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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원조주일 특집] 한국카리타스 인터내셔널 이사장 김운회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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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는 1월 마지막 주일 2차 헌금을 해외의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용하도록 결정했다. 그리고 1993년 1월 마지막 주일부터 2차 헌금을 실시했으며 이는 해외원조주일의 시작이 됐다. 올해로 25번째 해외원조주일(1월 29일)을 맞는다. 해외원조주일 설정은 한국전쟁 이후 다른 나라 원조를 받아 성장한 한국교회가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25’라는 숫자는 한국교회 정체성의 일부로 해외원조가 자리 잡았음을 알리는 지표가 된다. 해외원조주일을 앞두고 주교회의 공식 해외원조기구 한국카리타스 인터내셔널 이사장 김운회 주교를 춘천교구청에서 만났다.



- 해외원조주일을 두고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 다른 나라 사람보다 우리나라 빈곤부터 해결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 내가 어렸을 때 1950~1960년대에는 외국에서 옥수수가루, 밀가루, 우유, 이런 전쟁 구호물자가 많이 들어왔습니다. 이런 구호를 통해서 우리는 긴급한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우리에게 자선을 베푼 사람들이 자신들이 풍족해서 우리를 도운 것이 아닙니다. 절박한 한국의 상황을 보고 인도적 차원에서 도운 것입니다. 현재 시리아와 아프리카에는 한 끼 500원에 생존 문제가 달린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이들의 모습은 살려달라는 외침과도 같습니다. 긴급한 것을 보면 거기에 먼저 지원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또 우리가 절박할 때 도움을 받았으니 현재 절박한 이웃을 도와야 하지 않을까요. 이들이 인간의 존엄을 가지고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서로 마땅히 도와야 합니다. 아울러 우리가 우리 안에만 매여 있으면 성장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민족뿐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인간답게 사는 것을 하느님은 바라실 것입니다.


- 한국카리타스가 현재 기아 퇴치 캠페인을 벌이면서 환경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동해안에 있는 간성, 고성에 가보면 고기가 안 잡힌다고 합니다. 왜냐면 해초를 뿌리까지 뽑아 바닷속에 풀이 없어 어류가 알을 낳고 쉴 곳이 없어 일어난 현상입니다. 근본적으로 어류가 살 수 없는 환경을 인간이 만든 것이지요.

하느님은 인간이 먹고 살 만큼 충분히 주셨는데 우리가 욕심을 부리고 있습니다. 더 많이 벌어야 하고 떼돈을 벌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그 이익을 소수가 독점하려고 하지요. 이렇게 되면 몇몇 개인은 잘살지 모르지만 자연은 파괴되고 그로 인한 환경재앙의 피해는 다수에게 돌아갑니다.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에게 맡겼는데 인간이 잘 관리하고 나눠쓰고 감사하며 썼다면 세상이 아름다워졌을 텐데 독점하며 쓰다 보니 자연이 망가졌습니다. 게다가 우리 생활에서도 낭비가 일상이 된 것 같습니다. 언제부턴가 공중목욕탕에 가면 물을 안 쓸 때도 콸콸 틀어 놓고 사람이 없어도 전등을 그냥 켜 놓더군요. 이렇게 낭비되는 것만 줄여도 기후변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되고 굶주리는 사람이 없어지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 한국카리타스가 시리아 난민 지원에 한국 NGO 중 가장 먼저 긴급구호를 실시했습니다. 그 배경은 무엇입니까.

▲ 2012년 시리아 내전이 발생한 후 시리아 난민 지원에 대한 긴급구호 요청이 있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어린이와 여성이 가장 큰 피해를 당합니다. 그래서 인도적 차원에서 긴급 지원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한국의 NGO 중에서 가장 먼저 지원을 했더군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약 14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시리아의 평화를 위한 기도 운동에 함께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하셨지요. 최악의 위기 상황에 있는 시리아 난민을 지원하는 것이 인류의 보편적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2017년에도 한국카리타스는 시리아를 계속 지원할 것입니다.


- 해외원조주일을 맞아 신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 말씀해주십시오.

▲ 한국카리타스가 생기고 나서 첫 번째 후원자가 어린이들이 타는 스프링 말 리어카를 운영하는 형제님이었습니다. 그분은 자신이 어려운 중에도 한국카리타스가 해외원조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른 나라의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라며 첫 번째 후원회원이 되셨습니다. 또 다른 후원회원은 500원이 굶주리는 사람의 한끼 식사가 된다는 이야기에 500원이 생길 때마다 돼지저금통에 모아 10년 넘게 한국카리타스로 보내주고 계십니다. 이런 자발적 후원회원들의 도움과 해외원조주일 2차 헌금에 참여해준 신자들 덕분에 2015년과 2016년에는 90억 원가량의 돈으로 해외의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었습니다. 참여해주신 신자와 후원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설날이 다가오는데 공교롭게 설날 다음 날인 1월 29일이 해외원조주일입니다. 설날 가족들이 모여 세뱃돈, 음식을 나누듯 명절의 나눔이 다른 나라의 이웃들에게도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우리나라 경제가 많이 어렵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신자들의 정성을 모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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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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