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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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기도 성월 특집] 묵주, 만들며 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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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기도 성월은 특별히 신자들이 묵주기도를 통해 자신과 이웃을 위해 기도하는 달이다. 완성된 묵주는 우리를 기도로 인도하지만, 묵주를 만드는 것 역시 우리를 기도로 인도한다. 묵주를 만들며 기도하는 사제, 이재룡 신부(한국성토마스연구소 소장)를 만났다.

■ 묵주 만드는 사제, 이재룡 신부

- 새 사제 위한 선물로 만들기 시작

가는 실 가닥이 만드는 그 작은 매듭이 보이지 않을 새라 노사제는 고개를 숙여 눈을 올려 뜬다. 주름진 손끝에서 야무지게 매듭이 완성되자 실을 따라 구슬알이 스륵 기분 좋은 마찰음을 내며 들어간다. 구슬 하나, 매듭 하나, 그리고 또 구슬 하나, 매듭 하나. 그렇게 5단 묵주하나가 완성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30분가량. 가는 실로 단단히 매듭지어야 하니 손끝에도 손목에도 힘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고될 법도 하지만 묵주를 만드는 이재룡 신부의 입가에는 희미하게 미소가 맺혀있다.

이 신부가 묵주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서울 오류동본당에 부임해있을 때다. 본당의 새 사제를 축하하기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사제서품 기념 묵주를 만들기로 했던 것이다. 이 신부와 본당신자들은 매듭공예가에게 매듭을 배워 묵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5단 묵주 2000여 개를 만들었고, 이듬해 또 새 사제가 나자 이번에는 1단 묵주를 포함해 3000여 개의 묵주를 만들어 새 사제 탄생의 기쁨을 나눴다.

2013~2016년 서울 혜화동본당 주임 시절에는 이 신부가 묵주 만들기 선생님이 돼 신자들에게 묵주 만들기를 가르쳤다. 매일 신자들이 모여 묵주를 만들던 회합실은 ‘묵주방’이라고 불렸고, 이 신부와 신자들은 본당에서 해마다 탄생하는 새 사제들을 위해 각각 1단 묵주 6000여 개씩을 만들었다.

바쁜 일과 중에도 짬을 내 묵주방을 찾고 묵주 만들기에 모든 개인시간을 쏟아 부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이 신부는 “본당에서 신자들과 함께 묵주를 만들던 시간이 너무도 행복해 오히려 끝나는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신부는 본당을 떠나서도 묵주 만들기를 이어가고 있다.


- 또 하나의 기도, 묵주 만들기

‘1237’

이 신부는 자신이 만드는 묵주 십자가에 이름 대신 숫자를 새겼다. 바로 한국교회 사제수품순서 번호다. 김대건 신부를 1번으로 시작해 세어오면 이 신부는 1237번이다. 이 신부에게 묵주를 선물 받아 이 숫자의 의미를 아는 이들은 이 묵주로 기도하며 이 신부를 기억해 줄 수 있어 좋고, 혹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더라도 그저 묵주로 보이니 묵주로서 기도하기 좋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루를 묵주기도로 시작하며 그날의 할 일과 만날 사람을 기억하는 이 신부에게 묵주기도와 묵주 만들기는 닮은꼴이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두 가지 일이 모두 누군가를 위한 기도의 마음이 담겼다는 것이다. 이 신부가 처음 묵주를 만들기 시작한 것도 한 사람이 사제로 거듭나는 준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지금도 이 신부는 묵주를 만들면서 묵주를 선물 받을 이를 기억하고 있다. 재료도 가장 고급재료 중 하나인 인조 벽조목(벼락 맞은 대추나무)을 이용하고, 매듭 모양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쓸 정도로 정성을 다한다. 이 신부는 “묵주를 만드는 건 기본적으로 기도하는 마음에서”라며 “누군가를 위한 묵주기도가 누군가에게는 물론이고 내게도 기쁨이 되는 것처럼, 묵주를 만들어 나누는 것도 큰 기쁨”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이유는 손으로 하는 일이 기도로 이끌어 준다는 것이다. 묵주기도는 몸으로는 묵주를 굴리면서, 머리로는 기도문을 외우고, 나아가 마음으로 그리스도의 신비를 묵상하는 기도다. 묵주 만들기 역시 손으로는 묵주를 만들면서 누군가를 위해 정성을 다해 기도할 수 있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이 신부는 “사실 묵주기도는 묵주가 없어도 할 수 있는 기도지만, 묵주로 기도를 하면 묵주가 나를 기도로 안내해준다”며 “단순한 도구인데도 묵주알을 쥐고 있는 손의 감촉이 산만해지고 느슨해진 마음을 기도로 인도한다”고 말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교황님이나 대신학자, 노사제들께서 산책을 하실 적에 묵주를 들고 다니시던 것이 점점 이해되고, 저 역시 그렇게 하게 됩니다. 교회 안에 아름답고 깊은 기도는 정말 많습니다. 그런 기도들에 비해 묵주기도는 대단한 기도는 아닐지 모르지만, 내 몸과 생각과 존재 전부를 기도로 이끌어주는 소중한 기도입니다.”


■ 전통매듭으로 팔찌묵주 말들기 ※재료 : 매듭끈, 목공풀, 가위

누군가를 위해 묵주기도를 바치는 것도 좋지만,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만든 묵주를 선물하면 기쁨이 더하지 않을까. 우리 전통매듭인 외도래매듭을 활용해 팔찌묵주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외도래매듭은 전통매듭 중에서도 기본적인 매듭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


▼ 외도래매듭 만들기 ①왼손 엄지와 검지로 끈을 잡는다.

②왼손은 끈은 잡은 채로 왼손 엄지에 시계방향으로 끈을 3바퀴 감는다. 끈을 감을 때는 오른쪽에서 왼쪽의 순서로 한다.

③엄지를 뺀 자리에 생긴 3개의 고리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끈을 통과시킨다.

④고리의 순서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당겨 매듭을 단단히 완성한다.


▼ 매듭으로 십자가 만들기 ①끈을 6바퀴 감은 외도래매듭을 조금 느슨하게 완성한다.

②매듭의 6개 고리 중 3번째 틈새 속의 2개의 끈 사이로 미리 준비한 새로운 끈을 가로로 통과시킨다.

③가로로 통과시킨 끈의 양쪽으로 각각 2바퀴 감은 외도래매듭을 만든다.

④모든 매듭을 당겨 단단히 완성한다.

⑤가로로 통과시킨 끈의 양쪽 매듭 끝을 가위로 자르고 목공풀을 바른다.


▼ 팔찌묵주 만들기

①외도래매듭(외도래매듭 만들기 참조)으로 연이은 10개의 매듭(성모송)을 만든다.

②약간의 간격을 두고 매듭 1개(주님의 기도)를 만든다.

③약간의 간격을 두고 매듭 십자가(매듭으로 십자가 만들기 참조)를 만든다.

④끈의 왼쪽과 오른쪽을 겹친 상태로 외도래매듭을 만든다. 매듭이 완성되면 매듭을 중심으로 끈 조절이 가능해진다.

⑤손목에 착용할 수 있을 만큼 끈 조절의 여유를 두고 팔찌묵주의 양쪽 끝에 각각 2바퀴 감은 외도래매듭을 만든다.

⑥양 매듭 끝의 끈을 자르고 목공풀을 바른다.

⑦취향에 따라 기적의 패 등을 단다.

*팔찌묵주 외에도 1단 묵주나 5단 묵주 만들기에도 응용할 수 있다.

※도움주신 분 : 문봉희(안젤라) 공예가/ 정리 이승훈 기자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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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10-0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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