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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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주는 큰 행복… 입양을 망설이지 마세요

[대림 기획] 입양 가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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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에는 많은 인내와 노력,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를 입양하고 나서 아이와 함께 부모도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어떤 마음으로 입양했는가다. 또 입양 부모가 될 준비가 됐는가다. 입양 가정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조명수·정혜경씨 부부와 연우군


▲ 조명수·정혜경씨 부부와 아들 연우군이 과일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평범한 가정, 보통의 일상

아파트 문 앞이 유모차와 어린이용 자전거 등으로 가득하다. 누가 보아도 아이가 있는 집이다. 집안에 들어서니 그 생각은 더욱 확실해졌다. 거실에 장난감과 책 등 아이 물건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조연우(가명, 남, 29개월)군의 집 풍경이다.

어머니 정혜경씨의 하루는 아침에 연우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달콤한 잠에 빠진 연우를 깨워 씻기고 옷 입히고 아침을 먹여 어린이집에 보낸다. 연우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면 정씨는 자유시간이다. 어린이집 엄마들과 운동하고 점심을 같이하며 수다도 떤다. 그러다 집안일을 하다 보면 연우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올 시간이다. 아버지 조명수씨가 퇴근하면 세 가족이 저녁을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평범한 가정이 보내는 보통의 일상이다.



아이가 주는 사랑의 크기

연우가 이들 부부에게 입양된 것은 2년 전이다. 때마침 기자가 연우네를 방문한 11월 24일은 연우가 이 집에 온 지 딱 2년이 되는 날이었다. 부부는 기념으로 23일 가족 촬영을 했다.

부부는 1998년에 결혼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아내가 난임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 남편 조씨가 입양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입양한 동료의 집에 가서 직접 보고 나서 입양을 결정했다.

부부는 성가정입양원을 찾았다. 성가정입양원이 국내 입양만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고 무엇보다 가톨릭기관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믿음이 갔다. 그렇게 5개월 된 연우를 만났다. 연우를 만났을 때 부부뿐만 아니라 친척들도 크게 기뻐하며 축하해줬다.

조씨는 “아이가 없을 때는 집에 오면 둘만 있으니까 허전하고 할 일을 찾아야 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주는 위안이 너무 크고 내가 출근할 때 아이가 인사하고 퇴근하면 반겨줄 때 내가 아빠가 됐다는 것을 느낀다”고 전했다.

정씨도 “아이가 없었더라면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었겠지만, 그 여유로움에서 오는 행복과 자녀가 주는 행복은 차원이 다르다. 아이가 주는 게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입양이 힘든 게 아니라 늦게 아이가 생긴 초보 부모로서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든 것”이라며 “아이를 키우는 것은 힘들지만, 아이가 주는 미소로 모든 어려움이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공개 입양, 아이가 견뎌야 할 무게

공개 입양은 주변 사람들이 아닌 아이에게 입양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이를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부부도 언젠가는 연우에게 입양 사실을 알려야 한다. 조씨는 “나중에 아이에게 엄마와 아빠도 남남인데 만나 가족이 됐다. 연우도 엄마와 아빠처럼 만나 가족이 된 거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랑으로 만난 가족이라는 것을 말이다.

정씨도 “아이가 상처가 있다는 걸 인정하고 아이가 건강히 잘 받아들이고 해석할 수 있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양을 생각한다면 더 늦기 전에 하고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8년차 입양 부모 반철진씨와 승욱군



▲ 반철진씨





또 다른 입양, 유자녀 가정

반철진씨는 18년 차 입양 부모다. 반씨는 첫째 아이가 있는 상태에서 둘째 아이 승욱(가명)군을 입양했다. 9개월이었던 승욱이는 그렇게 반씨의 둘째 아들이 됐다. 반씨는 입양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부모가 필요한 아이에게 부모가 돼 주는 것이 내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뜻있는 일이라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반씨는 승욱이가 초등학교 2학년 되던 해에 입양 사실을 알렸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를 선택한 것은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라는 점, 초등학교 고학년은 또래와의 관계가 우선시 된다는 점, 사춘기가 되기 전에 이야기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당시 반씨의 아내는 항상 자기 전에 승욱이와 함께 누워 기도도 하고 이야기도 했는데 자연스럽게 입양 사실을 이야기하게 됐다. 반씨의 아내는 승욱이에게 성가정입양원 이야기를 하며 승욱이가 집으로 오던 날을 이야기해 줬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승욱이가 사춘기를 겪으면서 혼란스러워할 때도 반씨는 승욱이에게 ‘가족’임을 분명히 했다.



입양하려는 사람들에게

반씨는 입양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망설이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라”고 권한다. 그는 “저도 사실은 3년 동안 생각하고 결정했는데 입양하고 나서 든 생각은 조금 더 빨리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입양이 부모 중심이 아니라 아이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에게 필요한 아이를 입양하는 게 아니라 부모가 필요한 아이의 부모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씨는 그러면서 “부모도 아이를 키우면서 성장해 가는 것”이라며 “나한테 아이가 필요한지 아이한테 부모가 필요한지 이것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승욱(가명)이는

반승욱(가명, 18)군은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이다. 반군은 처음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알았을 때 “당황했고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특별한 존재인가’ ‘나는 운이 좋지 않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입양 사실을 알고 난 뒤 친부모가 누군지도 정말 궁금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친부모를 찾고 있다.

하지만 반군은 자신이 입양된 것에 대해 큰 고민을 하진 않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스스로 친구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그는 오히려 친구들이 놀라는 반응이 의아했다.

반군은 자신을 둘째 아들로 받아준 부모님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엄마 아빠는 천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저한테 많은 사랑을 주시고 행복을 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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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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