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서로 연결된 하느님의 피조물… 인간은 공동의 집 지킬 관리자

「찬미받으소서」 주간, 의미와 회칙 제대로 알기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공동의 집 지구의 눈물을 닦읍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반포한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인류 공동의 집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모두가 생태적 회심으로 피조물을 보호하는 데 적극 나서도록 이끈 ‘21세기 생태 지침서’다. 지구 환경 파괴와 관련한 원인을 현대의 경제ㆍ사회ㆍ문화ㆍ범국가적 차원에 걸쳐 종합적인 고찰을 통해 ‘통합생태론’을 제시한 문헌이기도 하다. 1891년 가톨릭 사회교리 정립에 기여한 회칙 「새로운 사태」 이후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교황 문헌으로 평가받는다.

「찬미받으소서」는 2015년 12월 파리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그해 초 반포된 문헌으로서 기후위기에 대처해야 할 국제사회 전반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5년 만인 올해 11월 영국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내년으로 연기됐다. 교황은 이에 맞춰 가톨릭 신자를 비롯한 지구촌 모든 구성원이 국제행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며 ‘찬미받으소서 주간’을 지내도록 했다.

‘찬미받으소서 주간’(16~24일)은 더 절실한 마음으로 우리 공동의 집을 돌보기 위한 행동에 교회가 다시금 나서는 기간이다. 늘 국제사회와 이웃과의 연대를 강조해온 교황은 모두의 협력 없이는 기후 위기를 타개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찬미받으소서 주간’은 우리 교회 스스로 통합적 생태 영성을 잘 실천하는지 평가하고, 공동의 집을 가꾸기 위해 재출발하는 의미를 지닌다.



0.5℃에 지구 운명이 바뀐다

한국 주교단은 ‘찬미받으소서 주간’을 맞아 발표한 성명서에서 특별히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피력했다. 지구 환경 변화의 시작이 기후에서 비롯되며, 오늘날 가장 시급한 과제가 지구 온난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활동은 19세기 산업화 이후 지구 연평균 기온을 1℃ 상승시켰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018년 발표한 ‘1.5℃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2006~2015년의 10년간 관측된 전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1850~1900년의 평균보다 0.8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곳곳에서 온난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북극에서는 2~3배 더 크게 그 현상이 드러나고 있다. 지구 표면 온도가 지금보다 0.5℃ 높아지면, 해수면 상승과 염수 침입, 홍수, 이상 기온, 생태계 파괴, 기반 시설 피해, 동식물 멸종, 열에 의한 질병 창궐 및 사망, 식량 감소 등 지구촌 피해는 이루 나열할 수가 없다. 보고서는 2030~2052년 사이 1.5℃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찬미받으소서」 제대로 읽기

「찬미받으소서」 내용을 속속들이 아는 신자들은 얼마나 될까. 총 6장 246항이라는 분량에 압박을 느껴 읽기를 주저한 이도 많을 것이다. 이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회칙 ‘제대로 읽기’를 돕기 위해 「찬미받으소서」 요약 설명을 담은 강론집을 내놨다.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김종화 신부(작은형제회 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위원장)는 「찬미받으소서」의 원천은 바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성이라고 강조했다. “성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고자 하느님과 이웃, 자연, 그리고 자기 자신과 조화를 이루며 소박한 삶을 산 분”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인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찬미받으소서」에서 통합생태론을 전개한다”고 설명했다. 회칙 제4장에 나오는 통합생태론은 자연환경은 물론 이를 둘러싼 인간 활동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차원을 모두 아우르는 생태론이다. 김 신부는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사랑으로 선물하셨다”(「찬미받으소서」 220항 참조)며 “세상의 모든 좋은 것을 하느님께 되돌려 드리는 것이 우리 인간의 역할이며 프란치스코 성인이 깨달은 참된 복음적 가난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 백종연 신부(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장)는 “「찬미받으소서」는 하느님께서 피조물 안에 현존하시며, 말씀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창조된 이 세상은 하느님을 향해 존재한다는 진리를 강조한다”고 밝혔다. 회칙이 다른 피조물들도 중요한 존재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인간이 다른 피조물과 함께 살아가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피조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찬미받으소서」는 인간이 이 세상의 일부이며 구성원이라는 것, 우리가 다른 피조물들과 함께 연결된 존재라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 지구가 겪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피조물을 돌보는 일을 넘어서 동시에 우리 인간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총무 이재돈 신부는 “「찬미받으소서」는 우리 생활의 변화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물질문명이 제공하는 편리함에 중독된 소비지향적인 삶을 벗어나 물질적으로 검소하되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 신부는 “우리가 「찬미받으소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본당마다 생태사도직 단체 ‘하늘땅물벗’을 설립해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생태 보전운동을 효과적이고 지속해 진행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강우일 주교도 「찬미받으소서」 가르침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때라고 역설했다. “우리는 모세처럼, 예수님처럼, 불의에 직면했을 때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며 “하느님께서 영겁의 세월 동안 뜸 들여 빚으시고 가꾸어 오신 피조물들의 생명과 조화를 순식간에 파괴하여 죽음과 혼돈의 땅으로 만드는 반창조적 현상을 보고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0-05-13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3. 29

시편 119장 30절
성실의 길을 제가 택하고 당신 법규를 제 앞에 세웠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