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그리스도인의 건강한 노년생활은?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노사연의 ‘바램’ 가사처럼 우리는 매일 조금씩 익어가고 있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냥 막연하게 시간을 흘려 보내거나 맹목적으로 신앙생활을 한다면 건강한 신앙인이 되기 어렵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건강한 노년생활과 신앙생활’을 주제로 진행한 특강을 바탕으로 노년생활을 하느님으로 채워가는 법을 알아봤다. 강의는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 담당 양경모 신부가 1월 31일 오전 10시30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 강당에서 진행했다.


■ 노년,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

“모든 가정과 교회, 모든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원천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호해 주소서!”

특강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의 기도문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한 기도’로 시작했다. 기도문에서는 노인을 가정 내 튼튼한 신앙의 버팀목이자 지혜와 용기를 지닌 스승으로 바라보고 있다.

최근 교회 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한국교회는 신자들이 노인을 공동체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은 지난해부터 ‘노인’이라는 단어를 ‘할머니 할아버지’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양경모 신부는 “노인이라고 하면 아프고 소외된 이들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그런 이미지를 지우고 공동체 일원이라는 따듯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용어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어 “죽음에 있어 우리 모두는 공평하다”며 “노화는 막을 수 없는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라는 점을 함께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정부교구는 노인사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노년 세대에게 신앙생활의 중요함을 강조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올해 사목교서에서 우선적으로 주안점을 둬야 할 사목 분야로 ‘노인사목’을 꼽으며 “교구 차원에서 우선 요청되는 시급한 노인사목 과제들을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고독, 하느님께 다가갈 기회

교황청 평신도와 가정과 생명에 관한 부서 장관 케빈 패럴 추기경은 지난달 29일 로마 아우구스티니아눔 교부학 전문대학원에서 ‘오랜 삶이 주는 풍부함’을 주제로 열린 노인사목에 관한 국제회의 개막 연설에서 “장수를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노년 시기를 고독함 속에 보내는 노인들이 많다. 노인들은 수십 년 몸 담았던 곳에서 은퇴하면 사회적 관계망이 줄어들고 배우자를 잃는 등 상실감을 경험하며 심리적 우울감과 소외감을 느끼기 쉽다.

양 신부는 이러한 노년을 ‘하느님과 함께 구원을 향해 나아가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상의 연결고리들이 끊어지면 내 안에 하느님 밖에 남지 않는다”며 “혼자 있는 고독한 시간을 견디기 어렵겠지만, 고독한 만큼 하느님을 체험하며 그리스도를 통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탄과 고독 속에서도 하느님을 찬미할 것을 강조했다.

“하느님 없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자신의 한계를 체험하고 인간적 나약함을 고백한 사람들이 불렀던 노래가 ‘알렐루야’입니다. 자신의 죄 안에서 하느님께 찬미의 노래를 부른 것이죠. 즐거움뿐만 아니라 절망과 좌절도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것입니다. 결국 노년 시기의 고독함도 하느님으로 향하는 통로가 아닐까요.”


■ 신앙의 전달자, 영적 경험의 열매 전달하기

“여러분이 지닌 희망에 관하여 누가 물어도 대답할 수 있도록 언제나 준비해 두십시오.”(1베드 3,15)

마지막으로 양 신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고 당부하며 ‘신앙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호소했다.

그는 “여러분의 경험과 믿음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이 노년 세대의 중요한 책무”라며 “서울의 경우 조부모가 손자녀를 양육하는 비율이 60를 넘어섰고, 본당에서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첫영성체 대상 손자녀를 데려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미사 봉헌 횟수, 본당 활동 등 성당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맹목적인 신앙생활을 경계할 것을 지적하며 삶의 매 순간을 하느님과 함께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봉사를 많이 하면 암에 걸리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늘 하느님과 함께 살아간다면, 살면서 어렵고 힘든 순간에도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지요. 좋은 것을 생각하십시오. 옳은 일을 하십시오. 하느님과 함께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여러분 안의 좋은 것들이 여러분 안을 채워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건강한 그리스도인의 삶이죠.”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0-02-05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3

마태 3장 8절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