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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순교자 피는 그리스도인의 씨앗 / 박상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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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저 강아지 이름이 뭐에요?”

“응, 저 작은 강아지는 별이라고 부르고, 노란색 큰 개는 멜리라고 부르면 돼!”

“신부님, 그럼 저 강아지는 안 물어요?”

‘무섭다’라는 표현이 맞을 만큼 무더운 올 여름에도 1000명이 넘는 청소년, 청년들이 어농성지를 찾아왔습니다. 어농성지에서 함께 찬양을 하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물놀이를 즐겼습니다. 묵주기도도 직접 만든 묵주를 손에 쥐고 바칩니다. 불볕더위도, 갑자기 쏟아지는 엄청난 소나기도 아이들의 열정을 억누르지 못합니다. 성지에서 만난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다 예뻐 보이기만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20년 전, 조선에 최초의 선교사제를 영입하기 위해 대단히 수고하신 조선의 밀사 ‘윤유일 바오로’와 16위의 순교복자를 모시고 있는 어농성지의 여름은 활력이 넘칩니다. 을묘박해와 신유박해 때 순교하신 17위의 순교자들은 청소년, 청년 시기에 하느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그래서 어농성지는 ‘청소년 성지’로 지정되었습니다. 청소년, 청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돌아가신 순교자들 한 방울 한 방울의 피가 이 땅에 떨어져 뿌리내렸고,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수많은 청소년, 청년 그리스도인들이 성지에 와서 하느님을 향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순교자들의 희생과 하느님의 무한하신 자비의 결과입니다.

도시에서 바쁘게 생활하던 청소년, 청년들이 성지에 와서 가장 먼저 별이와 멜리를 보고 행복해 합니다. 이제 세상에 태어난 지 두 달이 된 진돗개 ‘별이’는 당연히 귀여울 수밖에 없습니다. 온순한 성격의 골든리트리버 ‘멜리’도 아파트와 도시에서 쉽게 키울 수 없는 예쁜 개입니다. 아이들은 이 친구들을 쓰다듬고 자신이 먹을 간식을 가져다주고 시원한 물을 떠줍니다. 동물이지만 사랑의 마음으로 별이와 멜리를 대합니다.

아이들이 어농성지에서 가장 놀라는 것 중 하나는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순간입니다. 어농성지에는 정말 많은 별이 보입니다. 밤에 성당에서 찬양기도를 하고 간식을 먹으러 이동하면서 거의 모든 아이들이 수없이 많은 별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와! 별 대박 많다” “야! 하늘 ‘개’예쁘다” “헐! 대~에~박” 밤에 아이들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감탄의 표현들입니다.

순교복자님들은 21세기에 청소년, 청년들이 성지에서 행복한 찬양캠프에 참여하게 될 미래를 예상하셨을까요? 저는 ‘순교자들의 피는 그리스도인의 씨앗’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며 성지에서 행복한 매일을 살고 있습니다.

이 땅의 모든 청소년, 청년 여러분! 위대한 순교자들의 모범을 본받아 더욱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기도하고, 행복을 찾아 노력합시다.


박상호 신부 (어농성지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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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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