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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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사상사와 순교 정신 품은 ‘보물창고’ 서소문공원·박물관

미리보는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과 역사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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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소문역사공원에 새로 설치된 ‘노숙인 예수’ 상.

▲ 도서관

▲ 상설 전시 공간

▲ 정하상 기념 소성당

▲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일은 사람이 도모하지만, 결실은 하느님께서 맺으신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2011년 7월 2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서울 중구청에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관광 자원화 사업’을 제안한 것이 불씨가 되어 만 8년만인 1일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을 개관한다.

서소문역사공원과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조성은 시민사회와 한국 교회의 역점 사업이었다.

이 사업은 서소문 근린공원과 공영주차장을 조선 후기 사상사를 담은 역사공원으로 재조성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그 이유는 서소문성지가 순교자들이 하느님 앞에서 신앙을 증거한 곳일 뿐만 아니라 인간은 존엄하며 평등하다는 가톨릭교회 가르침을 죽음으로 증언한 곳으로 한국천주교회사뿐만 아니라 조선 사회가 근대화로, 나아가 현대 민주 사회로 나아가는 데 정신적 토양를 제공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개관을 앞두고 지면을 통해 미리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과 새롭게 조성된 역사공원을 둘러본다.



서소문역사공원과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하느님과 인간, 신앙과 사상을 잇는 순례길을 주제로 연결돼 있다.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교황청 승인 아시아 첫 국제 순례지로 선포된 것을 기념하듯 모두와 모든 것이 소통하는 길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 길은 특히 위무(慰撫)의 길로 차이와 차별을 극복하고 서로 위로가 되는 공간을 만들고 채워간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서소문역사공원

서소문 밖 네거리는 조선 정부의 공식 처형지였다. 박해 시기 관변 자료 기록에 남아 있는 이곳 순교자는 98명이다. 이들 중 44위가 성인품에, 27위가 복자품에 올랐다. 단일 순교지에서 가장 많은 성인을 배출한 한국 교회 최대 순교성지이다.

새롭게 조성된 서소문역사공원은 사방 도로로 막혀 고립된 섬처럼 여겨졌던 서소문 밖 네거리 성지를 숲으로 바꿔 놓았다. 소나무와 자작나무, 아름드리 꽃들로 채워져 있다.

순교자현양탑은 이곳이 거룩한 땅임을 증거한다. 또 2014년 8월 16일 이곳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해 설치했던 야외 제대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그 옆에는 티머시 슈말즈 작가의 ‘노숙인 예수’상이 설치돼 있다. 마태오 복음 25장 31절에서 40절까지의 말씀을 묵상하며 만든 이 작품은 이곳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단 한 사람도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서울역 노숙인들이 이곳을 쉼터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진입로에도 순교자현양탑이 세워졌다. 화강석에 청동 조각으로 된 작품이다. 누운 사람들의 군상이 사람 ‘人’자와 서소문의 ‘ㅅ’을 중첩 의미로 설치돼 있다. 반대편에는 작은 십자가들로 이뤄진 칼의 형상이 조각돼 있다. 이곳에서 참수형을 받은 순교자들을 상징한다. 그리고 돌벽에는 신유ㆍ기해ㆍ병인박해와 교황청 국제 순례지 선포를 기념해 1801ㆍ1839ㆍ1866, 2018이 새겨져 있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지하 4층으로 돼 있다. 진입로에는 서소문을 상징하는 ‘ㅅㅅㅁ’ 로고와 이승훈(베드로)이 남긴 ‘월락재천수상지진’(달은 떨어져도 하늘에 있고 물은 떨어져도 연못에서 다한다) 글이 양각 부조로 맞이하고 있다.

이 길을 따라 지하 1층 진입 광장으로 들어서면 십자가와 포승줄, 연못을 형상화한 조각이 서 있다.

지하 1층은 편의ㆍ교육 영역으로 꾸며졌다. 편의 영역에는 안내대와 성지사무실, 기념품 가게 등이 있다. 교육 영역에는 종교 및 일반 서적 1만 권을 소장한 도서관과 강의실 ‘명례방’이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지하 2층은 정하상 기념 소성당과 기획 전시실로 돼 있다. 지하 1층이 ‘지적 쉼터’라면 정하상 기념 소성당은 ‘영적 쉼터’이다. 여기서 매일 미사가 봉헌되고 고해성사가 행해진다.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로서 반드시 있어야 할 공간이다.

전시 영역은 상설과 기획 전시 영역으로 구분된다. 상실 전시 영역은 ‘조선 후기 사상사의 전환기적 특성’을 주제로 사상사 중심의 전시물을 선보인다. 특히 ‘경천’(敬天)을 주제로 「척사윤음」 첫 구절에 나오는 “천주교도들이 말하는 경천은 가짜다”라는 문장과 안중근 의사의 유묵 중 가톨릭 신앙의 고백이 담긴 ‘경천’을 대비시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의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개관 기념 특별 기획전도 열린다. ‘한국 근현대 조각의 미의식’을 주제로 조각가 68명이 참가, 8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조각전으로는 처음으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시이다.

지하 3층은 ‘위무’의 공간이다. ‘콘솔레이션 홀’(Consolation Hall)이라 부른다. 500여 명이 참여해 장엄 미사를 봉헌하는 성당으로 이용될뿐 아니라, 순교자들의 땅임을 상징해 ‘레퀴엠’(Requiem, 위안)이 정기 연주되는 공연장으로 활용된다. 또 내부 네 개면 전체를 상설 영상 공간으로 꾸며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를 비롯한 다양한 영상물로 아픔을 위로하고 상처를 달래준다.

콘솔레이션 홀 옆에는 ‘하늘 광장’이 조성돼 있다. 막힘 없이 하늘과 관통돼 있다. 순교자들이 하느님의 영광에 들어올려졌음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지하 4층은 주차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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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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