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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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리더를 만나다] 7.나경원 아셀라(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장애인법, 생명 존중…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나라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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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법, 생명 존중…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나라 만들기 위해

▲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나경원 의원. 뒤편으로 성모상과 십자고상 등이 보인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기자로서 정치인의 ‘삶과 신앙’을 인터뷰하기가 제일 어렵다. 정치인이 되면 개인과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정치적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 때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폭로와 비방이 난무한다. 진실과 거짓에는 관심이 없다. 어머니로 아내로 신앙인으로 정치인의 진정성은 인정받기 어렵다. 4선의 자유한국당 나경원(아셀라) 의원도 여느 정치인이 그렇듯 많은 굴곡과 부침, 구설에 올랐다. 미모와 장애인 딸이 늘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그는 네 편, 내 편을 가르고 줄을 세우는 정치 현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작은 차이를 큰 차이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은 차이 안에 더 작은 차이를 줄이려고 노력한다. 장애가 있는 딸을 위해 정치를 시작했지만, 딸에게서 영감을 얻고 정치를 배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간의 평가와 구설 뒤에서 말하기 힘든 그만의 정치 인생을 들어본다.  
 

서종빈 기자  binseo@cpbc.co.kr


 

▶사무실에 성모님을 모시고 있으면 다른 생각 못 하시겠어요.

늘 부족한 존재 아닙니까. 자신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그런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정치의 계절이고 혼돈의 계절인데요, 크게 밖으로 활동하는 것보다는 조용히 중심을 잡고 우리나라의 근본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덧셈의 정치를 하겠다고 하셨는데요.

정치는 생계나 직업으로 하는 게 아니고 소명 의식과 애국심으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패거리 정치를 하게 되면 ‘너 아니면 나’ ‘네 편, 내 편’ 이렇게 나누는데요, 국정농단 사건도 결국 패권 정치에서 나왔다고 생각하고요. 끼리끼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부분을 인정하고 거기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대통령이 모든 걸 다 갖는 권력구조이다 보니까 대통령 중심의 패권정치가 생기거든요. 덧셈의 정치는 권력구조 변경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정치하시면서 부침도 많았고 구설에도 많이 오르셨죠

억울한 것도 많은데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해결 방안이 없겠죠. 나 스스로 먼저 반성하자, 이런 마음으로 접하고 있습니다. 정치라는 것이 편을 가르다 보니까 아무래도 없는 것을 만들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닌 일도 큰일인 것처럼 만들기도 하는데요. 스스로 성찰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입니다’ 많이 하죠.


 

▶의원님 검색하면 정치 활동보다 미모 관련 글들이 많은데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속상해요. 젊은 시절 사진들을 많이 올려주시기도 하는데 저는 그런 적이 없는데 수술 전, 수술 후 같은 악의적인 것도 있더라고요. 정치인은 본인 부고 상 외에는 어떤 기사도 좋다고 이야기하는 분도 있는데, 나경원 하면 제가 했던 일들에 대한 평가보다 그런 표피적인 평가가 먼저 나오니까 조금 안타깝습니다.


 

▶보장된 판사의 길을 버리고 왜 정치를 하게 되셨나요.

아이를 키운 경험이 없었으면 사실 쉽게 정치에 오지 않았을 겁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것이 힘없는 사람은 법과 제도가 제대로 안 돼 있으면 길거리에 나가서 외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왜 ‘뗏법’이 있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법과 제도를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법이라는 것이 사회 변화를 담아서 좇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사회 변화를 이끌어 가는 부분도 있는데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국회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따님이 대학을 졸업했으니 이젠 일자리를 고민하시겠어요.

딸은 너무너무 취업하고 싶어해요. 제가 국회에서 장애인 교육이나 일자리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막상 제 딸도 취업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장애인들도 자기가 잘하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거기에 맞는 맞춤형 일자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딸은 드럼을 전공해서 본인은 봉사활동으로 연주해도 좋다고 하고요. 컴퓨터 작업도 제법 하거든요. 선거 때 전화번호, 주소입력 이런 것을 시키니까 매우 잘합니다. 그런데 쉽지 않네요.


 

▶따님을 생각할 때 어머니로서 미안한 점은 없으신가요

우리 딸이 엄마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죠. 작년에도 선거 때 구설이 있었는데 딸이 인터넷을 통해 보니까 속상해서 “엄마, 나는 열심히 했는데…. 내가 어쨌는데?” 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어떻게 보면 장애인 딸을 데리고 나오는 것 자체가 화제가 되는 것이 아직도 장애인이 당당하지 못한 사회인 것이죠. 장애인 딸을 보여주는 것 자체를 나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쟤 정치 때문에 그래”라고 하는데요, 아직은 성숙하지 않은 사회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 같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법과 제도개선 부분에서 좀 이룬 성과가 있나요.

장애인 관련 첫 법안 발의는 조기 발견, 조기 치료에 관한 것이었어요. 장애인 차별금지법이나 장애인 특수교육 관련 법안을 개정할 때 늘 동참했고 최근에는 장애인 문화예술지원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습니다. 또 장애인 관련 예산이 편성되고 증액될 수 있도록 역할을 했습니다. 행사로는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개최가 보람이었습니다.


▲ 2016년 10월 열린 나프로테크놀로지 임신법을 주제로 한 국회생명존중포럼에 참석한 나경원(오른쪽에서 두 번째) 의원. 나 의원은 국회생명존중포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국회 생명존중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계시는데요.

추기경님께서 관심을 가지셔서 맡게 됐어요(웃음). 사실 과학기술과 산업사회 진전 과정에서 나타난 생명 경시가 근본과 충돌되는 부분이 있어서 생명존중포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또 제가 저출산고령화대책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난임 치료에 효과적인 나프로테크놀로지 임신법에 대한 정부의 지원 등을 저희가 검토하고 보건복지부와 준비하고 있습니다. 큰 가치에서부터 아주 작은 일까지 챙기고 있습니다.


 

▶20대 국회에서 하시고 싶은 일이 있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갈등을 넘어 미래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개헌 문제라고 봅니다. 먹고 사는 문제도 시급히 해결돼야 하는데 성장 동력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다행히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데, 4차 혁명은 어떤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환경과 제도를 만들어주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20대 국회는 이런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저출산이라고 생각하는데, 작년에 40만 6000명이 태어났어요. 최저 출생아 수입니다. 결혼을 빨리할 수 있고 아이를 빨리 낳아 쉽게 키울 수 있는 문화로 바꾸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국민통합을 위해 어떤 해법을 갖고 계신가요.

정치하다 보니까 작은 차이를 큰 차이로 만들어야 정치를 잘하는 것처럼 생각해요. 그래야 논쟁이 커지고 이슈에 대해 우위에 선 것 같고요. 뭔가 판가름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All or Nothing’의 권력구조에서 권력을 분점하는 쪽으로 바뀌면 작은 차이를 큰 차이로 만들지 않고 작은 차이 안에 더 작은 차이를 줄여가는 노력을 진정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번에 사태를 보면서 대통령 리더십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게 열린 소통의 리더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폐쇄적인 리더십은 결국 끼리끼리 문화도 만들게 되고요, 널리 의견을 구하고 힘을 빌리는 것에 실패하게 됩니다. 또 중요한 것은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인데, 법치가 되지 않으면 선진 민주국가가 될 수 없다고 봅니다.


 

▶정치하는 분들도 열린 소통의 자세로 국민과 함께해야 하는데요.

정치인은 말하는 직업이 돼서는 안 되고 듣는 직업이 돼야 합니다. 제가 판사로 근무하다가 정치인이 되니까 처음에 걱정되더라고요. 판사는 사람을 많이 만나면 안 되거든요. 정치인은 사람 만나는 게 직업이어서 저녁을 세 번 먹을 때도 있고 세 번 모두 굶을 때도 있어요. 집에 가서 라면 끓여 먹은 적도 있습니다. 재판은 돈과 명예 때문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게 하면 돈하고 상관없이 소송이 끝납니다. 물론 돈이 정말 중요한 사람은 1원까지 잘 계산해 줘야 화해가 되죠. 정치도 같더라고요. 국민 목소리를 잘 듣고 이를 소신 있게 잘 담아내야 한다고 봅니다.


 

▶신앙생활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결혼하고 세례를 받았어요. 어렸을 때도 성당에 다녔는데 아버님께서 굉장히 엄격하셔서 여자는 시집가면 시댁의 종교를 따라야 하니까 종교를 갖지 못하게 하셨거든요. 굉장히 무서웠는데 마침 시댁이 가톨릭이라서 결혼하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아버지 모든 사람이 하나 되게 해주십시오’라는 성경 구절을 좋아합니다.


 

▶집에서는 어떤 아내이신가요.

남편에게는 잘해 주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집에 들어갔는데 아이가 안 자고 있으면 “엄마랑 뭐 하자”라면서 살살 꾀지요. TV 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미안하니까 남편과 아이가 TV 볼 때 옆에 앉아서 같이 봐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가족이 함께하는 일이 하나 생겼습니다. 딸이 성인이 되니까 은근히 술 마시는 것을 즐기는 거예요. 그래서 토요일 저녁이면 가족이 모여서 맥주나 와인을 한 잔씩 합니다. 가족에 대한 어떤 미안함을 푸는 방법이죠.


 

▶신자들이 나경원 의원을 어떻게 기억해 주길 바라시나요.

그냥 가톨릭 신자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하느님께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장애인 인식개선 운동을 하는데요, 블루캠페인(Beautiful Language Use will Echo)이라고. 장애인들에게 바른말을 쓰면 세상에 울림을 준다는 뜻입니다. 발달 장애인에게 반말하지 마세요. 장애인이라고 부르고 장애우라고 부르지 말아 주세요. 장애우라고 하면 비주체적이고 의존적인 존재라는 전제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약속들을 하자는 것입니다.


 

▶좌절하고 있는 젊은이들한테 꿈과 희망의 메시지 부탁합니다.

정말 너무 죄송하죠. 젊은이들의 분노를 몇 푼의 돈으로 달래려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고,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들이 다시 희망을 품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자체가 튼튼해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희망과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사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방송 시각

TV : 28일 오후 7시, 3월 1일 오후 11시, 3월 2일 오전 8시

라디오 : 25일 오전 7시


 

블루캠페인 (Beautiful Language Use Will Echo)

장애인 비하 용어와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 바르게 쓰기 운동

 
슈퍼블루 다섯 가지 약속
 

1. 장애인의 반대말은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입니다
 

2. 장애는 ‘앓는’ 것이 아니라 ‘갖고 있는’ 것입니다
 

3.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을 땐 상대가 원하는지 먼저 물어보세요
 

4. 지적ㆍ자폐성 장애인에게 반말하지 말아 주세요
 

5. 장애우가 아니라 장애인이라고 불러 주세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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