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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교구 설립 30주년 - 교구장 유수일 주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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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10월 23일 설립된 군종교구는 올해로 교구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지난 30년간 군종교구는 군복음화 사명에 매진하는 가운데 군종신부 수와 본당 수 등에서 성장을 거듭해 왔다. 최근에는 정부의 국방개혁 추진에 따라 군부대 개편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군사목 방향도 변화하는 병영문화에 발맞춰 새롭게 논의되고 있다.

가톨릭신문은 군종교구 설립 30주년과 제52회 군인 주일(10월 6일)을 맞아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로부터 그동안의 군사목 평가와 앞으로의 전망과 비전을 들었다.

“우리 군종신부들이 수녀님들과 평신도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성실히 활동한 덕분에 많은 영세자를 낳았고 기존 신자들의 영적 진보에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유수일 주교는 지난 2010년 제3대 군종교구장에 착좌해 10년째 군종교구를 이끌어 온 소회를 묻는 질문에 우선 교구 구성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와 함께 “부족하고 군대 체험도 하지 못한 저로서는 과분한 직분인데, 군종교구는 하느님의 은총 가운데서 군종신부들과 교구민의 적극적이고 사랑 넘치는 협조로 큰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어 하느님께 마음을 다해 감사드린다”며 교구장으로서 겸손한 면모도 드러냈다.

유 주교는 군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겪는 복음전파의 어려움과 그 속에서의 사목 방안을 설명했다. “군대의 성격상 자주 이동하는 관계로 지속적인 신심활동이나 성경공부 등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짧은 기간의 성경공부를 비롯한 성경필사 운동, 사순절 및 대림절 피정, 5분 교리 등을 통해 영신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군종교구 영세자가 감소하고 있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현상에 대한 분명한 입장도 밝혔다. “최근 들어 군인 영세자 수가 줄어들었다고 해도 청년 복음화에 군종교구는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교회 통계에 의하면 전국 영세자의 22를 군종교구가 차지한 것도 주목할 일입니다. 비록 대부분의 병사들이 5주간의 짧은 기초훈련 기간 중에 교리교육을 거쳐 세례를 받기에는 부족함이 있지만 그래도 병사들이 원하면 세례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귀중한 기회를 놓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유 주교는 미국이나 캐나다 성당에서 혼인성사를 받았다는 확인서를 가끔 접할 때가 있는데 외국에서 혼인성사를 받은 남성이 대부분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세례 받은 사실을 보고 기쁨을 느낀다는 점도 소개했다. “젊은이들이 비록 짧은 교리시간을 가졌지만 그래도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기쁘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유 주교는 군종교구 영세자 감소에 대해 교구 차원에서 그 원인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대응책을 세우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2015년까지는 군종교구에서 매년 평균 2만4000명 정도 영세자가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95는 병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2016년부터 감소세가 뚜렷해졌고 2018년에는 1만2475명으로 줄어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올해 11월 ‘군종사제 연례 총회’ 때 영세자 감소 원인을 분석하고 토의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가톨릭만의 문제가 아니라 개신교와 불교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종교에 관한 관심이 줄고 저출산 영향으로 입대 장병수도 줄고 있는 데다 병사들의 근무시간 외 외출이 자유로워진 것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 주교는 올해 1월부터 8월말까지 군 영세자 수가 1만300명이어서 지난해보다 약간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저와 군종신부들이 더욱 더 강한 선교 사명감을 갖고 노력하겠다”며 “환경이 아무리 어렵다 해도 저와 군종신부들이 땀 흘려 정성을 다해 선교하고 신자들을 돌볼 때, 주님께서 변함없이 좋은 열매를 맺어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열심히 일한 종이 재산을 늘려 주인의 칭찬을 받았다는 ‘탈렌트 비유’(마태 25,14-30)를 들어 “시대와 환경의 변화만 탓할 일이 아니다”라고도 힘주어 말했다.

한국사회 최대 화두 중 하나이면서 군종교구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정부의 ‘국방개혁’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저출산으로 인한 청년층 감소와 군의 과학화에 따른 부대 병합과 축소 등으로 국방개혁은 불가피한 일입니다. 병사들이 주말에 외출을 허가 받으면서 군선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앞으로 1~2년 더 관망해 봐야 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 주교는 군종교구 모든 구성원들에게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 곧 형제애를 추구하면서 맡은 책임을 성실히 그리고 겸손히 수행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군종교구가 수행하는 군복음화에 전국 모든 주교님들과 신자들, 7만5000여 명의 군종후원회 회원들이 크나큰 도움을 주고 있음에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하느님께서 크신 축복을 내리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 군사목 태동시대

▲1951년 2월 7일: 육군본부 인사국에 군승과 설치, 육군 군종제도 창설
▲1951년 2월 28일: 제1기 조인원 신부 외 11명의 신부 군 입대, 무보수 촉탁 문관 신분으로 임관


■ 군종신부단 시대

▲1951년: 최덕홍 주교 초대 지도주교(총재주교)로 임명
▲1954년: 문관신분 군종신부 3명에게 현역 계급 수여
▲1954년: 노기남 대주교 제2대 군종신부단 총재 임명
▲1959년: 주교회의에서 군목사업주일 제정(매년 1월 첫째 주일)
▲1961년: 가톨릭 군종신부단 주교회의 정식 인준
▲1965년: 군종신부 첫 해외 파견(베트남, 최창정 신부)
▲1967년: 제3대 군종신부단 총재에 지학순 주교 선임
▲1968년: 군인 주일 제정(매년 10월 첫째 주일)
▲1970년: 군종후원회 설립, 전군 신자화 운동
▲1974년: 전방 사단 지역에 군종신부 배치 완료
▲1977년: 국제 군인순례대회 참가
▲1980년: 로마 성 베드로 꼴레시움에서 제1회 세계 군종교구 주교회의 개최(김남수 주교 등 참석)


■ 군종교구 시대

▲1989년 10월: 한국교회 군종교구 설립에 대한 교황 칙서 발표, 초대 군종교구장 정명조 주교 임명, 교구청 조직 정비(1처 5국 체제)
▲1992년: 새 교구청사 건립
▲1997년: 군종교구 제1차 사목세미나 개최
▲1999년: 제2대 군종교구장 이기헌 주교 임명, 동티모르 상록수부대 첫 파견(서상범 신부)
▲2002년: 교구 홈페이지 개통, 「군종교구 50년사」 발간
▲2004년: 이라크 자이툰부대 첫 파견(현광섭 신부)
▲2009년: 교구 설정 20주년 기념행사, 레바논 동명부대 첫 파견(김상현 신부)
▲2010년: 제3대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 임명
▲2011년: 군선교 60주년 기념 신앙체험수기 및 교구 마크 공모전 실시
▲2014년: 남수단 한빛부대 첫 파견(이종덕 신부)
▲2019년: 교구 설립 30주년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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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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