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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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심 청소년 악단의 아름다운 선율, 독일인들 마음 울리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순심교육재단 4개교 연합 ‘순심베네딕도오케스트라’ 첫 해외 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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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심베네딕도오케스트라가 7월 17일 독일 뮌스트슈바르작수도원 엑바르트 김나지움 콘서트홀에서 첫 해외 연주회를 열고 있다.

▲ 단원들이 왜관수도원 박현동 아빠스의 주선으로 잘츠부르크 성 베드로 대수도원 성당을 방문해 그곳 아빠스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 순심베네딕도오케스트라 단원이 독일 상트오틸리엔수도원 성당 입구에서 바이올린과 트럼펫, 트롬본 사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 배근영양이 순심베네딕도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민요풍 창작곡 ‘아름다운 나라’를 노래하고 있다.



객석의 기립박수가 5분 가까이 이어졌다. 곳곳에서 환호와 휘파람이 터져 나왔다. 연주를 마친 청소년들은 상기된 듯 뺨을 붉히고 손을 파르르 떨었다. 독일 뮌스터슈바르작수도원장 미카엘 레펜 아빠스는 오케스트라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고 “브라비시모”(bravissimo, 최고)를 외쳤다. 그와 함께 있던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박현동 아빠스도 환한 미소로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운영하는 순심교육재단 순심여중고와 순심중고 4개교 연합 ‘순심베네딕도오케스트라’(악장 성지은, 지휘 김성진 교사, 음악감독 송미혜 교장)는 7월 17일 독일 바이에른주 뮌스터슈바르작수도원 엑베르트 김나지움 콘서트홀에서 첫 해외 연주회를 열었다.

이날 연주회는 1960~70년대에 순심학원이 많은 학교 건물을 짓는 데 재정적으로 큰 도움을 준 뮌스터슈바르작수도원에 학생들이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수도원과 학교 간의 각별한 유대 안에서 음악을 통해 문화 교류의 첫 장을 열기 위해 김나지움에서 연주하게 됐다. 왜관과 뮌스터슈바르작은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아연합회 소속의 형제 수도원으로 모두 지역 내 명문 인문계 중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2012년 5월 창단한 순심베네딕도오케스트라는 단원 90 이상이 음악 비전공자로 구성돼 있다. 인성과 예술 감성을 함양하기 위해 학생들이 자원하고 재단과 학교가 지원해 꾸려진 청소년 악단이다. 학업에 집중하면서도 틈틈이 연주 실력을 익힌 순심 학생들은 이날 공연을 위해 지난해 겨울부터 준비해왔다. 시험 기간에도 꼭 연습해야 하느냐는 주변의 우려에도 이들은 자기 재능으로 우리 문화를 알리고 모교의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열정적으로 실력을 쌓았다.



순심베네딕도오케스트라는 이날 오페라 ‘카르멘’ 서곡을 시작으로 오페라 ‘유령’ 하이라이트, 뮤지컬 ‘맘마미아’와 ‘레 미제라블’ 히트곡 메들리를 연주하면서 객석의 흥을 돋웠다. 학생들은 연습 때와 달리 지휘자와 눈을 맞추며 자신감 있게 연주했다. 어쩌다 설익은 현과 관악 음이 튀어나왔지만 금세 감미로운 화음으로 조화를 이뤘다. 객석을 가득 메운 350여 명의 학생과 주민들은 선율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연주회는 배근영(고2)양의 가야금 병창 ‘사랑가’와 오케스트라와의 합주곡 ‘아름다운 나라’, ‘아리랑’ 연주로 절정에 달했다. 우리 가락을 처음 접한 관객들은 기립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특히 두 차례 앙코르곡 연주 때에는 관객 모두가 리듬에 맞춰 손뼉을 치며 하나가 됐다.

미카엘 레펜 아빠스는 “학생들의 아름다운 연주에 감동했다”며 “순심베네딕도오케스트라가 해외 첫 공연지로 우리 수도원 김나지움을 정하고 방문해 주어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레펜 아빠스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수도원을 떠나는 날 아침 수도원 방명록을 들고 와 일일이 서명을 받고는 “수도원 역사로 간직하겠다”고 약속했다.

지휘자 김성진 교사는 “단원들이 긴장하기보다 무대를 즐겨 100 이상의 실력을 발휘한 것 같다”며 “고생한 학생들뿐 아니라 이번 연주회에 도움을 주고 지도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만족해했다.

바이올린을 연주한 김진리(고2)군은 “오랫동안 준비한 곡들을 다른 나라 학생들에게 연주할 수 있는 모든 과정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세영(고2)양도 “처음 독일 여행을 간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학업에 더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닌가 망설이다 전공자도 아닌 내가 외국에 나가서 연주해 볼 기회가 평생 다시는 없을 것 같아 참가하게 됐다”며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포기해야 했던 것도 있었지만, 오늘 무대로 전혀 아까운 시간이 아니었다”고 기뻐했다.

순심베네딕도오케스트라는 이날 연주회 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생가와 독일 본의 베토벤 생가, 바그너의 활동지 등을 둘러보면서 독일 음악 여행을 했다. 또 뮌헨 왕궁박물관에서 공연된 베를린심포니커의 ‘카르미나 부라나’ 연주를 관람했다.

순심베네딕도오케스트라는 또 박현동 아빠스의 헌신적인 주선으로 697년에 설립된 잘츠부르크 성 베드로 대수도원 성당에서 바이올린과 트럼펫, 트롬본 독주를 했고, 아빠스 집무실에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인공이 사용했던 피아노로 ‘홀로 아리랑’를 연주했다.

아울러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에서는 오틸리아연합회 예레미아스 슈뢰더 총재 아빠스와 볼프강 왹슬러 총아빠스를 비롯한 공동체 모든 수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가야금 병창을 비롯한 현악과 관악 연주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슈뢰더 총재 아빠스는 “창단 10주년이 되는 2022년에 꼭 오틸리엔수도원과 김나지움을 방문해 기념 연주회를 가져달라”고 초대하기도 했다.

순심베네딕도오케스트라의 이번 독일 공연은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과 순심재단, 순심연합총동창회와 동창장학회, 재경순심동창회의 지원으로 가능했다. 순심연합총동창회장 백선기 칠곡군수를 비롯한 회장단은 이번 연주회 일정 일부를 함께해 학생들을 뒷바라지하고 격려했다.

순심베네딕도오케스트라 음악 감독 송미혜 순심여중고 교장은 “우리 학생들이 유럽 문화의 원류인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 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이 이번 여행의 백미였다”며 “음악으로 함께한 이 여정이 우리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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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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