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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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가 뭐길래… 집요한 모략 전도와 교리 주입

사이비 종교 ‘신천지’ 실체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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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천지 12지파 지도와 신천지교회 성장 그래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국을 위협하고 있는 지금, 코로나19와 함께 전 국민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고 있는 단어 하나가 있다.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이른바 신천지다.
 

지난 2월 16일 코로나19 감염자가 수천 명의 신도가 모인 대구 신천지 교회를 방문해 예배에 참여했고, 당시 함께 있었던 신도 수백 명이 잇따라 코로나19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예배에 참여했던 많은 신도가 방역 당국에 신분과 동선을 제때에 알리지 않아 중요한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톨릭을 비롯한 많은 종교가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예방 지침을 내고 있을 때, 신천지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집회를 하다 화를 키웠다는 게 여론의 시각이다.
 

어떤 예배 방식을 취하길래 신천지에서 이렇게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걸까? 신도들이 피해를 입은 사실을 인지했다면 신속히 방역 당국에 조치를 취할 법도 한데, 왜 이들은 깜깜이 대응일까. 그간 신천지에 대한 폐단, 독특한 집단성과 폐쇄성, 전도 방식에 대해 가톨릭교회와 개신교는 신자들에게 숱하게 주지해왔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신천지 신도들은 대학가와 거리, 자신들의 교회 주변 곳곳에서 전도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신천지의 실체를 살펴본다.
 

이단이 아닌 사이비

신천지 교회는 현재 전국에 74곳이 있다. 예배가 운영되는 그들의 ‘성전’만 이 정도다. 예수님 제자들의 이름을 붙여 전국에 지역별로 12지파를 운영하고 있으며, 총회장이라 불리는 교주와 각 지파장, 장로들 아래에서 지교회들이 운영되는 수직 피라미드 구조다. 이밖에 교인을 양성하기 위해 성경 공부를 하고 시험을 치르는 상담소와 복음방, 센터, 위장 단체까지 모두 합치면 알려진 것만 1500여 곳이 넘는다. 이들이 밝힌 신도 수는 20만~24만 명에 이른다. 이마저도 불분명하다.

이만희(90) 교주는 1980년 ‘이 시대 한국에 새 하늘 새 땅을 이룩한다’는 주장 아래 신천지를 만들었다. 재림 예수를 자처한 이만희의 호칭도 총회장, 선생님, 직통 계시자, 보혜사, 이긴 자, 성경을 통달한 약속의 목자, 이 시대 구원자 등으로 불린다.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과 삼위일체를 부정하고, 오직 자신만이 보혜사 성령을 얻은 재림 예수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예수가 초림한 이였다면, 이만희는 이 시대에 재림해 많은 이를 구원으로 이끈다는 논리다. 가톨릭과 개신교는 이처럼 계시된 신앙을 부정하거나 왜곡하고, 성경과는 전혀 다른 주장을 펼치는 신천지를 사이비로 규정하고 있다. 이단(異端)이 계시된 신앙 아래에 기존 교회와 성경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정도라면, 사이비(似而非)는 전혀 다른 목적과 뜻으로 본질 자체가 다른 가짜를 뜻한다.

 

모든 것이 ‘위장’
 

“OO아, 잘 지내? 어떻게 지내나 연락해봤어. 언제 한 번 차나 한잔 하자.”
 

올해 갓 대학에 입학한 김세레나씨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학창 시절 친구였다. 성당 주일학교도 같이 다녔던 터라 오랜만에 온 연락이지만, 둘은 자연스럽게 차도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 친해졌다. 그러다 친구가 어느 날 “‘힐링 콘서트’ 티켓이 하나 있는데 가보자”는 말을 꺼냈다. 경계심 없이 따라간 게 화근이었을까. 친구가 데려간 ‘힐링 콘서트’는 다름 아닌 ‘신천지 전도의 장’ 행사로, 신천지가 하는 전형적인 ‘위장 세미나’ 자리였다. 눈길 가는 공연과 강연, 개인 상담 부스까지 마련된 행사였다.
 

김씨처럼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온 또래가 50명쯤 됐다. ‘상담사’로 위장해 다가온 ‘신천지 언니’는 그날 김씨와 친해진 뒤 어느 날 ‘성경 공부 모임’을 소개해줬다. 신상 파악, 친분 쌓기에 이어 행해지는 ‘복음방 유도’다. 김씨는 그 일이 기나긴 신천지 생활의 시작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 언니는 ‘너를 만든 하느님을 통해 삶을 새롭게 볼 수 있다’며 성경 공부를 유도했어요. 잘 갖춰진 논리로 ‘생활 맞춤형 성경 공부’를 해주기에 뿌리치기도 쉽지 않았죠. 신천지란 걸 밝힌 것도 수개월 뒤였어요.”
 

송가타리나씨는 대학생 시절 같은 과 친구 때문에 신천지에 빠졌다. 어느 날 친구가 전공 서적을 빌려달라며 송씨를 불러 만났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던 중 누군가 말을 건네왔다. 자신을 심리학과 학생이라며 연구 과제에 필요한 간단한 심리 테스트를 요청했고, 송씨는 의심 없이 응한 뒤 연락처까지 기재해줬다. 얼마 뒤 다시 연락해온 그들은 송씨에게 내면 심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줄 내용이 있다며 재차 만남을 요구했다. 송씨는 그간 지녔던 답답했던 마음을 그들이 잘 듣고 이야기해주는 과정에서 친분을 쌓았고, 자연스럽게 성경 공부를 하는 복음방에 가게 됐다. 결국, 신천지 신도였던 친구가 동료들과 계획적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땐 이미 한참 시간이 흐른 뒤였다. 2년 뒤 부모의 도움으로 신천지에서 빠져나올 때까지 송씨는 그곳에서 자신을 포섭한 이들처럼 많은 이를 신천지로 데려오는 ‘추수꾼’ 활동을 했다. 이들의 환대와 자신을 향한 관심에 청년을 비롯한 많은 이가 속아 포섭되는 것이다.

 

신천지 사람이 되는 과정
 

신천지는 철저히 자신들의 신분을 감추는 ‘모략 전도’로 사람들에게 접근한다. 모략 전도는 자신들의 하나님이 ‘모략의 지혜’를 발휘해 이 땅의 사람들을 자녀로 세웠다는 성경 구절들을 왜곡시켜 적용한 전략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짓말을 해서라도 성도들을 미혹하는 일이야말로 하나님을 따르고 구원의 길에 든다고 가르친다.
 

전도 방법도 심리 테스트, 상담, 설문조사, 문화 공연, 동호회, 위장 세미나 등 수없이 많다. 친구나 주변 사람에게 어느 날부터 지속적으로 연락해 친해진 뒤 성경공부로 유인하는 ‘지인 전도’와 거리에서 설문조사나 이벤트를 가장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노방 전도’ 방법이 주된 포교 활동이다. 밤낮 전도에 매진하는 ‘추수꾼’들에 의해 포섭된 이들은 일명 ‘열매’로 불린다. ‘열매’가 진정한 신천지 교인이 되는 과정은 정보 수집→친분 쌓기→복음방→센터→수료식 순이다.
 

추수꾼에 의해 열매의 모든 정보가 신천지로 흘러들어 간 뒤에는 ‘성경 전문가’를 자칭하는 강사가 나서 “성경 말씀으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며 성경 공부를 가르친다. 3개월가량 10~13회 정도 만나 성경의 기본을 가르치는 과정이다.
 

신천지를 다니다 빠져나온 전데레사씨는 “신천지에서는 열매 한 명을 교인으로 만들기 위해 추수꾼 40명이 달려든다는 얘기가 있다”며 “24시간 연락을 원칙으로 신천지 사람들은 철저히 관리되며, 신도를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방법을 연구하는 게 신천지 조직의 특성”이라고 전했다. 영생에 이르는 좋은 길이라며 거짓으로 젊은이들을 꼬드긴 뒤에 그들을 ‘전도 로봇’으로 만들어 가정생활과 청춘을 앗아가는 모순된 구조를 지닌 것이다.
 

다음 단계인 센터로 넘어가면 열매에게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복음방 단계에서 1대 1일로 성경을 배우던 열매가 센터에 가면 100명이 넘는 이들과 함께 열심히 성경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아니, 이렇게 많은 이가 열심히 성경공부를?’ 하는 마음이 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열매들은 한 번에 50~100명씩 수용 가능한 센터 내 강의실에 모여 주 4회, 하루 3시간씩 성경 공부에 매진한다. 내 자녀나 가족, 친구가 어느 날부터 “도서관에서 공부한다”면서 일주일 내내 안 하던 어떤 학습에 매달린다든가, 갑자기 주말까지 바쁜 모습이 포착된다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센터에서는 입시학원 명강사 뺨치는 강사가 신천지의 각종 비유 풀이와 이만희 칭송 교리를 주입한다. 그렇게 6개월 동안 이만희 교리를 달달 외운 뒤 100문항이 넘는 시험을 치른 뒤에야 교인으로서 주일 예배 활동을 할 수 있다. 신천지 교인이 되기 위해선 짧게는 9개월에서 1년 가까이 걸리는 셈이다.
 

▲ 신천지에 빠진 자녀들의 부모가 신천지 교회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문자 그대로 풀이하는 신천지 교리
 

신천지는 자신들이 칭하는 하나님 나라는 예수님이 비유로 감춰뒀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센터 교육 동안 철저한 비유 풀이로 성경을 외우도록 한다. 이 비유는 직통 계시자인 이만희가 풀어낸 것이다. 특히 요한 묵시록의 ‘계시’와 ‘예언’ 내용을 문자 그대로 풀이해 가르치는데, 결국 이만희를 신격화하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이들은 성령에도 등급을 매겨 전하는데, 가장 높은 등급의 ‘보혜사 성령’은 이만희만 받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신천지는 오늘날 가톨릭과 개신교 등 기성교회를 악령이 든 ‘비진리’ 전파자로 명명하고, 기존 교단의 성직자들을 ‘거짓 목자’로 규정한다. 그러면서 이만희는 오직 진짜 성령을 받은 ‘진리’의 참 목자로 칭송한다. 하나님 나라의 비밀은 기성교회 목자들에겐 없고, 오직 이만희만이 해석할 수 있기에 신천지 신도들에게만 주어진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구원과 영생은 오로지 신천지 신도들만이 얻을 수 있다고 인식시키는 게 그들의 논리다. 이 때문에 신천지에 빠진 이들은 사제나 목사가 하는 말을 철저히 부정하고, 가족들에게마저 자신이 배운 교리를 숨기거나 이해하지 못한다고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 이들이 배우는 ‘입막음 교리’는 주변 사람들이 이 같은 진리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히 숨기도록 강요한다. 신천지에 빠진 사실을 막기 위한 수단마저 성경 교리로 주입하는 것이다. 신천지 교육 기관들은 이 같은 내용을 끊임없이 연구해 처음 성경을 배우는 이들도 매우 흥미롭게 내용을 이해하는 구조를 계속 생산해내고 있다.

 

신천지인들이 신분을 감추는 이유
 

신천지에서는 신도들에게 철저히 자신의 신분을 감추도록 주입시킨다. 기성교회 사목자와 이단 상담소는 ‘마귀’라고 가르친다. 자신들만이 영생 구원의 길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신분을 외부에 드러내면 영혼에 마귀가 깃든다고 세뇌시킨다. 특히 청년들에겐 이단 상담소가 사탄이며, 가족에게 자신이 신천지에 다닌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순간 곧장 지옥에 빠지게 된다고 못 박는다. 수많은 동료 신도들과 집단의식에 빠져 신천지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그들에겐 하루아침에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면 ‘지옥에 빠질까’하는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키운 것도 이만희가 ‘마귀의 공격’이라고 규정함에 따라, 신도들이 이를 철저히 믿고 따르기 때문이다.

 

독특한 예배 방식
 

신천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한 데에는 이들이 지닌 독특한 예배 방식에 이유가 있다. 이들은 예배 때 오와 열을 꼭 맞춰 자리하게 돼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 과천교회 등 주일 예배 때엔 한 번에 4000~5000명이 한데 자리한다. 교주나 지파장의 말씀을 듣는 신성한 예배 시간엔 절대 의자에 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서로 무릎이 닿을 정도로 다닥다닥 바닥에 앉아야 한다. 예배가 시작하면 하고 있던 ‘아빠 다리’를 풀고 무릎을 꿇어야 한다. 예배 시작 전부터 한 사람이라도 줄을 맞춰 앉지 않으면 ‘줄 담당자’가 끊임없이 지적한다.
 

예배 때 교주가 하는 말끝마다 신도들은 ‘아멘!’하고 큰소리로 답하게 돼 있다. ‘아멘’ 소리가 작으면 영혼이 허약해진 것이라고 여긴다. 예배 때 다닥다닥 붙어 앉은 이들이 찬송가를 부르고, 아멘을 외치는 과정에서 충분히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신천지 교회에는 절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모든 신도는 ID카드와 지문 등록을 하게 돼 있어, 외부인의 교회 출입을 철저히 막고 있다.
 

신천지에 대처하는 방법
 

설문 조사, 이벤트, 동아리, 거리 인터뷰…. 부지불식 간에 이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될 때 절대 자신의 개인정보를 거리낌 없이 제공해선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연락처를 줬는데 과잉 친절을 베풀다 어느 날 성경 공부 이야기를 꺼내면 100 신천지일 가능성이 짙다. 가톨릭교회는 절대 성당 밖에서 성경 공부를 하지 않는다. 의심이 드는 경우에는 무조건 사제나 수도자에게 문의해봐야 한다.
 

내 자녀나 가족이 어느 날부터 흰 셔츠와 검은색 정장 바지를 많이 입는 모습이 포착된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신천지 신도들의 주일 예배 복장이기 때문이다. 공부한다면서 오랫동안 연락이 되지 않거나, 주일에도 가족이나 친구와 밥 한 끼 먹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혼자 바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의심해봐야 할 행동이다. 신천지는 철저한 ‘출석 체크’를 통해 조직을 관리한다. 주일 예배 출석률이 98에 이르고, 어떤 행사 참석을 꼬박꼬박 하는 것도 출결이 좋지 않으면 구원의 길에 들지 못한다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내 자녀가 신천지에 빠진 사실을 알았을 때엔 ‘너 신천지 다니니?’하고 묻거나 설득해선 안 된다. 감정 싸움으로 번질 뿐만 아니라, 신천지 측에 자신이 공개된 사실을 통보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교구 사목국이나 신천지 피해 전문가에게 문의해야 한다.
 

신천지 신도 중엔 다니던 성당에서 활동을 지속하는 경우가 있다. ‘이중생활’로 천주교 신자를 빼가기 위해서다. 한 본당에서는 청년 전례 담당자가 사제와 대화 중 신천지 신도임이 밝혀져 그날로 성당에 나오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또 다른 곳에서는 예비자 교리 교육자가 예비 신자들에게 신천지 성경을 가르치다 적발돼 쫓겨난 사례도 있다. 신천지 신도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도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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