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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새 「로마 미사 경본」, 무엇이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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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는 교회의 공적 기도다. 따라서 전례서에는 교회의 공적 기도 내용과 절차 등을 담아내며, ‘사도좌의 권위로 반포’한다.

특히 미사는 모든 공적 기도와 신앙생활의 중심이 된다. 그만큼 「미사 경본」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중요한 전례서다. 또한 경본의 단어 하나하나는 매우 신학적인 의미를 드러낸다.

우리가 주일과 매일 미사 때마다 사용하는 ‘미사 전례서는’ 기도문을 담고 있는 「로마 미사 경본」과 「미사 독서」, 「미사 성가」로 구성된다. 이번 특집에서는 새로 번역, 발간된 우리말 「로마 미사 경본」의 특징과 변화된 내용 등에 관해 짚어본다.


■ 로마 미사 경본

전 세계 곳곳에서는 서로 다른 언어로 미사가 봉헌된다. 하지만 신자들은 어느 성당 미사 미사에 참례하더라도 같은 구조와 내용의 미사를 드릴 수 있다. 미사 기도문과 독서는 교회 달력인 전례력과 교황청이 정한 기도문, 독서 목록 등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이다.

「로마 미사 경본」이라고 부르는 책은 이렇게 각 전례일에 따른 미사의 고유 전례문들을 수록하고 있다.

각국 주교회의는 라틴어로 발행된 미사 경본 원본을 모국어로 번역, 출판해 각 지역교회의 공식 미사 경본으로 사용한다. 이 미사 경본에는 각 지역교회의 상황을 반영한 적응 지침과, 고유 전례일, 전례일 등급 변경도 사도좌의 추인을 받아 함께 싣는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전례 개혁을 통해 1970년, 「로마 미사 경본」 첫 번째 판이 반포됐다. 이 미사 경본 덕분에 각국 민족들은 동일한 전례를 자신의 모국어로도 거행할 수 있게 됐다.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로마 미사 경본」 발행 5년 뒤엔 첫 번째 판을 보완한 ‘제2표준판’을 반포했다. 이어 2002년에는 ‘제3표준판’을 내놓았다. 이 판은 각 지역교회가 미사 경본을 각국 언어로 번역, 적용하면서 낸 의견들을 반영해 만들었다. 2008년에는 제3표준판을 수정, 보충한 ‘제3표준 수정판’을 반포했다.

주교회의는 교황청 경신성사성이 「로마 미사 경본」 제3표준판과 그 수정판을 발행함에 따라, 그동안 해온 개정 작업을 거듭 보완하고 수정해 새로운 우리말 경본을 선보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발행한 우리말 「로마 미사 경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 중 하나론 악보를 꼽을 수 있다. 새 미사 경본에는 미사 전례문을 노래로 바칠 수 있는 그레고리오 악보를 다듬어 실었다. 라틴어판에는 4선 악보 가락으로 실려 있지만, 우리말 「로마 미사 경본」에는 사제와 신자들이 보다 쉽게 노래할 수 있도록 5선 악보로 편곡해 담았다.

우리말 「로마 미사 경본」 번역은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번역 전담자와 총무가 맡아 초안을 작성했으며, 전례서 독회팀이 본문을 대조하며 우리말을 다듬고 수정안을 마련했다. 최종 감수는 전례위 위원들이 공동으로 했다.

주교회의는 수십 년 동안 번역작업과 독회를 하면서 기도문을 확정하고, 이를 「매일미사」와 「매일미사 고유 기도문」에 계속 반영해 적응 시험을 해왔다. 덕분에 신자들은 새 미사 경본에서 크게 바뀐 부분을 체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울러 새 미사 경본이 발행되기 전까지 편의를 위해 만들어온 「매일미사 고유 기도문」은 더 이상 발간하지 않는다.


■ 한국 고유의 전례력과 미사 통상문 변경

우리말 「로마 미사 경본」에는 한국 고유의 전례문도 수록했다. 라틴어판 원본에는 없지만 한국 교구들에서 봉헌하는 신심 또는 기원미사를 위해 한국 주교회의가 마련하고 사도좌의 추인을 받은 전례문이다. 예를 들어 설과 추석, ‘민족의 화해와 일치’, 회갑이나 고희 등에는 기원 미사를 봉헌하고, 한국 고유 전례문을 사용한다. 하지만 설 명절이 사순시기 주일이나 재의 수요일과 겹치면 한국 고유 전례문이 아니라 보편 전례력에 따른 미사 전례문으로 미사를 봉헌해야 한다.

전례일의 명칭은 교황청 경신성사성의 요청에 따라 라틴어 본문에 가장 충실하게 수정했다.

이에 따라 예수 성탄과 부활 대축일은 ‘주님 성탄 대축일’과 ‘주님 부활 대축일’로 변경했다. 또 수식어를 살려 ‘그리스도 왕 대축일’은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위령의 날’은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로 수정했다. 동정 마리아 앞에 붙는 형용사 표현도 ‘복되신’을 넣어 수정했다. 3월 19일 ‘한국 교회의 공동 수호자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에서는 ‘한국 교회의 공동 수호자’라는 명칭은 삭제하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로 수정했다.

10월 1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와 12월 3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전례일의 등급을 ‘기념일’로 바꿔 정리했다.

미사 통상문 인사들도 라틴어 본문에 좀 더 충실하게 바꿨다.

예를 들어 “사랑을 베푸시는 하느님 아버지와, 은총을 내리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시는 성령께서 여러분과 함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로 수정됐다. 교황청 경신성사성의 결정에 따라 신자들의 응답은 “또한 사제와 함께”에서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로 바뀌었다. 감사 기도에서 주님의 말씀 가운데 “모든 이를 위하여”는 “많은 이를 위하여”로 수정했다.

주교회의 결정에 따라 영성체 전 사제의 말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앞에는 “보라”를 넣고, 신자들의 응답은 “…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로 수정했다.

한편 미사의 허용과 금지는 전례문 사용에 관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장례미사 금지’라는 것은 죽은 이를 위한 미사 전례문을 사용하지 말라는 의미로, 미사 때 죽은 이를 위한 지향을 두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따라서 장례미사가 금지된 날에는 전례력에 따라 그날 전례문으로 미사를 봉헌하지만, 권고와 강론, 보편지향기도 등을 통해 죽은 이를 기억하고 미사 때 적절하게 장례 예식을 거행할 수 있다.

■ 미사 독서와 복음집

「미사 독서」는 교황청이 정한 미사 독서 목록과 한국교회 고유의 미사 지향에 따른 독서와 복음, 화답송과 복음 환호송을 집대성한 책이다.

주교회의가 사도좌 추인을 받아 공식 한국어판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교회의는 전례 시기와 미사 지향에 따라 전체 본문을 분류해 총 4권으로 「미사 독서」를 펴냈다. 그 전에는 한국교회의 사목적 편의를 위해 1978년에 「미사 독서」를, 1996년에 「미사 전례 성서」를 발행한 바 있다.

「미사 독서」의 독서와 복음 본문은 한국 천주교 공용 「성경」 본문을 따라 제작했다. 화답송 등에 쓰이는 성경의 시편은 지난 2008년 주교회의 총회 승인을 받은 전례 시편을 따랐다.

「복음집」은 미사 독서 중에서 복음만을 모아 복음서 각 권과 장절을 순서대로 엮은 책이다. 주교회의는 행렬이나 장엄 전례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복음집을 발행했다. 따라서 평일 복음을 제외하고 주일과 대축일 등의 복음만 싣고 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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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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