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행복하여라,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 2019 평창평화포럼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의 감동은 스포츠의 환희를 뛰어넘었다. 스포츠가 매개가 돼 남북 단일팀이 만들어지고 남북한 선수들이 한 데 어울려 연습했다. 이 모습은 전 세계에 전파를 타며 얼어붙었던 한반도에 겨울 추위를 녹이는 훈풍을 몰고 왔다.

남북 관계는 평창 동계올림픽 전과 후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바뀌었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에도 쉽게 풀리지 않던 남북 경색 국면이 이렇게 한 순간에 풀릴 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스포츠에 놀라운 ‘평화의 씨앗’이 숨겨 있는 줄을 비로소 알게 됐다.

2월 9~11일 평창 동계올림픽의 현장인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1주년을 맞아 ‘평창에서 세계와 함께 평화를 구상하다’를 주제로 ‘2019 평창평화포럼’(PYEONGCHANG GLOBAL PEACE FORUM)이 열렸다.



■ 전 세계 평화의 일꾼들이 모이다

그 어떤 의미보다 ‘평화 올림픽’으로 각인된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에 불이 붙은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열린 2019 평창평화포럼은 전 세계인들에게 평화 실천에 있어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된 1999년 헤이그세계평화대회 개최 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갖는다.

오직 평화라는 이름을 공감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지역과 종교, 인종을 초월해 2019 평창평화포럼에 모였다.

특정 지역 편중 없이 유럽과 북미, 아프리카, 동남아 등 50여 개국에서 평화를 공통분모로 하는 시민단체, 정부기구, 국제기구, 종교단체 등에 소속된 인사들이 평화활동가라는 동질감으로 소통했다. 참가자 가운데는 198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 폴란드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단체인 국제평화사무국 리사 클라크 의장, 헤이그세계평화대회 코라 바이스 의장 등 유명인들과 세계 도처에서 평화 실현이라는 일념으로 오늘도 묵묵히 뛰고 있는 500여 명이 함께했다.

국내에서도 북한인권정보센터 윤여상(요한 사도) 소장,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변진흥(야고보) 연구위원장과 박문수(프란치스코) 운영위원, 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 박은미(헬레나) 대표, 가톨릭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최혜영 수녀(성심수녀회) 등이 참석해 평화를 향한 세계인의 대열에 동참했다.

참석자들은 서로 얼굴색과 언어는 달라도 영어로 직접 의사소통을 하거나 통역의 힘을 빌려 세계 곳곳을 조금이라도 더 평화롭게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 평화를 위해 어떤 논의, 어떻게 진행했나

2019년 평창평화포럼은 평화라는 하나의 대주제 아래 ▲평화와 군축 ▲평화, 빈곤과 지속가능발전목표 ▲평화, 경제 및 생태와 스포츠 ▲평화, 젠더 및 청년과 종교 ▲평화와 인권과 인도주의 ▲한반도와 아시아 평화 및 유엔 등 6개의 주제를 설정하고 다시 각 주제별로 3개의 세부 주제로 구분해 총 18개의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발표와 토론이 한 장소에서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일반적인 포럼 방식과 달리 평균 50명이 들어가는 발표장 여러 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세부 주제별 발표가 이뤄졌다.

청중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발표만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2박3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평화에 관한한 지역별, 사안별 주제를 망라한 백가쟁명식 포럼을 지향했다는 이정표를 세웠다.

세부 주제 중 ‘여성, 평화와 안보’, ‘군산복합체와 기업의 역할’, ‘동북아시아 평화공동체’ 등의 발표장은 청중들이 가득 들어차 높은 관심과 열기가 느껴졌다.

2019 평창평화포럼 운영위원회는 이번 포럼에서 나온 모든 발표 내용을 영상으로 남기고 정리, 요약해 2월 11일 폐막식에서 ‘평창평화의제 기본안(프레임워크)’을 채택했다. 평창평화포럼 운영위 홍보담당 정태원 부장은 “평창평화포럼은 향후 10년간 매해 열리며 올해 첫 포럼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는 ‘평창평화의제 2030’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이목을 끈 발표에 어떤 것들 있었나

2019 평창평화포럼에서는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 이슈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남북한이 자리한 동북아시아, 군수산업과 국가 평화와의 관계, 스포츠와 평화 실현의 관련성 등에 많은 시선이 모아졌다.

‘동북아시아와 평화공동체’ 세션에서 발표를 맡은 ‘DMZ를 넘는 여성들’(Women Cross DMZ) 크리스틴 안 공동설립자는 “한국전쟁은 미국에게는 가장 오래 지속되는 갈등 현안인 만큼 미국은 한국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정에 서명함으로써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실현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반도와 전 세계에 평화와 정의, 치유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여성들의 힘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군수산업이 평화 실현을 위협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업인권네트워크 소속 김동현 변호사는 ‘평화를 위한 군산복합체와 기업의 역할’ 주제 세션에서 “1987년 6월 항쟁 기간 중 당시 연세대생 이한열군이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것이 한국 민주화의 기폭제가 됐고 그 이후 최루탄은 한국에서는 쓰이지 않고 있지만 한국은 지금도 터키와 중동에 최루탄을 수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세션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라야대학교 법과대학 바타라 이브누 레자 교수는 “인도네시아는 2004년 이후 군수산업을 민영화시키는 조치를 취했지만 퇴역 장성들이 군수산업을 사유화 수단으로 삼고 있다”며 군수산업이 국가 평화 실현에는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평화, 스포츠와 인권 및 공공외교’ 세션에서도 주목할 발언들이 나왔다. 강원연구원 김태동 박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급반전됐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이 탁구를 통해 화해한 역사를 비롯해 스포츠가 국가 간 평화의 중개자가 된 예는 수없이 많다”고 소개했다. 더 나아가 “평창 동계올림픽 효과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2021년 동계 아시안게임 남북 공동개최, 강원도 고성~원산을 이어 달리는 남·북·미·일·중·러 6개국 마라톤 대회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평창평화포럼 향후 전망

올해 강원도 평창에서 처음으로 열린 ‘2019 평창평화포럼’은 1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이 몰고 온 평화의 물결이 한반도와 전 세계에 더 널리 퍼져 나가야 한다는 염원을 담고 있다.

평창평화포럼은 올해로 끝나지 않는다. 2019 평창평화포럼 운영위원회는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이번 포럼 준비에 돌입해 ‘평화, 평창에서 세계로’, ‘사람과 지구의 평화’, ‘평화는 곧 지속가능한 미래의 기초’ 등 3가지를 포럼 정신으로 정했다. 포럼 정신 모두가 장기적인 사업 계획의 필요성을 내포한다.

2019 평창평화포럼 폐막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끝맺음이다. 이번 포럼에서 채택된 평창평화의제 기본안을 바탕으로 1년간 국제적으로 지역별, 주제별 후속 논의를 거쳐 내년 2020년 평창평화포럼에서 ‘평창평화의제 2030’을 정식 채택한다. 평창평화의제 2030은 2020년부터 2030년까지 향후 10년간 전 세계 평화운동의 공동 실천의제 역할을 하게 된다.

2020년은 전 세계 냉전의 시발점이 된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로 평창평화포럼은 2020년을 세계 평화의 신기원으로 설정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9-02-12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3. 28

마르 1장 38절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