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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여름기획/ 외딴곳으로 가서 쉬자] 충북 제천 ‘두메꽃 피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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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외딴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셨다.”(루카 5,16)

날이 점점 더워지면서 여름 휴가를 계획하는 때다.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여름 휴가. 하지만 바다와 계곡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휴가지는 언제나 그렇듯 번잡하고, 쉬기보다는 스트레스를 받고 오는 일이 허다하다.

올 여름 휴가는 그동안 우리가 잘 찾지 못했던 깊은 산 속에 자리한 피정의 집에서 보내는 것은 어떨까? 지리산에서부터 설악산까지,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백두대간 깊은 산. 그 속엔 인적이 드물어, 조용히 자연과 함께하며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는 피정의 집들이 많다. 틀에 박힌 피정 프로그램에서도 벗어나 맘껏 쉬고 기도하며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깊은 산속 피정의 집을 소개한다.


■ 충북 제천 ‘두메꽃 피정의 집’

신약의 시대,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와 만나고 그 가르침을 얻기 위해 산을 찾았다. 예수를 찾아 산으로 향한 이들은 성경시대 사람들만이 아니다. 우리 신앙선조들도 예수를 찾기 위해, 또 그 가르침을 지키기 위해 산으로 산으로 모여들었다. 원주교구 배론성지(주임 최종복 신부) 두메꽃 피정의 집은 박해를 피해 이곳을 찾은 신앙선조처럼, ‘세속의 박해’를 피해 피정(避靜)에 잠길 수 있는 공간이다.

충북 제천 구학산 자락, 산세가 높은 만큼 계곡이 깊어 그 형상이 배 밑바닥 같다는 의미로 배론이라 불린 곳. 신앙선조들은 이곳에서 옹기를 굽고, 한국교회 최초의 신학당을 세웠다. 황사영이 백서를 쓰고, 최양업 신부가 묻힌 곳. 마침내 박해의 칼날이 휘몰아쳤지만, 신자들이 다시 모여 공소를 이룬 곳. 이곳 성지에는 예수를 따르고 믿음을 지켜낸 신앙선조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두메꽃 피정의 집은 이렇듯 신앙선조의 영성을 흠뻑 느낄 수 있는 배론성지에 자리하고 있다. 성지 입구에서 대형 주차장 옆의 산길을 따라 200m 정도 거리의 언덕을 오르면 피정의 집이 보인다. 1인실 2개, 2인실 3개로 규모가 작은 이 피정의 집은 개인이나 가족, 소규모 공동체 단위 피정에 안성맞춤이다. 지하에는 감실이 있는 경당이 있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성체조배를 할 수 있다.

피정의 집이 준비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은 없다. 피정자가 자유롭게 쉬면서 기도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다만 피정의 집 바로 옆에 자리한 도미니코회 천주의모친봉쇄수도원 성당에서 수도자들이 봉헌하는 미사와 성무일도에 피정자들도 함께할 수 있다. 평일에는 오전 6시15분, 주일에는 오전 7시 봉헌되는 미사 전후에는 고해성사가 가능하고, 사전에 신청하면 수도원을 담당하는 사제와도 면담할 수 있다.

피정의 집은 자연에 둘러싸인 아담한 공간에, 신앙선조와 수도자들의 영성을 느낄 수 있어 작가들도 자주 머물다 가는 곳이다. 2013년 선종한 고(故) 최인호(베드로·1945~2013) 작가도 피정의 집에 머물곤 했는데, 그의 저서 「인생」에 이 피정의 집에서 한 묵상을 담기도 했다.

성지가 가깝기 때문에 피정의 집에서 도보로 성지를 순례하는 데도 무리가 없다. 10㎞ 이내에는 100년이 넘는 시간을 간직한 용소막성당, 남종삼(요한) 성인의 부친인 순교자 남상교(아우구스티노)의 유택지 등도 있어 강원도 지역 신앙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다.

제천의 대표적인 피서지 ‘탁사정’도 피정의 집에서 3㎞가량 떨어진 곳에 있어 피정 후에 피서를 즐길 수도 있다.

주소: 충청북도 제천시 봉양읍 배론성지5길 43
찾아가는 법: 제천직행버스터미널에서 원주행 직행버스를 타고 ‘탁사정’에 내린 후, 3㎞ 정도 걸으면 된다.

※문의 043-651-7523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7-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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