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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말기 암환자 위한 삶의 마지막 거처

제주도 ‘성 이시돌 복지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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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이시돌 복지의원 환자들과 담당 수녀가 정원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성 이시돌 복지의원 제공



병을 가진 사람들과 가족들의 가장 큰 바람은 회복이다. 하지만 약을 먹어도, 장비를 사용해도 치료할 수 없는 때가 오기도 한다. ‘완치 불가’라는 벽에 부딪힌 말기 암환자의 경우가 그렇다. 이런 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이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이들의 마지막 시간을 고통 대신 사랑으로 채워준다. 인위적으로 삶을 연장하거나 단축하지 않고 병의 고통을 덜어주며 인간답게 생을 마무리하도록 돕는 돌봄이다.

하지만 모든 말기 암 환자가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받는 것은 아니다. 지역마다 시설 상황이 다르고, 비용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주에는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무료로 지원하는 병원이 있다. 임피제(Patrick J.McGlinchey, 1928~2018) 신부가 설립한 ‘성 이시돌 복지의원’이다.

호스피스 병동은 임 신부의 마지막 사업이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할 권리마저 포기해야 하는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고자 한 것이다. 임 신부는 도민을 위한 호스피스 병동이 되도록 힘을 쏟다가 자신 또한 지난해 4월 성 이시돌 복지의원에서 90세 일기를 마무리하고 눈을 감았다. 성 이시돌 복지의원은 임 신부의 뜻을 이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말기 암환자들에게 관심을 둔다. 경제 상황이나 종교와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 살더라도 입원할 수 있다.

제주시 한림읍 정물오름 근처에 자리하고 있는 성 이시돌 복지의원은 1970년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주민들을 위한 무료 진료소로 시작했다. 이후 1998년 의원을 담당하던 골롬반회 수녀회가 철수하고 성가비소비녀회 수녀들이 파견됐고, 2002년 3월 임 신부의 뜻에 따라 말기 암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병동으로 전환했다. 현재 병상 규모는 10인실 15개. 의원 운영 관리는 모두 후원금으로 이뤄진다. 의류와 생필품ㆍ식료품ㆍ의료용품 등 다양한 물품도 후원에 의지하고 있다.

운영 취지에 공감하는 개인이나 기업에서 후원금을 보내고 있지만 넉넉한 편은 아니다. 원장 홍종숙(이자벨) 수녀는 “매년 후원해주시는 분과 금액이 모두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간호사와 요양보호사 등 직원을 구해야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호스피스 병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편”이라며 “입원을 망설이는 분이 많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홍 수녀는 “성 이시돌 복지의원에 오신 분들은 첫날부터 행복해하신다”며 “더 많은 말기 암환자가 통증 없이 품위 있게 생의 마지막을 보내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문의 : 064-796-2244 / 후원계좌 : 농협 901060-51-021607, 성 이시돌 복지의원

백슬기 기자 jdarc@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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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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