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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교회 주교좌 성 니콜라스 대성당 축성 50주년 맞아 방한한 동방 정교회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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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는 한국을 방문해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며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세상에 전하는 데 앞장섰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강원 접경지역을 방문해 6·25 전쟁으로 인한 상흔을 눈으로 확인했으며, 교회 일치를 위해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과 환영 오찬을 가졌다. 특히 12월 7일에는 국제 환경 심포지엄에 참석해 생태 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당시부터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에게 환경 보존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리는 환경을 위해 큰 노력을 하지만, 생태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많이 부족합니다.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파괴하는 모든 행위는 하느님을 거스르는 행위입니다. 불행하게도 인간으로서 우리는 피조물을 소유물인 것처럼 취급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가로 유명해 ‘녹색 총대주교’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는 12월 4일 한국정교회 대교구청 주교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생태 위기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내비치며, 하느님이 창조하신 생태계를 보전해야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는 지난해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도 “대응을 함께 하지 않는다면, 책임을 함께 하지 않는다면, 실천을 우선시 하지 않는다면, 생태적 위기라는 난제에 대한 진지하고 지속적인 결의는 불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공동성명에는 현재의 생태 위기와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공동으로 책임의식을 갖고 연대와 봉사를 통해 위기를 헤쳐 나갈 것을 다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총대주교는 기자회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여덟 차례 만났을 정도로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다”며 “교황은 인간적으로도 겸손하고 사랑이 많은 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환경 보전’이라는 같은 관심사를 갖고 다양한 활동을 같이 하고 있다. 교황이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발표할 때 특사를 보내 환영하기도 했다.

그는 피조물을 보살피기 위한 방법으로 ‘감사하는 영성’(eucharistic spirit)과 ‘금욕적 기풍’(ascetic ethos)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사하는 영성’은 말 그대로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된 세상을 개인 소유나 재산이 아니라 거룩한 선물로 받아들이며, 존중해야한다는 것이다. ‘금욕적 기풍’은 검소함과 소박함, 자기 절제와 자기 통제를 통해 피조물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소명을 의미한다.

아울러 하느님의 모든 살아있는 창조물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특히 “미래 세대에 더 좋고 밝은 세상을 전달해주는 것은 우리 세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더 좋은 세상은 전락(轉落)과 폭력이 없는 세상, 관대함과 동정심이 있는 세상을 말한다.

한국에 대해서는 “최근 한국에서도 재활용 문제에 신경을 쓰는 등 환경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것으로 들었다”며 “환경에 큰 관심을 가진 모습에 감사드리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교황과 뜻을 같이했다. 교황의 방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도 전했다. 또 평화와 통일을 향한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하며, 임기 중 그 결실을 맺을 수 있기 바란다는 뜻도 내비쳤다.

“한국 정교회뿐 아니라 세계 정교회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항상 기도합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극히 드물게 분단된 나라입니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은 한국 통일의 미래를 밝게 하는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정상이 다시 만나 화해와 통일을 위해 한 발 더 나아간 만남을 하길 기원합니다.”

8일 강원 접경지역을 방문해 평화전망대와 함께 노동당사, 월정리역의 녹슨 철길 등을 둘러본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해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오길 바란다”며 “아픈 역사로 끊어진 철길이 다시 이어져 남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가톨릭교회와 정교회

가톨릭교회와 정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의 뿌리가 같다. 10세기까지는 함께 공의회에 참여해 신앙에 대해 논의하고 결정도 내렸다. 원래 하나였던 그리스도교는 로마 서쪽의 서방교회(로마)와 동쪽의 동방교회(콘스탄티노폴리스)로 나뉘어져 서로 교세를 확장해나갔다.

하지만 교리나 신앙생활에 대해 의견대립이 점차 심화되면서 교회는 갈라지게 됐다. 또 로마와 콘스탄티노폴리스교회는 처음부터 이질적 요소가 많았다. 로마교회는 라틴어를,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중심으로 한 동방교회는 그리스어를 쓰는 등 전례 언어가 달랐고, 제도나 관습도 많이 달라 종종 마찰을 빚었다. 또 이전부터 교황의 ‘모든 주교들 중 첫째 권한’(수위권)에 대한 해석에 있어 논쟁이 있었다.

또 신학적으로는 필리오퀘(Filioque, ‘아들로부터’) 논쟁이 있었다. 로마교회는 성령이 성부뿐만 아니라 성자로부터도 나온다고 믿었지만 동방교회는 오직 성부로부터만 나온다고 주장했다. 성찬례 빵에 누룩을 넣는 문제 등을 둘러싸고도 크고 작은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1054년, 로마의 교황과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총대주교가 서로 파문하면서 동서교회는 결정적으로 분리됐다. 동방교회는 자신들이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정통 신앙을 지닌다는 뜻에서 스스로를 정교회(正敎會)라고 부른다.

기본 교의와 성사들에 대해서는 가톨릭교회와 공통점이 많지만 구체적으로 몇몇 부분이 다르다. 정교회는 세례 때 온몸을 물로 적시는 침례를 하고, 유아도 성체성혈을 영해준다. 또 정교회에서 성체로 축성하는 ‘프로스포라’(Prosphore)는 가톨릭교회와 달리 누룩이 들어간 빵이다. 정교회의 성직자는 수도지원자를 제외하고는 결혼을 할 수 있으며, 주교직은 독신 사제 중에서만 선출한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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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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