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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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2018 복음의 기쁨으로] 7. 피할 수 없는 고령화, 교회 해법은 (하)

복음의 꽃 활짝 피는 노년… 영적 여정의 황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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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교구 공항동본당 주임 이동익 신부가 사제관에서 어르신들과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나이가 들면 혼자 무료한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본당에서 열린 가족캠프에 참가했는데 젊은 사람들과 즐겁게 게임도 하면서 적적함을 잊었네요.”(진정순 마리아, 81, 춘천교구 만촌본당)

“젊은 사람들이 나이 든 사람들을 안 좋아한다는 건 사회에서만 아니라 성당에서도 느낍니다.”(이영자 마리아, 71, 서울대교구 신천동본당)

노인들이 겪는 외로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사회와 교회에서 똑같이 외로움을 느낀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7 노인 실태’ 조사를 보면, 한국 노인의 모습을 알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외로움’이다.



고민 터놓을 친구 1.4명

노인의 97.1는 자녀가 있으며, 형제ㆍ자매가 있는 노인은 84.7였다. 손자녀가 있는 노인은 91.3였다. 각각 평균 수는 자녀가 3.1명, 손자녀는 3.4명, 형제ㆍ자매는 4.9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이 평균 수에 비해 가깝게 지내는 가까운 친인척이나, 친구ㆍ이웃이 있는 비율은 낮다. ‘가까운 친인척이 있다’고 응답한 노인은 46.2, 평균 0.8명이었다. 이 결과를 종합하면, 우리나라 노인은 3.1명의 자녀와 4.9명의 손자녀를 두고 있으며, 살아 있는 형제와 자매는 3.4명인데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척은 0.8명이며, 친한 친구와 이웃은 1.4명이다.

노인의 우울척도를 보면, 전체 노인의 21.1는 우울증상을 지니고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저학력일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우울증상이 증가하는 경향으로 나타났다. 이 노인 실태 조사는 지난해 65세 이상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직접 면접조사를 통해 진행했다.



고령화 교회의 사목적 배려

교회가 사회보다 빠르게 고령화됨에 따라, 교회도 어르신 신자들의 욕구에 더 귀 기울여 사목적으로 배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 본당에서 차량을 지원해주고,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미사 참여에 어려움이 있는 어르신을 위해 성전에 보청기 석을 마련할 수도 있다. 몸이 불편한 홀몸 어르신 집에 도배를 해주거나 가전제품을 수리해주는 방법 등 다양하다.

노인들은 ‘노인만을 위한 노인사목 활동’에서 또 외롭다. 본당의 전 구성원이 함께할 수 있는 단체 활동이나 프로그램은 노인들의 고립 문제를 해소해주고 외로움도 달래준다.

서울대교구 노인사목부(대표담당 유승록 신부)는 이같이 고령자들에게 친화적인 본당의 사례를 각 지구 대표 본당을 통해 모으고 있다. 본당별로 사례를 수집해, 고령자 친화적 본당을 위한 매뉴얼을 작성해 본당에 배포할 계획이다.

한국 교회는 교구별로 노인대학을 설치해 영성ㆍ정서적 지원을 하고, 노인복지시설을 통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과 양질의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본당 안에서 노인사목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문화 프로그램이나 문화센터 및 복지관의 취미 활동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본당의 문화사목 프로그램은 지역 노인들을 품는 선교의 의미도 갖지만, 노인 신자들에게는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대구대교구 가정복음화국 차장 마진우 신부는 “교회에서 이뤄지는 노인사목의 방향은 단순히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위해 그 시간을 메꿔 주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기보다 진정한 ‘복음화’로 노인들을 끌어갈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년기, 신앙의 결실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늙는 것은 두렵다. 늙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서울대교구 신천동본당에서 시니어합창단 ‘그린성가대’를 이끌고 있는 이영자(마리아, 71) 단장은 “요즘 60대는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70ㆍ80대와 어울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신앙을 가진 노인들도 일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늙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 단장은 “노년기는 신앙의 결실을 볼 수 있고, 손자 손녀들에게 신앙을 전수해 줄 수 있는 시기이지만 노인들은 젊은 세대와의 단절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노인들이 신앙 안에서 늙음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교육과 함께 본당 공동체 안에서 젊은 세대와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마진우 신부는 “현대 사회는 노인을 기운이 다 빠져버린 쓸모없는 존재처럼 간주하는 게 사실”이라며, “노인 시기는 영적으로 신앙에서 꽃을 가장 활짝 피울 수 있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르신들이 진정으로 복음화되고 일상에서 그 복음을 살아가기 시작하면 그분들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영원한 생명을 기다리며 행복해지게 될 것”이라며 “행복한 어르신들은 자신들이 기쁘게 체험하는 신앙을 다음 세대들에게 자연스럽게 전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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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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