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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자비 베풀며 참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 기억하자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전례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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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교회는 전례력으로 한해를 마무리 하는 마지막 주일인 연중 제34주일에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지낸다. 주님께서는 인간을 구원하려는 성부의 뜻을 이루려고 지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시작하셨고, 교회는 그 신비 안에서 이미 현존하는 그리스도의 나라이다. 이 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임으로써 들어갈 수 있다. 사진은 독일 성 베네딕도회 마리아 라크 수도원 성당 제단에 설치돼 있는 그리스도왕 모자이크.



가톨릭교회는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주일인 연중 제34주일을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지낸다.

전례력은 가톨릭교회의 달력으로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의 구원 업적이 드러난 사건들을 한 해 동안 기념해 거행하는 시간 구조이다. 교회가 전례력을 만들어 시간 흐름에 따라 하느님의 구원 신비를 기념하는 이유는 그리스도인들이 전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도록 하는 데 있다.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맞아 이날의 의미와 전례 안에서 주님의 어떤 모습을 닮아야 할지를 살펴본다.



신앙 고백

가톨릭교회는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 왕으로서 영광을 받으시고 세상 마지막 날에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재림하신다’고 신앙 고백을 한다.

이 믿음은 주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어 수난을 당하시기 전 올리브 산에서 제자들을 따로 모아 ‘최후의 심판’에 관해 일러주시면서 “사람의 아들이 영광에 싸여 모든 천사와 함께 오면, 자기의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을 것”(마태 25,31)이라고 하신 말씀에 근거한다.

‘그리스도왕’은 성경 곳곳에서 드러난다. 먼저, 주님께서는 다윗의 후예로서 왕의 혈통을 이어받은 분이시다.(마태 1,1-17) 그리고 동방 박사들의 입을 통해 태어난 아기 예수께서 ‘유다인들의 임금’이 선포된다.(마태 2,2) 주님께서는 “너희는 내 나라에서 내 식탁에 앉아 먹고 마실 것이며, 옥좌에 앉아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심판할 것”(루카 22,30)이라며 스스로 당신의 왕권을 드러내시기도 했다. 또 주님께서는 ‘유다인의 왕’(요한 18,37)으로 고발되어 조롱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다. 그리고 ‘유다인의 왕 나자렛 예수’(마르 15,26)라는 십자가 죄명패가 이를 재확인시켜줬다.

하지만 주님의 왕국은 지상 영화를 위한 권력이 아니다. 그리스도 왕국은 복음 선포를 통해 지상에 펼쳐지지만(사도 1,8) 그 완성은 미래에 있고(1코린 15,24-25), 영원히 지속되며(루카 1,33), 진리를 증언하는 것(요한 18,37)이다. 그래서 교회는 주님의 왕국을 “진리와 생명의 나라요,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요,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라고 고백한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 헌장」 36항)

교회는 그리스도왕이 다스리는 ‘하느님 나라’의 표징이다. 주님께서는 인간을 구원하시려는 성부의 뜻을 이루시려고 지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시작하셨다. 교회가 “신비 안에서 이미 현존하는 그리스도의 나라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763항) 이 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들어갈 수 있다.

지상의 하느님 나라는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다시 오실 때 비로소 천상 영광 안에서 완성된다. 그동안 이 나라는 지상의 순례 길 위에서 박해를 견디고 하느님의 위로를 받으며 ‘예수가 그리스도이시다’라는 복음을 선포하면서 땅끝까지 확장된다.(사도 1,8 참조)

그리스도인은 이를 위해 하느님 나라가 완전히 도래하여 영광스러운 교회가 완성될 때까지 자신의 신원과 역할,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는 하느님께 대한 헌신과 이웃을 위한 자비의 실천으로 드러나야 한다. 그래서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리스도왕이 다스리는 하느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세상의 죄악에 맞서 끊임없이 싸우고, 인간이 행하는 일과 만들어 내는 문화에 그리스도의 가치를 불어넣음으로써 세상의 제도와 환경이 하느님의 정의에 부합하도록 이끌어 가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것이 그리스도의 왕권에 동참하는 그리스도인의 왕직이라고 한다.(「교회 헌장」 36-38항)



전례 의미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은 비오 11세 교황이 1925년 12월 11일 회칙 「Quas Primas」(꽈스 프리마스, ‘처음의 것’ 또는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관하여’)를 통해 제정했다. 비오 11세 교황은 ‘그리스도의 신성’을 고백한 니케아 공의회 1600주년을 기념해 무신론과 세속주의를 경계하고, 그리스도께서 하느님 나라의 참된 왕이심을 기억하고, 그리스도의 왕권이 온 세상에 충만하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이날을 선포했다. 1925년 제정 당시에는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전 주일인 10월 마지막 주일에 이 축일을 지내도록 했다. 모든 성인과 함께 주님의 왕권과 영광을 널리 세상에 전하기 위해서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전례를 개혁한 교회는 ‘하느님 나라의 도래’ 즉 그리스도왕의 재림과 온 누리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의 축일 의미를 강화하기 위해 1970년부터 연중 마지막 주일로 옮겨 이날을 지내고 있다.

3년 주기의 이날 복음과 독서는 그리스도를 ‘인류의 목자’(가해: 마태 25,31-46; 에제 34,11-12.15-17; 1코린 15,20-26.28), ‘영원하신 왕’(나해: 요한 18,33-37; 다니 7,13-14; 묵시 1,5-8), ‘십자가 위에 계신 왕’(다해: 루카 23,35-43; 2사무 5,1-3; 콜로 1,12-20)으로 표현한다. 감사송은 그리스도 왕국의 특징을 진리와 생명의 나라,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로 묘사한다.

주님께서 선포하신 복음의 핵심어는 ‘하느님 나라’이다. 그리스도인은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 완성될 하느님 나라를 이미 지상에서 살기 위해 예수께서 마련해 주신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이 새로운 삶은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직접 가르쳐 주신 ‘최후의 심판’(마태 25,31-45) 내용에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그리스도왕께서 마련해 주신 새로운 삶의 가치 질서이다. 굶주린 이, 목마른 이, 헐벗은 이 등 어려움에 처한 불행한 사람들, 특별히 가난한 사회 약자를 자비로이 보살피며 사는 삶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이러한 사랑과 자비의 삶이 복음 정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작자 미상, 6세기경, 84x45.5cm, 성 가타리나 수도원, 시나이, 이집트.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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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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