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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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명 전문 응급의료팀, 생명 살리기 1분 1초를 다투다

제28차 세계 병자의 날 -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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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병원장 권순용)이 서울 서북권 응급환자의 생명을 책임지는 서울특별시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됐다. 지정기간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2년이다. 은평성모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음압격리실을 갖추고 있다. 제28차 세계 병자의 날(2월 11일)을 맞아 위기에 처한 환자들에게 생명의 샘 역할을 하는 은평성모병원 응급센터를 찾아 밀착 취재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설 연휴 직전인 1월 20일 오후 7시 51분, 은평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에 비상이 걸렸다. 환자는 44살 손 모씨, 급성심근경색으로 심장이 멎은 상태로 119구급차에 실려 왔다.

응급의료센터장 최승필(베드로, 응급의학과 과장) 교수는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하고, 심장이 다시 뛰자 곧바로 CT(컴퓨터단층촬영장치) 촬영을 했다. 손씨의 뇌에서 뇌출혈이 발견되자 최 교수는 다시 신속진료시스템 비스타(B STAR)를 발동했다. 비스타는 신경계통에서 급한 환자가 발생하면 신경외과와 신경과, 방사선실, 진단검사부, 간호사 등 관련 부서에 동시에 상황을 알리는 시스템이다. 응급실 도착 후 심폐소생술, CT 촬영, B스타 발동까지 걸린 시간은 5분에 불과했다. 응급의료센터의 신속한 조치로 손씨는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이렇게 신속한 조처를 할 수 있는 건 ‘원클릭 신속진료시스템’ 때문이다.


▲ 은평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장 최승필 교수가 원클릭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은평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 입구. 앰블런스 전용 출입구와 도보 전용 출입구가 분리되어 있다.

▲ 응급의료센터 음압격리실 내부 모습.

▲ 병원 옥상에 설치된 헬기포트. 멀리 북한산이 보인다.




최승필 교수는 “원클릭을 하면 ‘담당 분야 교수, 간호사 등 의료진에게 빨리 내려와서 환자를 보고, CT방, 혈액검사실에서는 최우선적으로 검사하고 진단하라’는 뜻"이라며 “이 시스템은 24시간 가동된다”고 설명했다.

응급의료센터는 구급차 전용 출입구와 도보 전용 출입구로 구분돼 있다. 구급차 전용 출입구로 환자가 도착하면 곧바로 심폐소생술에 이어 CT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응급의료센터는 급성 전염병 예방을 위한 성인 음압격리실 2개 병상도 갖추고 있다. 이 시설은 현재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전염병이 확산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곳이다. 음압격리실은 전염병에 걸린 환자가 외부에서 음압실로 들어오면 의료진은 반대쪽 응급센터 안에 있는 문을 통해 보호복을 입고 진입해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실제로 바이러스가 완전히 차단된 음압격리실 한 병상에는 환자가 입원해 있어서 의료진 외에는 접근할 수 없는 상태였다.

최 교수는 “세 개의 방으로 된 음압격리실은 바이러스가 외부로 퍼지지 않게 관리되고 있다”며 “한쪽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으면 다른 쪽 문이 열리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환자들이 검사를 받는다고 응급실을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전파했던 잘못된 사례를 참조해 환자가 응급센터로 바로 들어갈 수 없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응급의료센터는 헬기로 이송되는 응급환자 진료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헬기이송 500건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250건이 북한산 산악사고였다. 지난해 5월에는 모본당 교우가 북한산 산행 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응급의료센터까지 헬기로 이송된 적이 있다. 은평성모병원은 북한산과 가장 가까이 위치한 응급의료센터이다. 그래서 병원 옥상에는 18인승 대형 헬기가 이ㆍ착륙할 수 있는 포트가 설치돼 있다. 서울에서 이런 대형 헬기가 내릴 수 있는 포트를 갖춘 병원은 은평성모병원을 포함해 3곳에 불과하다.

은평성모병원 외래간호팀 응급간호유닛 기부자 간호사는 “은평지역에 어르신들이 많이 살고 있어 심정지나 심혈관계, 뇌혈관계 응급환자가 많고 주말이나 휴일에는 북한산 등 인근 산을 찾는 등반객 응급환자가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응급의료센터는 총 36개의 병상을 갖추고 있으며 소생실, 중증(블루존)ㆍ관찰(옐로존)ㆍ경증(오렌지존)ㆍ소아구역(그린존)으로 구분돼 있다. 응급센터를 찾는 환자는 평일의 경우 하루 평균 130명에서 150명, 주말에는 170명에서 200명, 설과 추석과 같은 연휴에는 250명에서 280명에 달한다. 지난 설 연휴에는 하루 평균 260명의 환자가 몰렸다. 응급환자들의 내원에 대비해 응급의학 전문의 10명, 응급전문 간호사 43명, 응급구조사 6명, 응급 원무, 방사선사 등으로 구성된 응급의료팀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24시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은평성모병원은 지난해 말 서울시에서 실시한 응급의료센터 평가 및 현장 실사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고 개원 8개월 만인 올 1월 1일부터 지역 응급의료센터로 승격됐다. 지역 응급의료센터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특별시와 광역시에서 인구 100만 명당 1개소를 지정하게 돼 있다. 특히 법률상 신속한 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증 응급환자는 반드시 지역 응급센터 이상으로 이송하게 돼 있다.

최승필 응급의료센터장은 “지난 8개월은 호텔을 지어놓고 여관 업무를 했다고 보면 된다”며 “그동안 법률적 제한 때문에 119에서 제대로 환자를 데리고 오지 못했지만, 이번 지정으로 자유롭게 이송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원 8개월여 만에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것은 굉장히 빠른 것”이라며 “이 모든 게 은평성모병원을 사랑하는 분들의 기도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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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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