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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 5일의 선물] (8·끝) 기억하시는 교황님

5일의 선물은 기억·희망·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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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4일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단으로 나온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인사하며 한 손을 가슴에 얹고 희생자를 기억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8월 14일 오전 10시 반쯤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교황을 맞이하는 이들을 선별할 때 방한위는 교황님께서 한국에서 가장 먼저 만날 이들이기에 많은 생각을 거듭하여 대상자를 선별했다. 그래서 평범한 남녀노소의 가톨릭 신자들을 비롯해 우리 사회에서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 평신도를 포함했다.

교황 환영단을 중고생, 가톨릭 노동 청년, 노인대표, 결혼을 앞두고 세례를 받으려는 예비신자를 비롯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새터민, 필리핀과 볼리비아 출신 이주노동자, 범죄 피해자 가족, 장애인, 시복 대상자 후손, 외국인 선교사, 수도자 대표 등 32명으로 구성했다.



과거 순교자의 기억은 증언과 희망이 돼

이날 교황님은 환영단에 포함된 평신도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이들이 세월호 가족입니다”라는 소개를 받자 가족들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은 당신의 가슴에 놓은 채 세월호 참사를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희생자를 기억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 모습은 전파를 타고 알려져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줬다.

교황님은 4박 5일의 방한을 마치고 8월 20일 수요일 일반 알현 때 한국 방문을 소상하게 소개했다. “지난 며칠 동안 저는 한국 방문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오늘, 여러분과 함께 저는 주님께 이 커다란 선물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순교자들의 증언 위에 세워졌고 선교의 영에 의해 활기가 넘치는, 젊고 역동적인 교회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지역은 아시아의 오랜 문화와 복음의 끊임없는 새로움이 만나는 곳으로, 이 두 가지가 조우하는 곳입니다.(중략) 저의 방문을 위해 도움을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사도적 방문의 의미는 세 가지 단어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기억, 희망, 증언입니다.”

교황님은 한국민들이 선조로부터 전해 받은 힘을 지속해가는 사람들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는 기억과 희망의 수호자라고 했다. 과거 순교자들의 기억은 현재에서 새로운 증언이 되고 또 미래의 희망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9월 25일 교황님은 바티칸 교황 집무실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염 추기경은 지난 8월 교황 방한에 대한 한국 국민과 교회에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이야기를 마치고 교황님은 집무실을 나가는 염 추기경에게 인사했다. “한국에서의 기억이 제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참 따뜻하게 들린다.

기억은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문에서 중요한 주제다. 기억은 인간에게 주신 하느님의 큰 은총이다. 사람들은 기억을 통해 현재 속에서 새롭게 다시 만난다. 때로는 기억을 통해 과거엔 모르던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그래서 어느 시인은 ‘죽는 것보다 기억 속에서 잊히는 것이 더 가엾은 것’이라고 했는지 모른다. 어떤 이에게는 죽는 순간까지도 잊히지 않는 사람, 장소, 사건이 있다. 그것은 그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을 것이다.



교황 방한 중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

나는 교황님의 기억을 조금이라도 남기고 그 감동을 독자들과 나누려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교황님이 남겨주신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마음속에 잘 간직하고, 생활 속에서 잘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교황님과의 4박 5일은 꿈처럼 흘러갔지만 그 기억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교황님의 방한 준비와 방한하시는 동안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많이 쓰려고 했지만 아직 시기적으로나 여러 가지 사정상 공개하기 어려운 것이 많았다.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나중을 기약하려 한다. 교황님의 방한 동안 수고해주신 모든 분의 노고를 하느님께서 기억해주시리라 믿는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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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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