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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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 신심’ 드높이며 ‘성모 신심’ 중심지로 도약

감곡매괴성모순례지 100차 ‘성체현양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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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봉훈 주교가 매산 정상 대형 십자가 아래에서 산상 성체강복을 하고 있다.

▲ 장봉훈 주교가 감곡매괴성모순례지 성모광장을 축복하고 있다.

▲ 흰옷을 입은 소녀들이 오색 꽃잎을 뿌리는 가운데 성체 행렬이 솔가지 성문을 지나 톱밥길로 들어서고 있다.



감곡매괴성모순례지 ‘성체현양대회’가 100차를 맞았다는 것은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우선 그리스도 현존의 가장 확실한 표징으로서 성체에 대한 경배를 공적으로 선포하는 성체대회를 무려 105년 동안 지속해왔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다. 일제 강점기와 6ㆍ25 전쟁으로 다섯 차례 중단된 것을 제외하고 성체대회를 거르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성체 신심의 중요성을 공동체가 잊지 않았다는 뜻이다.

나아가 성체에 대한 올바른 신심을 바탕으로 한 성모 신심 또한 계속 이어져 2006년 수원교구 남양성모성지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성모 순례지’로 선포됐고, 이번에 루르드성지 성모동굴과 같은 형태의 성모동굴을 조성함으로써 성모 순례지로서 위상을 드높이게 됐다는 점도 또 다른 의미다.

올해로 본당 설립 122주년을 맞는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은 이로써 ‘성체 신심’과 ‘성모 신심’의 못자리이자 중심지로서도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됐다. 다음은 이번 100차 성체대회의 의미와 이모저모, 발자취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추진된 성모광장 조성 사업에 대한 내용이다.





1943년. 일제는 충북 음성군 감곡면 성당길(왕장리) 매산, 장미의 언덕에 신사를 지으려 한다.

이에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 초대 주임 임 가밀로 신부와 본당 공동체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 기도를 바쳤다.

“공사를 중단하게 해주시면 이곳을 성모님께 봉헌하겠습니다.”

기도 덕분인지 기상이변이 잇따르고 야생동물이 출몰하면서 공사는 중단됐고, 2년 뒤 해방되면서 신사 건축은 완전히 무산됐다.

감곡본당 공동체는 이를 기억하며 1955년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을 기해 매산 언덕을 성모광장으로 봉헌했다.

이 뜻깊은 성모광장에서 4일 제100차 감곡성체현양대회가 거행됐다. 1부 성모동굴 축복 및 경축 미사를 시작으로 2부 매산 성체 행렬과 산상 강복, 3부 대성전에서의 성체강복 차례였다.

먼저 성모동굴 축복 예식이 거행됐다. 성모동굴 축복식은 성모광장 조성 사업의 첫 번째 결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400만 명의 순례자가 찾는 루르드성지의 성모 발현 동굴인 마사비엘과 같은 형태, 같은 크기로 조성했다. 감곡본당 초대 주임 임 가밀로 신부의 고향이 루르드성지에서 불과 16㎞밖에 떨어지지 않은 타르브교구 비에유-아되르 지방이어서 루르드성지와 인연이 적지 않은 데다 임 가밀로 신부가 생전에 매괴성모 순례지에 성모동굴 조성을 꿈꿨던 사실을 되살려 조성이 이뤄졌다.

축복 예식에 이어 100차 성체현양대회 경축 미사가 봉헌됐다.

미사에서 장봉훈 주교는 “성체대회가 열려온 성모광장은 긴 세월 동안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전능, 하느님의 구원 활동이 성모님의 전구를 통해 끊임없이 드러난 은총의 자리이자 역사 현장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 뜻깊은 자리에 성모동굴을 봉헌하게 돼 가슴이 벅차다”며 “감곡 성체현양대회를 통해 사랑의 삶을 살아가길 하느님 앞에 다짐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사 직후 장 주교는 소백의를 입은 소녀들이 오색 꽃잎을 뿌리는 가운데 성체를 모시고 매산에 올랐다. 사제들이 번갈아가며 성체를 모시고 매산이 오르자 장 주교는 매산 정상 15m 높이 십자가 아래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며 산상 성체강복을 했다.

성체 행렬을 지어 산에서 내려온 장 주교는 솔가지 성문과 형형색색의 톱밥으로 장식된 길을 지나 대성전에 들어가 성체 찬미가를 부르고 기도를 바친 뒤, 묵상을 하고 다시 성체강복을 했다.

성체강복 뒤 신자들은 점심을 먹고 가밀로 영성의 집 1층 중정에서 감곡매괴성모순례지 공동체가 걸어온 복음화 여정 122년을 보여주는 사진 50점을 돌아봤다.

길병석(베드로) 청주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은 “국내 첫 성체 현양이 청주교구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에 새삼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면서도 “그렇게 역사가 깊은 성체 현양이나 조배를 평소에는 소홀히 하고 등한시한 것 같아 자책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대회가 앞으로 평신도들이 성체 신심의 중요성을 더욱더 깨닫고 고양하는 계기가 됐으면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이번 100차 성체현양대회를 계기로 지난 4월 시작된 성모광장 조성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기존 1322.31㎡(400평) 규모였던 성모광장은 이번에 광장 진입로에 있던 계곡에 지하 건축물을 세우고 옥상을 광장으로 조성해 2809.92㎡(850평)으로 넓어졌다. 전체 건축면적이 1487.64㎡(558.91평)인 지하 건축물은 경당과 다목적실(지하 1층), 5개의 회합실(지하 2층), 창고(지하 3층)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45억 원을 투입해 늦어도 내년 2월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광장 진입로에 있던 교구 예비신학생들의 숙소인 양업관도 (주)코리아 A.I.(대표 박경훈 요셉)의 도움으로 내면을 성찰하기 위한 소울 스테이(Soul Stay) 공간으로 리모델링, ‘매괴쉼터’로 거듭났다. 1896년 감곡(당시 장호원, 1960년 개칭)본당에 부임, 1947년 노환으로 선종하기까지 50년간 성체ㆍ성모 신심을 두 축으로 공동체를 이끈 임 가밀로 신부의 기도와 사목활동이 열매를 맺고 있는 셈이다.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 주임 이범현 신부는 “성모동굴을 재현하게 된 건 100차 성체현양대회를 맞아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은총, 성모님께서 베푸신 은혜에 대한 감사의 의미가 담겼다”며 “살면서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찾아와 기도하면 필요한 은혜를 받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장광동 명예기자 jang@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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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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