙겠는데, 한 번 두고 봐야겠습니다. 이것도 그들에게나 저에게나 또 다른 배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우물을 갖게 된 세 마을은 더 이상 물 때문에 멀리 다니거나 마을을 떠나 살지 않아도 되고, 좋은 물을 마시고, 원하는 만큼 물을 받아갈 수도 있게 됐다.
 

※ 남수단에서 활동하는 수원교구 선교사제들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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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031-548-0581(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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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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