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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 ‘축일’로 격상… 성녀의 영성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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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으로부터 일곱 마귀에게서 해방되는 치유를 받았던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첫 증인이고 주님의 부활을 사도들에게 알린 첫 전달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월 3일 교령을 통해 7월 22일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을 축일로 격상시켰다. 이로써 올해부터 이날은 의무 기념일에서 축일 등급으로 승격돼 로마 보편 전례력에 수록된다. 이는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에 있어 성녀의 역할을 더 높이 재평가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또 교황청 경신성사성이 발표한 새 감사송 내용처럼, ‘진정한 참 복음화 일꾼, 곧 부활의 핵심적인 기쁜 메시지를 알리는 복음 선포자의 모범’이라는 성녀 모습이 더욱 부각되는 계기가 아닐 수 없다. 7월 22일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을 보내며 성녀의 면모를 다시 한 번 살펴본다.


■ 마리아 막달레나는 누구인가?
‘마리아 막달레나’ 에 대한 언급은 신약성경에 열두 번 등장한다. 그가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었는가에 대한 부분은 루카복음 8장 1-3절 부분에서 드러난다.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몇몇 여자’가 예수님의 활동을 도왔는데, 그 중 한 명이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그리스어로 막달라 마을 출신 마리아라는 뜻이다. 신약에 등장하는 여러 마리아들과 달리 출신 지명이 나오는 것을 볼 때 그녀에게 가까운 친인척이 없었던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한다. 갈릴래아 호수 서안의 티베리아에서 북쪽으로 10리 정도 떨어진 곳에 히브리어로 ‘믹달’ 그리스어로 ‘막달라’라는 마을이 있는데, 마리아 막달레나를 갈릴래아 출신이라고 하는 것은 그런 배경일 것이다.

예수님을 통해 치유를 받은 마리아 막달레나는 루카복음에서의 얘기처럼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 등 여인들과 함께 예수님 전교 활동에 함께했다. 갈릴래아 부인들과 함께 예수의 임종과 장례를 지켜보았고(마르 15,40-47),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 무덤이 빈 것을 처음 확인했다(마르 16,1-8). 또 부활한 예수를 가장 먼저 만날 수 있었다(요한 20,1-18). 부활하신 예수를 보고 ‘라뿌니’, ‘스승님’이라고 불렀던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예수는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고 전하라고 했다. 그녀는 이 말을 듣고 제자들에게 가서 알렸다.

서방교회에서는 그레고리오 1세 교황(대 그레고리오, 590~604년) 이후 일부 그리스도교 전통에 의해 마리아 막달레나를 루카복음 7장 36-50절의 죄 많은 여자와, 그리고 라자로와 마르타의 누이 마리아와 동일시했다.

이러한 시각은 마리아 막달레나를 죄 많은 여인으로 보게 했고, ‘행실이 좋지 못한 여자’라는 평을 받게 했다.

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전례 개혁을 통해 7월 22일 마리아 막달레나 만을 기리는 기념일을 유지하고 미사와 성무일도 등 내용을 개정함으로써 고유 인물로 규정했다.

■ 사도들의 사도
이미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여성의 존엄」을 통해 마리아 막달레나의 역할을 특별히 강조한 바 있다.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령 발표는 그 연장선상에서 성녀가 보인 영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현대 교회 상황에서 여성의 존엄과 새로운 복음화와 하느님 자비의 위대한 신비를 성찰하도록 이끈다고 볼 수 있다.

교황청 경신성사성이 대 그레고리오 「복음강론 40선」을 인용, “마리아 막달레나가 예수님 제자 무리에 속하였고 십자가 아래에서 예수님과 함께하였으며 무덤 밖 동산에서 예수님을 만난 ‘하느님의 첫 증인’”이라고 밝힌 부분은 교회 안에서 성녀가 갖는 의미를 잘 설명해 준다고 볼 수 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주님 부활의 ‘첫 증인’이라는 영광 속에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목격한 증인이었기에 사도들 앞에서 예수를 증언하는 첫 번째 사람이 되었다는 점이다.

경신성사성 차관 아서 로시 대주교는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제정 취지를 해설하면서 “라바노 마우로와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의 표현대로 막달레나는 ‘사도들의 사도’가 되었다”면서 “이는 사도들이 장차 온 세상에 선포할 것을 사도들에게 선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재미 영성신학자 박정은 수녀(미국 홀리네임즈수녀회)는 “무엇보다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은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사랑의 제자직 속으로 모두 참여하라는 초대로 보아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수녀는 “부활한 예수를 마주한 현장에서 성녀는 불확실성과 어둠을 끌어안고 그 자리에 머무르는 능력, 실망하지 않고 사랑을 계속하는 능력을 드러냈다”면서 “아울러 낯선 이들 사이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본 감수성과 예민함, 발견한 진실을 알리는 용기는 폭력과 미움, 불신이 깊어가는 현대 사회 안에서 신앙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앙인들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고유 감사송 내용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리스도가 동산에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분명히 나타나셨음을 일깨우면서 하와가 최초로 죽음을 가져왔던 낙원 동산을 대조적으로 상기시키고 있는 점이다.

윤종식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 전례학 교수)는 “에덴 동산에서 죽음을 가져온 죄가 일어났고, 그곳에 있던 하와와 대조적으로 부활 동산에는 생명을 가져오는 부활 현장에 막달라 마리아가 있었다”면서 “부활 선포의 사도적 역할을 했던 성녀를 기념하면서 교회 모든 여성들이 사도직에 대한 소명을 새롭게 하기를 바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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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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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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