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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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 5일의 선물] (6)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눈물

한맺힌 주름진 손 잡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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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8일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러 입당하다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교황님 일정 브리핑이 계속되면서 기자들의 큰 관심 중 하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누가 참석할지였다. 이에 대해 기본적으로 평화와 화해를 위해 일하고 또한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초대됐다고 소개했다.



일본 언론 특파원, 촉각 곤두세워

이 미사에 초대되는 사람들은 무척 다양했다. 우리나라의 미래, 또 교회 미래를 위해 중고등학생들이 특히 많이 초대되었다. 오랫동안 우리 교회를 위해 봉사했던 메리놀외방전교회 관계자들, 한국 카리타스 관계자, 가톨릭노동장년회, 가톨릭농민회 회원들이 참석했고, 밀양 주민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 강정마을 주민들, 용산 참사 피해자 가족과 위안부 할머니들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그리고 새터민, 납북자 가족들, 장애인들과 34년간 한센병 환자를 대상으로 인술을 펼친 공로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에게 성 십자가 훈장을 받은 치과의사 강대건 원장도 이 미사에 참석할 것이라 밝혔다. 그리고 전날 북한을 거쳐 육로로 입국한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추진회 관계자들도 참석한다고 덧붙였다. 평양교구 등 북한 출신 사제와 수녀님들도 포함되었다.

그런데 브리핑이 끝나자 십여 명의 기자들이 둘러싸고 질문 공세를 이어갔다. 대부분 일본 기자였다. 일본 언론 특파원들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미사에 참석한다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특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자리가 맨 앞자리라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또 한편으로 그들은 교황님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메시지를 언급할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서 맨 앞자리에 위치하신 것은 우선 거동이 불편하신 노령이시라 휠체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맨 앞에 위치할 수밖에 없었다. 할머니들뿐만 아니라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성당의 기존 앞줄 좌석을 모두 치우고 휠체어석을 만든 상태였다.

하지만 행사 조율 중 바티칸 측에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특별히 인사하실 것이라는 귀띔을 준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미사 당일 아침 명동대성당 마당에서 만난 바티칸 방한 책임자는 나를 만나자마자 교황님께서 입장 때 위안부 할머니들과 인사를 나누실 것임을 강조했다. 교황님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고통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브리핑에서 할머니들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교황청 대변인 롬바르디 신부님께서는 ‘정치적 해석은 하지 말고 교황님께서 고통받은 사람들을 위로하시는 데 집중해 달라’고 반복해서 이야기한 것이 기억난다.



위안부 문제,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위해 입당하시던 교황님은 행렬을 멈추고 맨 앞자리에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교황님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한 분 한 분 인사를 나누셨다. 한 할머니는 나비 모양의 배지를 교황님에게 건네주었다. 나비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비롯한 모든 여성이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해방되기를 염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황님은 할머니에게 받은 배지를 자신의 제의에 달고 미사를 지냈다.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는 위안부 피해자 7명이 참석했다.

한 할머니는 미사에 참례한 후 평생의 한이 풀린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모르게 가슴이 찡해졌다. 교황님께 드린 한 할머니의 말씀이 우리들의 마음을 울린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 모두의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위안부 문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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