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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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낙태죄 결정 그 후] (3·끝) - 10대 청소년들은 어떻게 보나

“무책임한 낙태는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본인 의사도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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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 청소년들은 낙태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여성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동성고등학교 학생들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가톨릭평화신문DB



10대 청소년 중에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청소년들은 낙태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반대 입장이었지만 상황에 따라 허용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낙태를 하면 아기가 불쌍하다고 하면서도, 여성의 자기결정권도 중요하다고 했다. 학교 성교육 프로그램이 도움됐다는 응답은 듣기 어려웠다.





낙태 쉬워지면 생명 가볍게 생각해

최 마리나(중3)양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결정이 있었는지 몰랐다”면서 “성범죄나 강간을 당하면 낙태를 하게 해줘야 하는데 천주교는 그것도 못하게 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최양은 “생명은 소중하다는 생각이지만, 범죄로 인해 임신이 된 경우에는 그 아이가 태어나서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을 받게 되고 아빠가 범죄자라는 것을 아이가 알면 태어나도 행복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양은 “범죄가 아닌 키울 능력이 안 되거나 가정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낙태를 허용하는 것은 안 된다”면서 “출산 후 입양을 보내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친구들과 낙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는데, 임신 후 낙태를 한다는 것은 성과 생명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철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바오로(고2)군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성당 주보를 보고 알았다”면서 “헌재의 낙태죄 결정이 마음에 안 들었다”고 털어놨다. 전군은 “낙태는 아기가 만들어졌는데, 책임을 지지 못하게 돼서 하는 것인데, 책임을 지지 못하면 만들지를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 속의 아기가 생명을 얻었는데 부모가 책임을 지지 못 한다고 해서 배 속에서 죽임을 당하는 건 불쌍하다고 토로했다.

낙태하면 할수록 생명을 더 경시하고, 낙태를 더 쉽게 결정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낙태가 옳은 행위는 아니지만, 법으로 막을 것은 아니라는 태도도 있었다.

개신교 신자라고 밝힌 김수지(가명, 고3)양은 “낙태가 먼 일인 줄 알았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낙태하는 애들이 늘어난다”면서 “대체로 낙태 경험이 한 번 있으면 조심해야 하는데 낙태를 한 번 하면 ‘지우면 된다’는 식으로 계속 한다”고 털어놨다. 김양은 낙태죄 폐지는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기가 태어났을 때 부모가 경제적으로 여건이 안 되는 상황에서 태어나면 생명을 살렸어도, 아이가 살아갈 고통을 생각하면 출산을 하는 게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요셉(중3)군은 “도덕 시간에 낙태 영상을 보면서 잔인하고, 아기가 불쌍하다고 생각했지만, 아기를 낳을 사람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군에게 낙태를 찬성하는 입장인지를 묻자, “낙태 자체는 원래 하면 안 되지만 사회 여건상 찬성하는 것이고, 여자친구가 임신하면 겁이 나서 모른 척할 것 같다”고도 말했다.

학교 성교육 프로그램, 재미없고 다 알아

학생들은 성교육 프로그램을 학교 강당이나 체육관에 다 같이 모여 받았다고 말했다. 내용은 성희롱 예방교육, 남의 몸에 손을 대지 말라는 내용이 주였다고 설명했다.

최 마리나(중3)양은 “올해 일주일에 2시간씩 3~4주에 걸쳐서 성교육을 받았는데 남녀 생식기를 비롯해 콘돔을 이용한 피임 방법을 자세히 배웠고, 피임약을 먹는 것보다 콘돔이 안전하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종교가 없다고 밝힌 이혁균(가명, 고1)군은 “학교에서 받는 성교육 프로그램은 도움이 안 되고 재미가 없고, 또 다 아는 내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임신 체험을 한다거나, 아이를 직접 보살피는 실습을 하면 더 재미있고, 생명에 대한 책임감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 바오로(고2)군은 “학교 성교육 시간에 콘돔과 피임약 외에 여성의 생식기에 기구를 넣는 피임법이 있다는 걸 처음 알고 놀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성당에 다녔는데 성과 생명에 관련된 교육은 받아본 적 없고, 신부님이나 수녀님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전군은 “초등학생 때부터 학교에서 생명은 소중하고, 생명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져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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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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