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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여라,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 나가사와 유코 교수(일본 도쿄대 한국학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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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은 창간 100주년 ‘행복하여라,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 평화기획으로 가톨릭신문과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공동주최하고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가 주관해 10월 9일 의정부교구 파주 참회와속죄의성당에서 열린 제3회 국제학술대회 외국인 참가자들 인터뷰를 연재한다.

일본 나가사와 유코 교수(도쿄대 한국학연구센터), 미쓰노부 이치로 신부(상지대학교 신학부·예수회), 미국 브라이언 그림 박사(종교 자유와 비즈니스 재단 이사장)가 주인공들이다. 3명의 해외 참가자들은 모두 한반도와 동북아, 한일관계 분야에서 오랜 동안 연구에 종사하거나 화해와 상생을 모색하는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들의 인터뷰를 3회에 걸쳐 연재하며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실현할 해법을 찾는다.

나가사와 유코 교수(도쿄대 한국학연구센터)는 일본인이지만 한국인 못지않게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다. 나가사와 교수는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주관 제3회 국제학술대회 참가 소감에서 현재 한국과 일본이 놓여 있는 정치적인 갈등 관계를 압축해 표현했다. “한반도의 치유가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공통적 평화를 이루는 길임을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과 러시아 등의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고 인식할 수 있어 유익했다”며 “저는 일본인 참가자로서 가해국이 지니고 있는 과제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가사와 교수는 앞으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이 맡아야 하는 과제에 대한 의견을 바로 이어 나갔다. “일본은 역사 인식에 대한 교육과 이를 바탕으로 한 한일 교류와 여론 환기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일본 각 분야와 세대가 한반도가 겪은 고통의 역사를 함께 배우고 대화하면 서로가 갖는 상처를 알게 되고 진정한 미래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나가사와 교수는 한반도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평화’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한국과 맺은 학문적, 신앙적 인연으로 운을 뗐다. “저는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유학했고 천주교 세례와 견진을 한국에서 받았습니다. 대모님도 한국인이십니다. 제가 일본 대학에서 한일관계와 한반도의 역사, 정치, 문화를 연구하고 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늘 강조하는 것은 한일 사이의 역사를 ‘한국인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일본 입장에서만 배우고 생각했던 역사와 한국에 대한 지식들을 한국 입장에서 보게 되면 역사와 정치를 보다 넓은 시야로 심도 있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평화는 자신만의 가치관 속에서만 갇혀 사는 낡은 모습에서 벗어나 상대방에게 다가가 그를 안아 줄 때 얻게 되는 안식”이라고 정의하면서 “그 과정에는 두려움이나 고통도 따를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반도는 남북이 분단된 채 일상적으로 평화가 위협을 받고 있는 곳이다. 한반도 주위를 떠도는 불안한 평화는 수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남북이 분단되기 전 한반도를 통치한 나라가 일본이라는 역사로부터 지금의 한반도 상황에 일본은 무관하지 않다. 나가사와 교수는 한반도 평화 실현에 가장 큰 위협으로 작용하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고 있을까.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협이 된다고 지적하는 북한 핵과 미사일, 중국 군사력은 무력적 위협의 ‘가능성’일 뿐이며 한반도 평화 실현에 직접적 위협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위협은 한미일 각 나라가 한반도 유사시를 전제로 군사력을 강화, 재편성하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가 강한 나라, 강한 군대, 튼튼한 국방을 표방하는 것이나 일본 정부가 전쟁 수행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모두 한일 간 평화 그리고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는 것이라 봅니다.”

나가사와 교수는 6·25전쟁 정전협정을 불안한 평화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평화협정을 맺어야 하는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변환시키려면 우선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맺을 당시 반공의식을 한국사회의 다양성 속에서 개선할 필요가 있고 국방에 대한 인식을 ‘평화 유지’라는 개념으로 바꿔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는 휴전이라는 대단히 불안정한 평화 속에서 유지돼 왔고 그 불안정한 평화는 북한과 중국을 비롯한 공산권을 공통의 적으로 설정했습니다.” 나가사와 교수는 “한미 동맹, 미일 동맹이라는 안보협력 체제 아래서 반공사상으로 묶여진 국민통합에 의해 뒷받침돼 온 불안정한 평화는 ‘허구의 평화’에 지나지 않는다”고 정곡을 찔렀다.

가톨릭교회는 평화를 ‘정의의 열매’(이사 32,17)라고 가르친다. 가톨릭적 시각에서 본다면 한반도는 정의가 왜곡되고 평화는 스러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일중러 4대 강국과의 관계에서 그 원인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나가사와 교수는 남북한과 4대 강국 모두에게 책임을 물었다. “남북한과 4대 강국이 모두 평화를 안전질서 달성으로 왜곡해 왔습니다. 평화를 군사적 위협이 없는 상태로 설정해 늘 군사력에 의한 안전질서를 마련하고 한미일은 북한과 중국을 감시하기 위한 동맹시스템 강화에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나가사와 교수는 정치, 사회적인 분야에서는 물론 평화의 사도여야 하는 교회 안에서조차 평화에 대한 의견이 일치되지 못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색다른 견해를 내놨다. 평화에 대한 인식의 불일치는 평화를 찾으려는 ‘씨앗’이기 때문에 긍정적 평가의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정부 중심으로 모든 것을 전개하고 이룩해 와서 이제 부작용이 여러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소수 여론이 무시되고 정부와 다른 목소리가 표면화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런 견지에서 보면 한국사회와 교회가 겪는 인식의 불일치라는 현상은 평화의 씨앗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서로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해하려고 다가갈 때 불일치는 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다름은 풍요로움의 시발점이 된다”고 풀이했다.

나가사와 교수는 마지막으로 11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일에 기대를 걸었다. “교황님의 방일이 일본에서 한일관계, 남북관계 개선에 힘쓰는 사제와 평신도들에게 힘이 되고 한일관계 악화로 고통받는 이들에게는 위안이 되도록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 나가사와 유코 교수는

1970년 4월 일본에서 태어났으며 1994년부터 2007년까지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해 한국어에도 능통하다.

1994년부터 1998년까지 고려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International Politics)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1998~2007년 같은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아 국제정치학 박사가 됐다. 박사학위 기간 중이던 2002~2003년에는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하버드대 옌칭연구소에서 국제정치학을 연구했다. 현재는 일본 도쿄대 한국학연구센터에서 조교수로 일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반도 분단과 일본」(2018) 등이 있으며 일제강점기와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남북 분단 및 한일 관계를 다룬 다수 논문을 썼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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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11-0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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